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로이터) — 영국 식료품 물가상승률이 11월 2일까지 4주 기준 4.7%로 둔화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월드패널 바이 뉴머레이터(Worldpanel by Numerator)가 밝혔다. 이는 소매업체들이 크리스마스 프로모션을 적극 확대한 영향으로, 이달 발표될 영국 정부 예산에서의 추가 세금 인상 가능성에 대비하는 소비자들에게 일시적 완화를 제공한 것으로 평가된다.
2025년 11월 11일,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이번 수치는 11월 19일 공개 예정인 공식 물가 통계에 앞서 가격 압력의 선행 신호로 해석된다. 직전 월드패널 보고서의 5.2% 대비 낮아진 것으로, 할인·행사 비중 확대가 연말 수요기에 가격상승세를 일부 상쇄한 양상이다.
공식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발표된 영국의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8%로 보합을 유지했으며, 그중 식품 물가 상승률은 둔화한 것으로 확인됐다.
월드패널은 품목별로 가격 상승세가 가장 빠른 범주로 초콜릿 과자, 신선 육류, 커피를 지목했다. 반면 가격 하락세가 두드러진 품목은 생활용지(화장지 등), 설탕 과자, 애완견 사료라고 밝혔다.
같은 4주 동안 식료품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2% 증가했다. 그러나 이는 같은 기간의 물가상승률을 하회하는 수치로, 수량(볼륨) 기준 판매는 감소했음을 시사한다.
할인과 다중구매 등 프로모션 상품 지출은 9.4% 늘어난 반면, 정가 상품 지출 증가는 1.8%에 그쳤다. 이는 소비자들이 가격 민감도를 높이며 행사 위주로 장보기 전략을 전환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프레이저 맥케빗(Fraser McKevitt) 월드패널 리테일·소비자 인사이트 수장은 “10월 슈퍼마켓 지출 중 프로모션 품목 비중은 30%에 약간 못 미쳤다”면서 “크리스마스가 다가올수록 이 비중은 더 높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시장 지위 측면에서, 테스코(Tesco)와 세인즈버리(Sainsbury’s)는 11월 2일까지 12주 동안 매출이 각각 5.9%, 5.2% 성장했다고 월드패널은 밝혔다.
반면 아스다(Asda)의 매출은 3.9% 감소했다. 아스다의 시장점유율은 1년 전 대비 정확히 1%포인트 하락한 11.6%로 집계됐다.
오카도(Ocado)는 영국 내 온라인 슈퍼마켓 중 가장 빠른 성장세를 이어가며 매출이 15.9% 증가했다. 리들(Lidl) GB는 오프라인(브릭앤모터) 유통업체 가운데 최고 성장률을 기록해 매출이 10.8% 늘었다.
한편 같은 화요일에 나온 별도 설문에 따르면, 영국 소비자들의 전반적인 지출은 지난달 둔화했다. 소비자들은 블랙프라이데이 할인과 11월 26일 예산안 발표 결과를 지켜보며 지출 결정을 미루는 경향을 보였다.
영국 슈퍼마켓 시장점유율 및 매출 성장률(%)
(월드패널 바이 뉴머레이터 자료)
테스코: 시장점유율 28.2%(이전 27.7%), 매출 성장률 5.9%
세인즈버리: 시장점유율 15.7%(이전 15.5%), 매출 성장률 5.2%
아스다: 시장점유율 11.6%(이전 12.6%), 매출 성장률 -3.9%
알디(Aldi): 시장점유율 10.6%(이전 10.5%), 매출 성장률 4.4%
모리슨스(Morrisons): 시장점유율 8.3%(이전 8.5%), 매출 성장률 2.3%
리들(Lidl): 시장점유율 8.2%(이전 7.7%), 매출 성장률 10.8%
코오퍼러티브(Co-operative): 시장점유율 5.4%(이전 5.7%), 매출 성장률 -1.4%
웨이트로즈(Waitrose): 시장점유율 4.4%(이전 4.5%), 매출 성장률 3.8%
아이슬란드(Iceland): 시장점유율 2.3%(이전 2.2%), 매출 성장률 4.9%
오카도(Ocado): 시장점유율 2.1%(이전 1.9%), 매출 성장률 15.9%
출처: 월드패널 바이 뉴머레이터(Worldpanel by Numerator)
배경·용어 설명
월드패널 바이 뉴머레이터(Worldpanel by Numerator)(구 칸타 Kantar)는 소매 패널 데이터를 기반으로 영국 식료품 시장의 가격·판매 추세를 추적하는 산업 데이터 제공기관이다. 본 보고서는 공식 물가 통계에 앞서 시장의 가격 압력을 가늠하는 선행 지표로 널리 활용된다.
프로모션은 일시적인 가격 할인, N개 묶음 특가(멀티바이), 로열티 리워드 등 다양한 판촉을 포괄한다. 이번 기간 행사 상품 지출 증가율(9.4%)이 정가 상품(1.8%)을 크게 웃돌았다는 점은, 소비자들이 가격 혜택을 적극적으로 선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블랙프라이데이는 11월 말 대규모 할인 시즌으로, 영국에서도 온라인·오프라인을 아우르는 판촉이 집중된다. 보도에 따르면, 소비자들은 11월 26일 예산안 발표 결과와 함께 해당 할인 이벤트의 폭과 조건을 확인한 뒤 지출을 확정하려는 관망 기조를 보이고 있다.
해석 포인트: 본 기간 소매 매출(명목)이 3.2% 증가했지만 물가상승률(4.7%)에 못 미친다는 점은, 수량 기준 판매 감소를 의미한다. 즉, 소비자는 더 많이 할인된 상품을 선택하되, 장바구니 총량은 줄였을 가능성이 있다. 동시에, 품목별 상승·하락 분화(예: 커피·육류 ↑, 생활용지·견사료 ↓)가 뚜렷하여, 카테고리 믹스가 실질 체감 물가에 차이를 낳을 수 있다.
채널별 성장: 오카도는 온라인 부문에서, 리들 GB는 오프라인 부문에서 각각 최고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는 디지털 채널과 가성비 지향형 오프라인 할인 채널 모두에서 가격 경쟁력이 소비자 선택을 이끈 결과로 해석된다.
핵심 수치 재정리: 식료품 물가 4.7%(↓, 직전 5.2%), 명목 매출 3.2%(y/y), 프로모션 지출 +9.4% vs 정가 지출 +1.8%, 테스코 +5.9%, 세인즈버리 +5.2%, 아스다 -3.9%(점유율 11.6%), 오카도 +15.9%, 리들 GB +1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