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코아 선물 가격이 공급 개선 기대와 수요 둔화 신호가 겹치며 급락했다. 12월 만기 ICE 뉴욕 코코아(티커: CCZ25)는 화요일 -273(-4.47%) 하락해 4주 최저가를 기록했고, 12월 만기 ICE 런던 코코아 #7(티커: CAZ25)도 -206(-4.73%) 밀리며 3주 최저가로 내려앉았다. 단기적으로는 서아프리카의 풍작 기대가 강하게 부각된 가운데, 지역별 그라인딩(가공) 감소 등 소비 둔화 시그널이 가격에 하방 압력을 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2025년 11월 11일, 바차트(Barchart)의 보도에 따르면, 코코아 가격은 지난주 6주래 고점을 기록한 이후 되돌림이 확대되며 기술적 약세 구간으로 진입했다. 특히 서아프리카 주산지의 작황 호조와 건조한 날씨가 수확·건조에 도움을 주고 있다는 현지 전언이 확산되면서, 4분기~내년 초기 공급 불확실성이 완화되는 모습이 확인되고 있다.
서아프리카 풍작 기대가 가격 하락의 핵심 촉매로 작용했다. 코트디부아르(아이보리코스트) 농가들은 코코아 나무의 생육 상태가 양호하며, 최근 건조한 날씨가 수확된 원두의 건조를 도왔다고 전했다. 가나 농가에서도 우호적 기상이 코코아 꼬투리(팟)의 빠른 성장을 이끌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글로벌 초콜릿 제조사 몬델레즈(Mondelez)는 최근 서아프리카의 코코아 팟 계수가 5년 평균 대비 7% 높고, 전년 수확기보다 “유의미하게 높다”고 밝혔다. 코트디부아르의 주 수확(main crop)은 이제 막 시작됐으며, 농가들은 품질에 대해 낙관적인 기대를 나타냈다.
수요 측면에서는 약세 신호가 계속 포착되고 있다. 10월 30일 허쉬(Hershey) 최고경영자는 올해 할로윈 시즌 초콜릿 판매가 “실망스러웠다”고 밝혔는데, 할로윈은 2024년 미국 연간 캔디 매출의 약 18%를 차지하는 핵심 성수기다. 지역별 그라인딩 통계도 부진했다. 아시아 코코아 협회는 10월 17일 3분기 아시아 그라인딩이 전년 대비 -17% 감소한 183,413톤으로 9년 만의 최저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유럽 코코아 협회도 10월 16일 유럽의 3분기 그라인딩이 -4.8% 감소한 337,353톤으로 10년 만의 3분기 최저라고 전했다. 북미는 전미 제과협회 집계에 따라 3분기 그라인딩이 +3.2% 증가한 112,784톤으로 집계됐으나, 신규 보고 업체 추가로 데이터 왜곡 가능성이 지적됐다. 시장조사업체 서카나(Circana)에 따르면, 9월 7일까지 13주간 북미 초콜릿 캔디 판매량은 전년 대비 -21% 이상 감소했다.
공급 흐름에서는 상반된 신호가 교차한다. 세계 최대 생산국인 코트디부아르의 수출 흐름 둔화는 가격에 상방 요인으로 작용한다. 정부 통계에 따르면, 10월 1일부터 11월 8일까지 신 마케팅 연도 기간 동안 농가의 항만 선적량은 411,979톤으로, 전년 동기 454,624톤 대비 -9% 감소했다. 반면, ICE 모니터 재고는 미국 항만 보관분 기준으로 화요일 1,786,616자루까지 줄어 7.5개월 최저를 기록해, 단기적 타이트함을 시사했다.
포지셔닝 변수도 가격 변동성을 키울 소지가 있다. 11월 4일 기준 주간 커밋먼트 오브 트레이더즈(COT) 보고서에서 런던 코코아의 펀드 순숏 포지션은 +3,746 계약 늘어난 19,194로, 4년 넘는 기간 중 최고 수준까지 확대됐다. 이는 숏커버링 랠리의 불씨가 될 수 있다는 해석을 낳는다. 다만 뉴욕 코코아에 대한 포지션 데이터는 “현재 미국 정부가 폐쇄되어 있어” 제공되지 않고 있다.
