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탕 선물 시황: 통화와 공급의 힘겨루기
뉴욕 ICE 원당(11번) 2026년 3월물(SBH26)은 화요일 +0.05센트(+0.35%) 상승 마감한 반면, 런던 ICE 백설탕(5번) 2025년 12월물(SWZ25)은 -0.30달러(-0.07%) 하락해 혼조세로 거래를 마쳤다. 이로써 뉴욕과 런던 설탕 선물 가격은 방향성이 갈렸으며, 통화·공급 변수의 엇갈린 영향이 반영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2025년 11월 11일, 바차트(Barchart)의 보도에 따르면, 뉴욕 원당 선물에는 브라질 헤알화(BRL) 강세가 지지 요인으로 작용했다. 헤알화는 이 날 달러화 대비 17개월래 최고치로 상승했고, 이는 브라질 설탕 생산업체들의 달러 표시 수출 유인을 약화시켜 수출 물량의 즉각적 증가를 억제했다. 그 결과, 뉴욕 시장에서는 기존 매도 포지션을 정리하는 숏커버링이 촉발되며 가격이 받쳐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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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한 달간은 공급 과잉 가능성이 설탕 가격을 강하게 압박했다. 월요일 런던 백설탕은 근월물 기준 4.75년 만의 최저치를 새로 썼고, 지난주 목요일 뉴욕 원당도 근월물 기준 5년래 최저치로 밀렸다. 배경에는 브라질의 설탕 생산 증가와 글로벌 잉여(surplus) 확대 전망이 있었다. 실제로 지난주 수요일 무역상 Czarnikow는 2025/26 시즌 세계 설탕 잉여 추정치를 8.7백만톤(MMT)으로 상향(9월 추정 7.5 MMT 대비 +1.2 MMT)했다.
브라질 공급 전망은 여전히 가격에 하방 요인으로 작용한다. 브라질 농업공사 코나브(Conab)는 지난주 화요일 2025/26 설탕 생산 전망을 4,450만톤→4,500만톤으로 상향했다. 이어 지난주 목요일 브라질 설탕협회 유니카(Unica)는 10월 상반월 브라질 중남부 설탕 생산이 전년동기대비 +1.3% 늘어난 2.484 MT였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사탕수수 압착분 중 설탕용 비중은 48.24%로 전년(47.33%)보다 높아졌다. 2025/26 누계(10월 중순까지) 중남부 생산도 전년동기비 +0.9% 증가한 36.016 MMT로 집계됐다. 관련해 10월 21일 컨설팅 데이터그로(Datagro)는 브라질 중남부 2026/27 설탕 생산이 +3.9% 증가한 사상 최대 4,400만톤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인도의 생산 회복 신호도 가격에 부담을 주고 있다. 인도설탕제조협회(ISMA)는 화요일 2025/26 인도 설탕 생산 전망을 3,000만톤→3,100만톤으로 상향했고, 이는 전년 대비 +18.8% 증가에 해당한다. 아울러 인도의 에탄올 전환용 설탕 배분 예상치를 500만톤→340만톤으로 낮춰, 결과적으로 설탕 수출 여력이 커질 가능성을 시사했다.
인도의 수출 확대 가능성은 몬순 호조에 힘입은 생산 증가 전망과 맞물린다. 9월 30일 인도 기상청(IMD)은 누적 몬순 강수량이 937.2mm(정상 대비 +8%)로 최근 5년 중 가장 강한 몬순이었다고 발표했다. 6월 2일 인도 전국협동조합설탕공장연맹(NFCSF)은 2025/26 인도 설탕 생산을 전년 대비 +19% 증가한 3,490만톤으로 전망(사탕수수 재배면적 증가 반영)했다. 이는 ISMA 집계 기준 2024/25년 생산이 -17.5% 감소해 5년래 최저 2,610만톤으로 떨어진 이후의 반등 시나리오다.
여기에 설탕 트레이더 수크덴(Sucden)은 최근 인도가 2025/26 시즌 에탄올용 전환 물량을 400만톤 수준으로 제한할 것이라는 견해를 제시했다. 이는 잉여분 완화에 충분치 않을 수 있어, 인도 설탕 공장들이 최대 400만톤까지 수출할 유인을 높일 수 있으며, 이는 당초 시장의 200만톤 수출 기대를 웃도는 규모다.
태국의 생산 전망도 가격엔 하방 재료다. 10월 1일 태국설탕제조사협회(TSMC)는 2025/26 설탕 생산을 전년대비 +5% 증가한 1,050만톤으로 제시했다. 앞서 5월 2일 태국 사탕수수·설탕위원회(OCSB)는 2024/25 생산이 전년대비 +14% 증가한 1,000만톤이라고 보고했다. 태국은 세계 3위 생산국, 2위 수출국으로 글로벌 수급에 영향력이 크다.
