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인터넷 경제 민간 자금, 글로벌 성장세에 뒤처져… 12개월간 77억 달러(15% 증가)

싱가포르—동남아시아(Southeast Asia)의 인터넷·디지털 경제를 향한 민간 자금(사모펀드·벤처캐피털 포함)이 2025년 6월까지 12개월 동안 77억 달러로 전년 대비 15%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이는 같은 기간 글로벌 사모펀드(PE)·벤처캐피털(VC) 투자 성장률 25%에 비해 낮은 증가세다. 해당 수치는 구글(Google),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Temasek Holdings), 베인앤드컴퍼니(Bain & Company)가 공동 발간한 연례 산업 보고서가 11일 발표한 내용이다.

2025년 11월 11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이 보고서는 동남아 디지털 경제의 투자 흐름이 여전히 회복 국면에 있으나 속도 면에서 세계 평균에 못 미친다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또 2021년의 사상 최고치였던 270억 달러와 비교하면 현재의 자금 조달 규모가 70% 낮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투자 라운드 구성이 후기 단계에 집중되는 가운데, 시드(Seed)~시리즈 B 초기 성장 단계의 비중은 직전 기간 약 30%에서 최근 12개월 동안 약 20%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투자는 후기 단계 라운드에 집중돼 있으며, 최근 12개월 동안 시드부터 시리즈 B까지의 자금 조달 비중은 직전 기간 약 30%에서 약 20%로 감소했다.”

보고서 작성 기관들은 위와 같이 밝혔다. 이는 투자자들의 리스크 선호가 상대적으로 낮아지고, 규모와 수익 가시성이 높은 후기 단계 기업에 자금이 몰리는 흐름을 반영한다.

주목

이번 보고서는 기존의 인도네시아, 태국, 베트남,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필리핀에 더해 브루나이, 캄보디아, 라오스, 미얀마를 포함하도록 분석 범위를 확대했다. 동남아 지역 인구는 약 7억 명으로, 젊은 인구 구조, 스마트폰 보급 확대, 높은 도시화율, 중산층 성장을 배경으로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인터넷 시장 중 하나로 꼽힌다.

다만 자금 경색이 여전한 가운데서도 인공지능(AI) 스타트업예외적 견조함을 보였다. 보고서에 따르면, AI 관련 투자는 2025년 상반기 동남아 민간 조달 자금의 32%를 차지했다. 이는 2024년 하반기(30%)보다 확대된 수치다. 지난 1년(2024년 7월~2025년 6월) 동안 680개 이상의 AI 스타트업이 23억 달러+를 유치했으며, 이 가운데 495개+싱가포르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데이터센터 인프라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보고서는 AI 붐을 뒷받침하기 위한 인프라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각국이 용량 증설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전했다. 모든 계획된 프로젝트가 완료될 경우, 동남아 데이터센터 용량은 현재의 2.8배예정 프로젝트 기준로 성장할 전망이다. 이는 아시아태평양(APAC) 전체의 예상 성장률인 2.2배를 웃도는 속도다.

투자 사례도 구체적이다. 바이트댄스(ByteDance)틱톡(TikTok)은 2025년 1월 태국약 40억 달러 규모의 데이터 호스팅 서비스를 구축할 계획을 발표했다. 구글아마존(Amazon)도 각각 10억 달러, 50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태국에서 진행할 계획이다. 이는 숏폼 동영상, 클라우드 컴퓨팅, 생성형 AI 확산으로 폭증하는 데이터 처리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주목

말레이시아는 동남아에서 가장 빠른 데이터센터 용량 성장이 예상되는 시장으로 꼽혔다. 총 4,620MW에 달하는 역내 신규 계획 가운데 2,415MW가 말레이시아에서 추진되어,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아마존, 구글뿐 아니라 텐센트(Tencent), 화웨이(Huawei), 알리바바(Alibaba) 등 중국계 빅테크의 투자 유입이 저렴한 토지·전력 비용견조한 현지 AI 수요 전망에 힘입어 가속화되는 양상이다.


핵심 용어 풀이
민간 자금(Private Funding): 상장시장을 통한 공모가 아니라, 사모펀드(PE)벤처캐피털(VC)과 같은 비공개 자금을 통해 기업이 자본을 유치하는 형태를 말한다.
시드~시리즈 B: 제품·시장 적합성을 검증하고 성장을 가속하기 위한 초기 단계 자금 라운드다. 리스크는 높지만 혁신성이 큰 기업이 많다.
후기 단계(Late-stage): 수익성 또는 대규모 매출 가시성이 나타나는 단계로, 대형 라운드가 빈번하며 상장·M&A를 앞둔 기업이 많다.
데이터센터 용량(MW): 전력 투입 기준으로 센터가 처리할 수 있는 IT 부하를 의미하며, AI 학습·추론 등 고밀도 연산 수요에 직접 대응한다.


분석: 무엇이 보이나
첫째, 동남아 민간 투자 성장률(15%)세계 평균(25%)에 미달한 점은 위험 회피 심리금융환경의 보수화가 여전히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시사한다. 특히 초기 단계(시드~시리즈 B) 비중이 30%→20%로 낮아진 것은 혁신 파이프라인의 중장기 약화 위험과 연결될 수 있다. 둘째, 그럼에도 AI투자 비중 32%로 올라선 것은 역내 디지털 경제가 AI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셋째, 데이터센터 2.8배동남아 vs 2.2배APAC가파른 인프라 확장은 동남아가 AI 시대의 집중 호스팅 허브로 도약할 가능성을 드러낸다.

시장·정책적 함의
투자자: 후기 단계 집중은 밸류에이션 재정렬엑시트 가시성을 선호한 결과로 해석된다. 초기 단계 딜은 희소화되면서도 선별적 알파가 커질 수 있어 심층 실사기술 차별성 점검이 핵심이 된다.
창업자: AI·데이터 인프라와의 연결성이 높은 분야에서 기업용 문제 해결수익 모델 명확화가 자금 유치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정책 당국: 전력·토지 규제그린에너지 조달 프레임이 데이터센터 확장의 속도 조절판이 될 수 있다. 디지털 인력 양성지역 간 균형 투자 또한 장기 경쟁력을 좌우한다.


정리
요약하면, 동남아 디지털 경제의 민간 자금77억 달러부분 회복을 보였으나 글로벌 대비 완만했다. 초기 단계 자금 비중 하락과 후기 단계 집중은 보수적 선호를 반영한다. 반면 AI 스타트업32%의 비중으로 투자 흐름을 견인했고, 데이터센터 2.8배 확장 전망은 싱가포르·말레이시아·태국을 축으로 한 인프라 구도를 예고한다. 틱톡, 구글, 아마존의 태국 투자 계획과 말레이시아의 대규모 용량 증설은 이러한 변화를 상징하는 사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