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 중국 인민은행(People’s Bank of China, PBoC)이 경제가 여전히 리스크와 도전에 직면해 있다고 밝히며, 사회융자 여건을 ‘비교적 완화적’으로 유지하고 통화정책의 집행·전파(전달) 기능을 강화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번 입장은 수요 둔화와 불확실성 환경 속에서 유동성과 금융비용 관리에 방점을 찍는 신호로 해석된다.
2025년 11월 11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인민은행은 3분기 통화정책 집행보고서에서 이러한 방향성을 명시했다. 보고서는 정책의 이행력과 전달력을 높여 실물경제로의 파급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담았으며, 금융 여건 전반을 완화 기조로 유지하되 물가를 ‘합리적 수준’에서 관리하겠다고 했다.
인민은행은 특히 유동성을 풍부하게 유지하고, 물가를 합리적 수준에서 안정시키며, 은행의 조달부담(부채 비용)과 사회융자 비용을 낮추겠다고 밝혔다. 이는 예금 등 은행의 부채성 조달비용을 완화하고, 기업·가계가 금융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할 때 부담하는 총비용을 낮추겠다는 취지다. 보고서는 사회융자 여건을 ‘비교적 느슨한(relatively loose)’ 상태로 유지하겠다고 재확인했다.
핵심 내용 정리
• 사회융자 여건을 ‘비교적 완화적’으로 유지
• 통화정책의 집행력·전달력 강화
• 유동성 풍부 유지와 물가 합리적 수준 관리
• 은행 조달비용과 사회융자 비용 인하
용어 해설과 맥락
사회융자(Total Social FinancingTSF)는 중국에서 실물경제 전반이 은행 대출, 회사채, 주식, 신탁 등 비은행 채널을 통해 조달한 자금의 총량을 가리키는 지표다. 인민은행은 이 지표를 통해 경제 전반의 신용공급과 금융여건의 팽창 또는 수축 정도를 가늠한다. 여기서 ‘비교적 완화적’이란, 총 신용공급과 금융환경이 성장을 뒷받침할 만큼 넉넉하게 유지되도록 하겠다는 방향성을 뜻한다.
유동성은 금융시스템 내의 자금 가용성을 의미한다. 유동성이 풍부하다는 것은 은행 간 시장과 광의통화(M2) 등에서 자금이 원활히 순환하고, 만기 도래 자금의 재조달이 무리 없이 이뤄지며, 단기금리의 급등락이 억제됨을 시사한다. 반대로 유동성이 경색되면 금리 변동성이 확대되고, 실물 부문으로의 신용공급에 병목이 발생할 수 있다.
보고서가 언급한 은행의 부채 비용은 주로 예금 등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을 뜻한다. 이 비용이 낮아지면 은행은 대출금리를 인하하거나 대출 취급을 확대할 여력이 생긴다. 사회융자 비용은 기업·가계가 은행대출, 회사채 발행 등 다양한 채널로 자금을 끌어올 때 부담하는 총비용으로, 이를 낮추면 투자와 소비의 회복을 촉진하는 효과가 기대된다.
정책적 시사점
인민은행이 집행과 전달(전파) 강화를 병행해 언급한 것은, 단순한 정책 신호를 넘어 정책 효과의 실물경제 파급을 중시하겠다는 의미다. 통상적으로 중앙은행은 이러한 목표 달성을 위해 지준율(지급준비율), 공개시장조작(유동성 단기 조절), 중기유동성지원(MLF), 대출우대금리(LPR) 운용 등 다양한 정책수단을 조합한다. 또한 창구지도, 재대출·재할인 프로그램, 구조적 도구를 통해 특정 부문으로의 자금흐름을 유도하기도 한다일반적 설명.
다만 이번 로이터 보도에서 구체적인 수치 목표나 개별 수단의 변경은 언급되지 않았다. 따라서 시장은 향후 공개시장 운영 스케줄, 중기물 공급 규모, 정책성 금리 지표 운용 등을 통해 실제 유동성 공급 강도와 금융비용 완화 폭을 가늠하려 할 가능성이 크다. 물가를 ‘합리적 수준’에서 유지하겠다는 표현은 물가 안정과 성장 지원의 균형을 중시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리스크와 도전 언급의 의미
인민은행이 경제의 리스크와 도전을 명시한 것은, 대내외 불확실성이 여전히 상존함을 전제한 메시지다. 이 같은 환경에서는 통화·신용 여건의 갑작스런 긴축을 피하고, 정책 일관성과 예측 가능성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회융자 비용을 낮추겠다는 방침은 기업의 현금흐름과 투자계획에 대한 가시성을 높여, 중장기 성장 동력의 저하를 방지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또한 은행의 부채 비용을 낮추려는 의지는 금융중개 기능의 안정적 수행을 뒷받침한다. 은행 조달비용이 내려가야 대출금리의 인하 여지가 넓어지고, 이자마진 변동성에 대한 부담 없이 여신공급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실물경제의 신용 접근성을 개선하고, 경기 하방압력을 완화하는 방향으로 작용한다.
시장과 정책 커뮤니케이션
이번 3분기 통화정책 집행보고서는 정책 스탠스를 명확히 하면서도, 세부 수단에 대한 구체적 로드맵을 제시하기보다는 원칙과 방향성을 강조했다. 이는 정책 커뮤니케이션의 일환으로, 시장 참가자들에게 완화적 여건 유지라는 큰 틀을 제공하되, 실제 집행은 데이터와 금융여건의 변화를 보며 유연하게 대응하겠다는 접근으로 볼 수 있다.
요약하면, 인민은행은 1) 사회융자 여건의 완화 유지, 2) 통화정책의 집행·전달 강화, 3) 유동성 풍부와 물가 합리적 수준 유지, 4) 은행 조달비용·사회융자 비용의 인하라는 네 축을 통해 성장 여건을 뒷받침하겠다는 방침을 재천명했다. 이는 경기 대응형 통화정책의 기조를 재확인한 것으로, 향후 데이터 흐름과 금융시장 여건에 따라 구체적 강도가 조정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