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호주준비은행(RBA)의 최고위 관계자가 현금금리 3.6%가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에 충분히 제약적(restrictive)인지에 대한 내부 논의가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 판단이 향후 정책 경로를 좌우할 만큼 결정적 변수라고 강조했다.
2025년 11월 12일, 로이터의 보도에 따르면, RBA의 앤드루 하우저(Andrew Hauser) 부총재는 시드니에서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현재의 통화정책이 “약하게 제약적(mildly restrictive)”이라는 판단이 호주 경제에서 물가상승률이 둔화될 것이라는 기대의 핵심 전제라고 말했다. 그는 현 시점에서 정책의 ‘제약성’ 판단 자체가 정책 운영의 가장 중요한 도전 과제로 부상했다고 설명했다.
“우리의 최선의 추정은 정책이 여전히 소폭 제약적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그 판단 자체가 정책 과제에서 점점 더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
하우저 부총재는 이어 “만약 우리가 더 이상 ‘약하게 제약적’이 아니라는 판단에 이르게 된다면, 이는 향후 정책 스탠스에 중요한 함의를 갖는다”고 말했다.
RBA는 올해 들어 세 차례 금리 인하를 단행한 뒤, 이번 달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중앙은행은 높은 인플레이션, 소비 수요의 견조함, 주택시장 회복을 이유로 추가 완화에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특히, 통화정책이 여전히 다소 제약적이라는 기존 평가에 대해서도 처음으로 불확실성이 존재한다고 언급했다.
예상을 웃돈 3분기 물가상승률 이후, 중앙은행은 인플레이션이 2~3% 목표 범위를 2026년 중반까지 상회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내년 추가 1회 인하를 가정할 때, 물가상승률이 결국 2.6%에 안착할 것으로 전망했는데, 이는 목표 범위의 중간값 2.5%*를 여전히 웃도는 수치다.
이 같은 신중한 논조 속에서 금융시장은 내년 5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70% 미만으로 후퇴시켰다. 호주 코먼웰스은행과 씨티(Citi)의 일부 이코노미스트들은 현재의 완화 사이클 종료를 주장하며 시각을 선회했다.
수요일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3분기 신규 주택대출이 크게 증가했으며, 특히 투자자 대출이 상승을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금융여건이 시장의 통념만큼 그리 제약적이지 않을 수 있음을 시사하는 또 다른 징후로 받아들여졌다.
화요일 급등한 소비자심리지수는 가계소비가 상방으로 깜짝 반등할 가능성을 높였지만, 하우저 부총재는 이번 수치가 다소 “변칙적(erratic)”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중앙은행은 이러한 흐름이 지속되는지 시간을 두고 확인하기 전까지는 과도한 의미를 부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중심 시나리오로서 가계 소비의 완만하고 점진적인 회복을 여전히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인공지능(AI) 관련 자산이 거품 국면인지에 대한 질문에 하우저 부총재는 “모른다”고 답하며, 임박한 시장 붕괴를 기준 시나리오로 보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일부 금융 지표들이 역사적 극단에 위치해 있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이는 전망에 대한 신호일 수도, 혹은 우리가 실제로 새로운 패러다임의 한복판에 있는 것일 수도 있다.”
핵심 용어 설명
• 현금금리(cash rate): RBA가 은행 간 초단기 자금에 적용하는 기준금리로, 호주의 대출·예금 금리 전반의 기준점이 된다. 기사에서 언급된 3.6%가 이에 해당한다.
• 제약적(restrictive) 통화정책: 경기와 물가를 억제하는 방향으로 작동하는 금리 수준을 의미한다. 반대로 완화적(accommodative)인 정책은 경기 부양 쪽에 무게가 실린다. RBA는 현재 정책이 “약하게 제약적”이라는 판단을 재점검하는 중이다.
• 완화 사이클: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하는 흐름이 이어지는 구간을 말한다. 본문에서는 일부 민간 이코노미스트들이 이 완화 사이클의 종료를 주장했다고 전한다.
• 중심 시나리오(central case): 중앙은행이 가장 개연성이 높다고 판단하는 기본 전망이다. 하우저 부총재는 가계소비의 완만·점진적 회복을 중심 시나리오로 제시했다.
• 2~3% 물가목표: RBA의 공식 인플레이션 목표 범위로, 중간값 2.5%*가 흔히 정책 평가의 기준점으로 쓰인다. 기사에 따르면 RBA는 인플레이션이 2026년 중반까지 목표 범위를 상회할 것으로 본다.
* 중간값은 목표 범위의 중앙지점을 뜻한다.
맥락과 해석
정책의 ‘제약성’ 논쟁은 RBA가 향후 데이터 의존적(data-dependent) 접근을 강화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3분기 인플레이션의 상향과 주택대출·소비심리의 회복 신호는 금융여건이 생각만큼 팽팽하지 않을 수 있음을 가리킨다. 이런 환경에서는 추가 완화의 여지가 좁아질 수 있으며, 시장이 내년 5월 인하 확률을 70% 미만으로 낮춘 반응과 방향성이 맞닿아 있다. 동시에 RBA는 인플레이션이 목표 상단을 상회하는 기간이 2026년 중반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보며, 이로 인해 정책 인내를 강조하는 커뮤니케이션이 불가피해 보인다.
다만, 중앙은행 스스로 정책의 제약성 평가에 불확실성을 명시한 만큼, 소비지출의 추세 확인과 주택시장 동학에 대한 추가 데이터가 결정적일 전망이다. 하우저 부총재가 “변칙적”이라고 표현한 소비자심리의 급등은 지속성이 입증되기 전까지 정책판단에 큰 비중을 두기 어렵다는 메시지다. 이는 향후 수개월 동안 물가·수요·자산가격 지표에 대한 주기적 재평가가 이어질 가능성을 내포한다.
AI 관련 자산을 둘러싼 거품 논쟁과 관련해, RBA의 균형적 경계는 금융안정 차원의 리스크 관리와도 연결된다. “역사적 극단”이라는 표현은 자산가격과 밸류에이션의 일부 지표가 과열권에 있을 수 있음을 시사하지만, 동시에 기술 주도의 새로운 패러다임 가능성도 열어두는 진술이다. 이는 정책당국이 성급한 결론을 피하고, 시스템 리스크의 징후에만 민감하게 반응하겠다는 접근으로 읽힌다.
요약하면, RBA는 현금금리 3.6%가 여전히 소폭 제약적인지에 대해 재검토하는 가운데, 인플레이션이 2026년 중반까지 목표를 상회할 수 있다는 경로를 제시했다. 내년 5월 금리 인하 확률은 70% 미만으로 낮아졌고, 코먼웰스은행·씨티 일부 이코노미스트들은 완화 사이클 종료를 주장했다. 투자자 주도 주택대출 증가와 소비자심리 급등은 금융여건의 제약성이 약할 수 있음을 내비치지만, RBA는 이를 변칙적일 수 있는 단기 신호로 보며 추세 확인에 주력하고 있다. AI 관련 자산에 대해서도 중앙은행은 거품 규정이나 임박한 붕괴를 중심 시나리오로 보지 않되, 역사적 극단에 대한 경계는 유지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