스웨덴 스톡홀름의 자율주행 전기(EV) 화물 운송 기업 에인라이드(Einride)가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을 위해 백지수표회사(SPAC) 레가토 머저 코프 III(Legato Merger Corp. III)와의 합병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번 거래로 에인라이드의 기업가치는 약 18억 달러로 산정됐다. 레가토 머저 코프 III는 기사 상단 안내에 따르면 티커 ‘LGTO’로 표기돼 있다.
2025년 11월 12일, CNBC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SPAC 합병을 통해 총 2억1,900만 달러의 총수입(gross proceeds)이 조달될 전망이며, 여기에 기관투자자 대상의 PIPE(상장기업 지분 사모투자) 자금이 최대 1억 달러 추가 유치될 수 있다. 거래가 순조롭게 마무리될 경우, 에인라이드 주식은 2026년 상반기 중 거래를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에인라이드는 이번 상장 계획을 밝히며, 연간 반복 매출(ARR) 계약 기반이 6,500만 달러에 달하고, 장기 잠재 ARR 규모는 8억 달러 이상이라고 보고했다. 2016년 설립된 이 회사는 7개국에서 25개 이상 고객사를 보유하고 있으며, 미국과 유럽 양 지역에서 규제 승인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현재 약 200대의 전기차량(EV) 운행을 통해 GE 어플라이언스와 스웨덴 온라인 약국 아포테아(Apotea) 등 고객의 화물을 처리하고 있다.
“오늘은 에인라이드와 화물 기술의 미래에 있어 결정적 순간이다. 우리는 기술을 입증했고, 글로벌 고객과 신뢰를 구축했으며, 자율주행과 전기화 운영이 가능할 뿐 아니라 더 낫다는 점을 보여줬다. 이번 거래는 우리의 글로벌 확장을 가속하고 고객에게 속도와 정밀도로 서비스를 계속 제공할 수 있는 위치를 마련해 준다.”
— 루즈베 체알리(Roozbeh Charli) 에인라이드 CEO, 전 공동창업자 로버트 팔크로부터 2024년 5월 CEO 직을 승계
에인라이드는 CNBC 디스럽터 50 명단에 3년 연속 이름을 올렸으며, 2025년에는 24위를 기록했다. 회사는 미국 및 세계 화물 트럭 운송 시장을 4조6,000억 달러 규모로 추산하며, 현 시장이 탄소집약적이고 비효율적이라고 지적한다. 에인라이드의 기술은 대규모로 배출을 감축하고 전기 화물 운송의 기술·경제적 실행 가능성을 증명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고객·파트너 확장 측면에서, 펩시코(PepsiCo)는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와 독일에서 에인라이드의 화물 솔루션을 파일럿 운용했다. 하이네켄(Heineken)은 2024년 네덜란드–독일 간 전기화물 노선을 도입했고, 올해 오스트리아로 확대했다. 또한 에인라이드는 마즈(Mars)와 함께 2030년까지 유럽 전역에 전기 트럭 300대를 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에인라이드는 운전자 탑승 전기 트럭과 중대형 자율주행 전기 트럭을 모두 활용해 화물 서비스를 제공한다. 더불어, 자사의 운영 계획용 AI 소프트웨어와 자율주행 시스템을 서드파티에 라이선스하는 모델도 병행하고 있다.

2024년 5월, 에인라이드는 UAE의 거대 항만 제벨 알리(Jebel Ali)에서 중동 최대 규모 자율주행 EV 플릿을 배치하기 위해 DP 월드와 계약을 체결했다. 한편 다수 계약이 아직 자율주행 기술이 아닌 EV 도입 중심이지만, 미국에서는 GE 어플라이언스와의 자율주행 운용 1주년을 2024년에 기록했으며, 아포테아와도 유럽 최초의 일일 자율 화물 운송을 시작했다.
에인라이드는 미국을 두 번째로 큰 시장으로 꼽고, 자율 시스템 배치를 가속하기 위해 미국에 지속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회사는 지금까지 1,700시간 이상의 무인 주행 시간, 1,100만 마일 이상의 전기 주행 거리, 35만 건 이상의 화물 운송을 계약 고객 운영에서 수행했다고 공개했다.
경쟁 구도 측면에서 에인라이드는 오로라 이노베이션(Aurora Innovation)과 와비(Waabi) 등과 경쟁한다. 특히 와비는 최근 우버 프라이트(Uber Freight)의 CEO이자 창업자인 리어 론(Lior Ron)을 최고운영책임자(COO)로 영입했다.
“에인라이드와의 이번 거래는 산업을 선도하는 혁신 기술을 공모시장에 선보이려는 우리의 비전과 맞닿아 있다. 에인라이드의 검증된 고객 관계, 규제 성과, 그리고 기술 플랫폼은 화물 산업 전환의 리더가 될 수 있는 토대를 제공한다.”