국제설탕기구(ISO)는 8월 29일 2025/26 시즌 세계 설탕 수급을 -23.1만톤(결손)으로 예상했다. 이는 6년 연속 결손이지만, 2024/25 시즌 -488만톤 대비 적자 폭은 크게 축소됐다. ISO는 2025/26 세계 생산이 전년대비 +3.3% 증가한 1억8,060만톤, 소비는 +0.3% 증가한 1억8,080만톤이 될 것으로 봤다.
미국 농무부(USDA)는 5월 22일 반기 보고서에서 2025/26 세계 설탕 생산을 전년대비 +4.7% 증가한 1억8,931.8만톤으로, 인간 소비를 +1.4% 증가한 1억7,792.1만톤으로 제시했다. 또한 기말 재고는 +7.5% 증가한 4,118.8만톤으로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USDA 산하 해외농업국(FAS)은 브라질 2025/26 생산을 +2.3% 증가한 사상 최대 4,470만톤으로 예측했고, 인도는 +25% 증가한 3,530만톤(우호적 몬순과 재배면적 확대 반영), 태국은 +2% 증가한 1,030만톤으로 전망했다.
시장 핵심 포인트
• 통화 변수: 브라질 헤알 강세는 브라질 수출 유인을 낮춰 뉴욕 원당에 지지를 제공했다.
• 공급 변수: 브라질·인도·태국의 증산 시나리오가 전반적인 가격에 하방 압력을 유지한다.
• 전망 혼선: ISO 결손 vs USDA 증산·재고 증가 전망의 방법론 차이가 단기 방향성에 변동성을 부여한다.
용어·지표 해설
#11 원당(Sugar No.11)은 뉴욕 ICE에서 거래되는 원당(정제 전 설탕) 선물로, 세계 설탕 가격의 대표 벤치마크다. #5 백설탕(Sugar No.5)은 런던 ICE에서 거래되는 정제 설탕 선물로, 정제 스프레드(원당→백설탕 정제가격 차) 모니터링에 쓰인다.
근월물 최저는 가장 가까운 만기 계약의 가격 저점을 의미한다. MMT는 백만 톤(million metric tons)을 뜻하며, 기사 내 MT 표기는 문맥상 MMT로 통용되는 경우가 많다. 숏커버링은 하락에 베팅한 매도 포지션을 되사며 청산하는 행위로, 단기 급등을 유발할 수 있다.
Conab(브라질 작황 예측기관), Unica(브라질 설탕·에탄올 산업협회), ISMA(인도설탕제조협회), ISO(국제설탕기구), USDA/FAS(미국 농무부/해외농업국), Czarnikow·Sucden(글로벌 설탕 트레이더), Datagro(브라질 농산물 컨설팅) 등은 설탕 수급 판단의 핵심 정보원이다.
시장 해설과 시사점
이번 혼조 마감의 직접 트리거는 브라질 헤알화 강세였다. 원자재는 통상 달러로 가격이 매겨지며, 생산국 통화가 강세일수록 현지 생산자에게 체감되는 달러 수취액이 줄어 즉각적 수출 유인이 약화된다. 이 구조가 뉴욕 원당에 단기적 지지를 제공했다. 다만, 가격의 중기 추세는 브라질·인도·태국의 증산 전망과 인도 수출 재개 가능성이라는 공급 요인이 좌우하고 있다.
수급 전망은 지표 간 엇갈림이 뚜렷하다. ISO는 소폭 결손(-23.1만톤)을, USDA는 생산·재고 증가를 각각 제시했다. 이는 집계 시점·품목 범주·소비 정의 등 방법론 차이에 기인할 수 있다. 투자자 관점에서는 단기 가격은 통화·포지션 요인(예: 숏커버링)에 민감하고, 중장기 균형가격은 실물 수급(브라질 압착 비율, 인도 에탄올 전환·수출 정책, 태국 작황)에 의해 재결정된다는 점이 중요하다.
인도의 에탄올 전환 축소와 몬순 호조는 수출 여력 확대로 귀결될 소지가 있다. 이미 Sucden의 400만톤 수출 가능성 언급은 시장의 공급 우려를 부각했다. 브라질 중남부의 설탕용 압착 비율 상승도 백설탕 대비 원당 중심의 공급 확대를 시사한다. 이런 요인들은 반등의 지속성을 제약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뉴욕 원당은 헤알화 강세와 숏커버링이 겹치며 단기 반등을 시도했으나, 글로벌 공급 확대 시나리오가 유지되는 한, 중기적 상방은 제한될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환율 급반전이나 기상 교란 등 외생 변수는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 현재로선 통화 요인(헤알)·브라질 생산·인도 수출 정책이 설탕 선물의 핵심 동인이며, 각국 공식 통계와 무역상 추정치의 업데이트 흐름이 가격의 세부 경로를 규정할 전망이다.
저자·공시
게재일 기준, 리치 애스플런드(Rich Asplund)는 본문에 언급된 어떠한 증권에도 직·간접 보유 포지션이 없었다고 밝혔다. 본 기사의 정보와 데이터는 정보 제공 목적이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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