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취자 97%가 AI 음악과 인간 작곡을 구분 못 해…디저·입소스 조사

AI 생성 음악 감별력의 한계가 수치로 확인됐다. 디저(Deezer)입소스(Ipsos)가 공동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청취자의 97%가 인공지능(AI)이 생성한 노래와 인간이 작곡한 노래를 구분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결과는 음악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소비되며, 수익화되는지에 대한 판도를 AI가 뒤흔들 수 있다는 우려를 더욱 부각시켰다.

2025년 11월 12일,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입소스는 미국, 영국, 프랑스를 포함한 8개국에서 총 9,000명을 상대로 설문을 진행했다. 조사 결과는, AI로 생성 가능한 음악 도구의 확산이 업계의 윤리적 논란을 증폭시키고 있음을 드러냈다. 특히 저작권 침해 가능성, 그리고 창작자의 생계가 위협받을 수 있다는 점이 핵심 우려로 떠올랐다.

디저는 대다수 청취자가 AI 생성 음악에 대한 명확한 라벨링을 원한다고 밝혔다. 설문에 따르면, 추천 목록에 AI 생성 트랙이 포함될 경우 73%가 이를 명시해줄 것을 지지했고, 45%필터링 옵션을 원했으며, 40%AI 생성 곡을 아예 건너뛰겠다고 답했다. 또한 응답자의 71%는 자신이 인간 작곡과 합성 트랙을 구별하지 못했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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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디저의 유료 가입자 수는 970만명으로 집계된다. 디저에 따르면 최근 하루 평균 AI 음악 제출 건수가 5만 건을 넘어 전체 업로드의 약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으며, 이는 올해 4월의 18%에서 가파르게 증가한 것이다. 회사는 투명성 강화를 위해 AI 생성 트랙에 태깅(tagging)을 도입하고, 에디토리얼 플레이리스트와 알고리즘 추천에서 AI 제작 곡을 제외했다.

“우리는 창의성은 인간으로부터 나온다고 굳게 믿으며, 그들이 보호받아야 한다.”

디저의 알렉시스 랑테르니에(Alexis Lanternier) 최고경영자는 로이터에 이렇게 밝히며 투명성을 강하게 촉구했다.

랑테르니에 CEO는 또, AI 음악에 대해 차등적 보상 구조를 도입하는 문제의 복잡성을 지적하며, 보상 정책에 “대대적인 변화(massive change)”를 구현하는 일은 여전히 도전적이라고 말했다. 디저는 한편으로 가짜 스트리밍(fake streams)로열티 지급 대상에서 제외하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AI 음악 이슈는 올해 초, AI 밴드 ‘더 벨벳 선다운(The Velvet Sundown)’스포티파이에서 월간 청취자 100만 명을 끌어모은 뒤 합성 프로젝트라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큰 주목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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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버설 뮤직 그룹(UMG)은 최근 AI 음악 스타트업 우디오(Udio)와의 저작권 분쟁을 합의로 마무리했다. 금전적 조건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양측은 2026년라이선스 음악으로 학습하는 AI 기반 음악 제작 플랫폼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화요일, 독일 뮌헨 법원오픈AI의 챗GPT가 노래 가사를 재현함으로써 독일 저작권법을 위반했다고 판결했다. 오픈AI는 항소를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소비자의 미디어 내 AI 활용에 대한 태도는 엇갈린다. 리우미네이트(Luminate)가 5월에 실시한 설문에 따르면, 미국 대중의 다수는 영화 산업에서 시각효과(VFX) 등 기술적 작업에 AI를 쓰는 것에는 무관심하거나 수용했지만, AI가 대본을 쓰거나 합성 배우를 사용하는 것에는 회의적이라고 답했다.


핵심 맥락과 용어 설명

AI 생성 음악생성형 인공지능이 멜로디, 가사, 편곡 등을 자동으로 만들어내는 결과물을 뜻한다. 이번 조사에서 드러난 ‘구분 불가능성’은 곧, 평균적 청취 경험에서 합성음악이 인간 창작물과 청감상 거의 동등하게 받아들여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조사 결과. 라벨링은 이러한 환경에서 정보의 비대칭을 줄이는 장치로, 이용자가 추천·재생 목록에서 무엇이 AI 생성물인지 명확히 인지하도록 돕는다.

차등 보상 구조AI 생성 음원과 인간 창작 음원의 보상 방식을 구분하려는 시도를 말한다. 그러나 어떤 기준으로, 어느 정도로 차등을 적용할지에 관해선 산업적·법적·기술적 난제가 뒤엉켜 있다. 가짜 스트리밍은 자동화된 청취나 조작된 재생으로 로열티를 늘리는 행위를 가리키며, 이는 정당한 보상의 왜곡을 초래하기 때문에 플랫폼의 모니터링 및 제외 조치가 핵심 과제로 꼽힌다.


전문적 시사점

첫째, 감별 실패율 97%라는 수치는 음악 소비의 출처 투명성이 곧 신뢰와 경험 품질의 핵심 축이 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플랫폼이 라벨링, 추천 제외, 태깅 강화로 대응하는 이유다. 둘째, 추천·필터링·스킵에 대한 이용자 선호가 뚜렷이 관찰되면서, 개인화 알고리즘에는 ‘AI 노출 제어’라는 새로운 층위의 설정이 표준 기능으로 편입될 가능성이 커졌다. 셋째, 저작권보상은 규범 형성 단계에 있으며, 법원 판결플랫폼 정책이 상호작용하면서 향후 업계 관행을 재정의할 전망이다. 넷째, 합성 아티스트 프로젝트의 사례는 ‘정체성 공개’가 수용 가능성에 미치는 영향을 드러내며, 브랜드 신뢰가 지속 청취의 전제 조건임을 시사한다.

결국 이번 조사는 AI 음악의 기술적 완성도이용자 선택권이 공존해야 한다는 현실을 부각시켰다. 즉, 투명성·제어·공정 보상이라는 세 축이 정착될 때에만, AI 도구의 창작적 잠재력이 청취자 신뢰창작자 권리를 동시에 지키는 방향으로 작동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