— 에릭 로젠펠드(Eric Rosenfeld), 레가토의 Chief SPAC Officer
SPAC 시장 환경에 대해, 르네상스 캐피탈(Renaissance Capital)의 선임 전략가 매튜 케네디(Matthew Kennedy)는 레가토 머저 III가 2024년 2월 IPO에서 1억7,500만 달러(오버얼로트먼트 포함 시 2억100만 달러)를 조달했다고 밝혔다. 같은 운용진의 직전 두 개 SPAC은 각각 알고마 스틸(Algoma Steel)(레가토 I, 2021년 10월 합병 종료)과 사우스랜드 홀딩스(Southland Holdings)(레가토 II, 2023년 2월 합병 종료)를 배출했으나, 두 종목 모두 현재 거래가격이 10달러 거래가 아래라고 전했다. 케네디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이는 디스팩(de-SPAC) 이후 주가 흐름에서는 흔치 않은 일이 아니지만, 우리가 봐온 합병 보유 리스크 전반을 부각한다.”
르네상스 캐피탈에 따르면, 올해 SPAC 시장은 전년 동기 대비 조달액이 약 200% 증가하며 붐을 보이고 있다. 딜 건수와 조달액 기준으로 역대 세 번째로 큰 해로, 2020·2021년 다음 수준이다. 케네디는 특히 기술주에서 개인투자자(리테일) 거래가 빨라진 점을 SPAC 합병 활동의 중심축으로 지목했다.
SPAC 합병의 초점은 운송 기술(Transportation Tech)에 특히 맞춰져 있으며, 자율주행과 전동화가 주요 테마다. 성과는 엇갈렸다. 조비 에비에이션(Joby Aviation)과 퀀텀스케이프(QuantumScape)는 승자군으로 꼽히는 반면, 니콜라(Nikola), 빈패스트(VinFast), 릴리움(Lilium), 버티컬 에어로스페이스(Vertical Aerospace), 패러데이 퓨처(Faraday Future), 볼타(Volta), 폴스타(Polestar), 루시드(Lucid), 에아이(Aeye), 카누(Canoo) 등의 부진 사례도 다수다.
한편, 트럭킹에 초점을 둔 또 다른 SPAC 거래로 플러스.AI(Plus.AI)와 처칠 캐피털 코프 IX(Churchill Capital Corp IX) 간 합병 추진이 진행 중이다.
영상: 2024 CNBC Disruptor 50: 에인라이드 창업자가 말하는 자율주행 트럭의 미래 (Worldwide Exchange, 3분 2초)
뉴스레터: 매주 발행되는 CNBC 디스럽터 뉴스레터는 리스트 기업과 창업자들의 혁신을 더 깊이 조명한다.
용어 설명Guide
SPAC(특수목적 인수회사): 상장 후 합병 대상을 찾아 비상장 기업을 우회 상장시키는 구조다. 투자자들은 합병 전후 환매 선택을 가질 수 있으며, 합병 완료를 디스팩(de-SPAC)이라고 부른다.
PIPE: Private Investment in Public Equity의 약자로, 상장기업 지분에 대한 사모투자를 뜻한다. 보통 기관투자자가 참여하며, SPAC 합병에서 추가 자금 조달 수단으로 자주 활용된다.
ARR(연간 반복 매출): 구독형 서비스나 장기 계약에서 매년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매출을 의미한다. 계약 기반 ARR은 현재 계약으로 확보된 금액, 장기 잠재 ARR은 향후 계약 확대·연장 가능성까지 감안한 추정치다.
분석·전망Insight
에인라이드의 상장 추진은 자율주행과 전동화라는 운송 산업의 구조적 전환이 본격적인 상업화 단계로 진입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규모의 경제와 규제 정합성은 전기 화물 운송의 채산성을 좌우한다. 본 건에서 눈에 띄는 지표는 계약 기반 ARR 6,500만 달러와 잠재 ARR 8억 달러+의 대비, 그리고 1,700 무인지행 시간·1,100만 EV 마일·35만 건 운송 등 현장 데이터다. 이는 기술의 실전 투입이 단순 파일럿을 넘어 운영 단위로 확장됐음을 보여준다.
다만 SPAC 시장의 변동성과 디스팩 이후 주가의 엇갈린 궤적은 투자자 심리와 리스크 관리의 중요성을 환기한다. 르네상스 캐피탈 데이터에서 보듯, 전년도 대비 200% 증가한 조달 규모는 유동성을 제공하지만, 과거 레가토 I·II 사례처럼 합병 후 주가가 거래가(10달러) 아래로 장기간 머무는 경우도 적지 않다. 따라서 상업 운행 확대 속도, 자율주행 안전성 및 규제 적합성, 고객 다변화와 같은 펀더멘털 이정표가 향후 밸류에이션의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경쟁사인 오로라·와비의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성숙도와 운송사·화주와의 파트너십도 중요한 비교 축이다. 에인라이드가 EV+자율의 이중 트랙으로 매출을 만들어내는 현재 전략은 도입 장벽을 낮추는 장점이 있다. 향후 운영 계획 AI와 자율주행 스택의 라이선스 확대가 자본집약적 자산 운영을 보완하는 스케일 전략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고객 사례의 지리적 확장(미·유럽), 산업 다변화(가전, 소비재, 제약·리테일), 그리고 항만 물류(제벨 알리)로의 침투는 네트워크 효과를 촉진한다. 특히 장거리 간선과 지정된 루트에서의 자율주행은 안전성 검증과 비용 절감 측면에서 상대적 초기 상용화 가능성이 높은 영역으로 꼽힌다. 이에 따라 노선 최적화, 충전 인프라, 차량 가동률을 높이는 운영 알고리즘이 수익성 전환에 결정적 역할을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