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및 글로벌 시장 전망을 다룬 톰 웨스트브룩의 컬럼에 따르면, 사상 최장 기록을 세운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이 종결 국면에 접어들면서, 지난주 후반부터 시작된 안도 랠리가 주초까지 이어지고 있다. 투자자들은 정책 불확실성 완화에 따른 심리 개선을 바탕으로 위험 선호를 일부 확대하고 있으며, 관련 자산군의 변동성이 동반 확대되는 양상이다.
2025년 11월 11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미 상원은 정부 자금 집행을 복원하는 타협안을 가결했다. 해당 법안은 하원으로 이송될 예정이며,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은 “가능하면 수요일까지 통과시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서명을 위해 보내고 싶다”고 밝혔다.
“가능하면 수요일까지 하원을 통과시켜 대통령에게 서명을 올리겠다.” — 하원의장 마이크 존슨
셧다운이 장기화했던 점을 감안하면, 법제화가 완료되는 즉시 연방정부의 정상 기능 회복 기대가 추가적인 위험자산 선호를 지지할 수 있다는 평가다.
금 가격과 나스닥 지수는 수개월래 가장 큰 폭의 상승을 기록했다. 특히 금은 10월 사상 최고가를 이끌었던 상승 모멘텀을 다시 확보하려는 시도를 이어가고 있으며, 향후 미국 금리 인하 베팅이 추가적인 추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위험회피 성격의 금이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성장주 비중이 높은 나스닥의 동반 반등은 시장이 정책 전환(피벗) 시계를 앞당겨 보는 심리를 반영한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아시아 주식시장은 대체로 보합 내지 소폭 상승으로 출발했다. 이 같은 리스크온(risk-on) 기류는 안전자산으로 통하는 엔화를 9개월래 최저 수준으로 밀어냈다. 위험 선호가 강화되면 통상 안전통화 수요가 약화하는데, 이번 국면에서도 이러한 상관성이 유지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미 국채 시장은 화요일 공휴일로 휴장이나, 만기가 긴 국채는 매도 우위, 단기물은 상대적 안정을 보였다. 이는 위험자산에서의 이탈과 함께, 미국 경제지표 발표 재개가 금리 인하 근거를 강화할 것이라는 기대가 동시에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즉, 지표 공백이 해소되면 경기 둔화·물가 안정 신호가 명확해질 수 있고, 이는 연준의 정책 완화 경로를 정당화할 재료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개별 기업 측면에서는, 일본 소프트뱅크 그룹이 2분기 실적을 앞두고 있다. 최근 인공지능(AI) 분야에 대한 공세적 투자가 이어지며, 동사의 주가가 가파르게 상승했다. 실적 수치와 가이던스는 AI 투자 기조의 지속 가능성과 수익성 전환의 속도를 가늠할 핵심 단서가 될 전망이다.
소니는 2026년 3월로 끝나는 회계연도의 영업이익 전망을 8% 상향했다. 미국 관세 영향 축소와 음악·반도체 사업의 견조함을 근거로 들었다. 음악 카탈로그 수익과 이미지센서 등 반도체 부문이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제공하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호주 커먼웰스은행은 경쟁 심화로 인해 마진이 축소되고 있다고 밝혔고, 이에 따라 주가가 거의 5% 하락했다. 글로벌 시중은행 가운데 밸류에이션이 높은 축에 속하는 만큼, 수익성 둔화 신호는 주가에 민감하게 반영됐다.
중국의 ‘싱글스데이(광군제)’는 화요일 피날레를 맞는다. 작년 동 기간 누적 거래액은 1조4,400억 위안(미화 2,020억 달러)원문 기준에 달했다. 이는 같은 해 미국의 사이버 위크(블랙프라이데이~사이버먼데이) 소비액 411억 달러의 약 5배 규모다. 중국 내수의 플랫폼 중심 소비력과 글로벌 전자상거래 시장의 계절성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수치다.