지수 편입 이슈는 지난주 단기 랠리를 촉발했다. 10월 30일 블룸버그 커모디티 인덱스(BCOM) 관리자 측이 1월부터 20년 만에 처음으로 코코아를 지수 편입한다고 밝히자, 가격은 지난주 화요일 6주 최고가까지 반등했다. 2024년 말 기준 BCOM 추종 자산 규모는 $1,090억에 달하며, 코코아의 지수 내 비중 1.7%는 패시브 자금 유입을 촉진할 것으로 시장은 본다.
피크 트레이딩 리서치(LLC)는 “향후 80일 동안 펀드들이 약 $19억 규모의 코코아 선물을 순매수해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개별 산지 동향도 엇갈린다. 나이지리아(세계 5위 생산국)의 경우, 나이지리아 코코아 협회는 2025/26 생산량이 전년 대비 -11% 감소한 305,000톤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2024/25 재배연도의 344,000톤(전망치) 대비 축소된 수치다. 9월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변동 없이 14,511톤으로 집계됐다.
중장기 밸런스에서는 국제기구 추정치가 방향성을 제시한다. 5월 30일 국제코코아기구(ICCO)는 2023/24 글로벌 코코아 공급부족(적자)을 -494,000톤으로 수정했는데, 이는 60년 넘는 기간 중 최대다. 같은 기간 전세계 생산은 -13.1% 감소한 438만 톤(4.380 MMT)으로 집계됐으며, 글로벌 재고/그라인딩 비율은 27.0%로 46년 만의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다. 다만 2024/25 시즌에는 142,000톤 흑자(잉여)가 예상되어 4년 만의 첫 흑자 전환이 점쳐진다. 이와 함께 2024/25 글로벌 생산은 +7.8% 증가한 484만 톤(4.84 MMT)으로 추정됐다.
전문가적 시사점과 해석
첫째, 공급 측 개선(서아프리카 작황 호조, BCOM 편입에 따른 재고 관리 유인)과 수요 측 약화(그라인딩 감소, 성수기 판매 부진)가 동시에 전개되고 있다. 이는 단기적으로는 현물 타이트·선물 디스카운트가 교차하는 복합 구조를 낳을 수 있으며, 특정 이벤트(수확·출하·통계 공표)에 따라 변동성이 확대될 개연성이 크다.
둘째, 포지션 구조가 민감한 트리거로 작동할 수 있다. 런던 시장 펀드의 순숏 19,194 계약은 숏커버링을 통한 급격한 되돌림 가능성을 내포한다. 동시에 BCOM 편입으로 인한 패시브 순매수가 예고돼 있어, 단기 약세 흐름 속에서도 급반등(스파이크) 리스크를 배제하기 어렵다.
셋째, 지역 비대칭이 두드러진다. 코트디부아르 출하 둔화와 ICE 모니터 재고 7.5개월 최저는 공급 측 타이트함을 시사하지만, 아시아·유럽의 그라인딩 감소는 수요 둔화를 가리킨다. 나이지리아의 생산 하향 전망은 중장기 공급 완화 속도에 제동을 걸 수 있는 요소다.
넷째, 중기 프라이싱은 ICCO의 흑자 전환 전망(2024/25)과 전년 최대 적자(2023/24)의 기억 사이에서 균형점을 모색하게 된다. 재고/그라인딩 비율 27.0%이라는 이례적 저점에서의 회복 과정은 시장에 높은 베타의 변동성을 동반할 가능성이 크다.
용어 풀이 및 투자 유의사항참고
그라인딩은 생코코아를 분쇄·가공해 버터·파우더 등으로 전환하는 공정을 뜻하며, 실수요(초콜릿·제과) 측면의 활동지표로 해석된다. COT(Commitment of Traders)는 거래자 포지션 주간 보고서로, 펀드·상업·개인 등 참여자 유형별 매수·매도 잔고를 공개한다. BCOM은 대형 원자재 지수로, 편입·비중 변화가 패시브 자금 흐름을 촉발할 수 있다. 선물 티커 CCZ25, CAZ25는 각각 뉴욕·런던 코코아 2025년 12월물을 의미한다. 기사 원문에 따르면 현재 미국 정부가 폐쇄되어 뉴욕 코코아 포지션 데이터 공표가 중단된 상태라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기타 참고 정보
바차트는 “원유부터 커피까지, 최고 수준의 원자재 분석을 받아보라”는 소개와 함께 커머디티 분석을 제공한다. 이는 시장 참여자들이 코코아 가격과 같은 농산물 선물 동향을 파악하는 데 참고 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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