화요일 일정으로는 소프트뱅크, 보다폰(Vodafone), 뮌헨 재보험(Munich Re)의 실적 발표가 주목된다. 또한 독일 ZEW 경기기대지수와 영국 주간 고용지표가 예정돼 있어, 유럽 경기 심리와 노동시장에 대한 단기 단서가 될 전망이다.
핵심 포인트 해설
리스크온·리스크오프: 시장 심리가 위험자산 선호로 기울면 주식·크레딧·원자재가 강하고, 안전자산(국채·달러·엔화·금)은 상대적으로 약세를 보이는 경향이 있다. 다만 이번 국면처럼 금이 정책 피벗 기대와 함께 동반 강세를 보이는 경우도 존재한다. 금은 인플레이션·정책금리·달러의 함수로 움직이며, 연준의 금리 인하 베팅은 비이자 자산인 금의 기회비용을 낮춰 수요를 자극한다.
장기물 vs 단기물: 장기 국채 금리는 성장·물가의 장기 경로와 기간 프리미엄을 반영하는 경향이 강하다. 본문에서 장기물 매도·단기물 안정이라는 결은, 투자자 포지셔닝이 향후 성장·물가의 불확실성을 여전히 의식하면서도, 가까운 시점의 정책 경로(금리 동결→인하)에 무게를 두고 있음을 시사한다.
ZEW 경기기대지수: 독일 만하임대학 산하 유럽경제연구센터(ZEW)가 금융전문가를 대상으로 조사하는 선행 심리지표다. 0을 기준으로 긍정적 전망이 우세하면 플러스, 부정적 전망이 우세하면 마이너스 값을 띤다. 유럽 제조업·수출 민감도와 맞물려, 유럽·글로벌 위험자산 흐름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싱글스데이(광군제):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이 주도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쇼핑 축제다. 본문 수치(1조4,400억 위안)는 거대한 내수 수요와 프로모션 기반 거래 규모를 보여준다. 사이버 위크 대비 5배라는 비교는 중국과 미국의 유통·이커머스 구조 차이를 드러내는 지표로 읽힌다.
시장 함의와 체크포인트
첫째, 셧다운 해소는 거시 불확실성의 즉각적 축소를 의미한다. 연방정부 데이터 공백도 해소되어, 향후 발표되는 물가·고용·성장 지표가 연준의 금리 인하 정당성을 뒷받침할지 주목된다.
둘째, 금·나스닥 동반 강세는 유동성 재평가의 전형적 모습이다. 고평가 논란이 남아 있지만, 실적 모멘텀과 정책 완화의 결합은 성장주 프리미엄을 재부각시킬 수 있다.
셋째, 엔화 약세는 글로벌 위험선호 강화의 거울이다. 다만 변동성이 커진 구간에서 포지션 언와인딩이 발생할 경우, 역으로 급격한 엔화 강세(리스크오프) 전환도 배제할 수 없다.
넷째, 소프트뱅크·소니·커먼웰스은행 관련 소식은 AI 투자 사이클, 콘텐츠·반도체 펀더멘털, 은행 마진 압박 등 섹터별 차별화를 재확인시킨다. 투자자 입장에선 실적·가이던스의 텍스트와 경영진 코멘트에서 사이클의 방향성을 읽어낼 필요가 있다.
다섯째, ZEW·영국 고용지표는 유럽 위험자산의 하루 변동성을 좌우할 수 있다. 독일 제조업 심리의 개선 여부와 영국 노동시장의 타이트니스 변화는 각각 유로·파운드, 유럽 주식·크레딧 가격에 민감하게 반영될 전망이다.
오늘의 관전 포인트 요약: 셧다운 타협안의 하원 처리 속도, 금리 인하 기대에 따른 금·성장주의 동행, 엔화 9개월래 저점의 지속 여부, 소프트뱅크 실적과 소니 가이던스의 신뢰도, 광군제 집계의 소비 시그널, 그리고 ZEW·영국 고용이 던질 심리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