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코아 선물 가격이 아이보리코스트의 코코아 선적 둔화 신호에 힘입어 반등하며 상승 마감했다. 12월물 ICE 뉴욕 코코아(티커: CCZ25)는 전장 대비 +89(+1.48%) 올랐고, 12월물 ICE 런던 코코아 #7(티커: CAZ25)은 +36(+0.83%) 상승했다. 장 초반 약 1.5주 최저 수준에서 회복해 강보합으로 마감했다.
2025년 11월 10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아이보리코스트의 수출 둔화가 가격 지지로 작용했다. 현지 정부 자료에 따르면, 10월 1일부터 11월 8일까지 농가가 항만으로 반입한 코코아 물량은 411,979톤(MT)으로, 전년 동기(454,624톤) 대비 -9% 감소했다. 세계 최대 산지인 아이보리코스트의 신규 마케팅 연도 초입부터 나타난 이 감소세는 단기 수급 경직을 시사한다.
한편 파운드화(GBPUSD)가 1주 최고치로 강세를 보이면서, 파운드화 표시로 거래되는 런던 코코아 선물의 상승 폭은 상대적으로 제한됐다. 통화 강세는 같은 표기 통화로 거래되는 원자재의 상대 가격 부담을 키워 수요를 제약할 수 있다.
펀드의 과도한 숏 포지션도 향후 숏커버링을 촉발할 여지가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지난주 금요일 발표된 주간 COT(Commitment of Traders) 보고서에 따르면, 11월 4일로 끝난 주 동안 런던 코코아에서 펀드의 순숏 규모는 3,746계약 늘어난 19,194계약으로, 4년을 넘는 기간 중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반면 뉴욕 코코아의 현재 포지션 데이터는 미국 정부가 현재 폐쇄 상태여서 공개되지 않았다.
공급 측면에서는 서아프리카의 풍작 기대가 상존한다. 지난 화요일 6주래 최고가를 기록한 뒤, 투자자들은 아이보리코스트와 가나의 조짐을 주목했다. 아이보리코스트 농가에 따르면 코코아 나무 생육이 양호하고, 최근의 건조한 날씨가 수확 콩의 건조를 도왔다. 가나 농가도 우호적 기상으로 코코아 꼬투리(팟)의 신속한 발달이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초콜릿 제조사 몬델리즈(Mondelez)는 최근 발표에서 서아프리카의 최신 코코아 팟 카운트가 5년 평균 대비 7% 높고, 지난해보다도 “실질적으로(materially) 높다”고 밝혔다. 아이보리코스트의 메인 크롭(main crop) 수확이 이제 막 시작됐으며, 농가들은 그 품질에 낙관적이라고 전했다.
지수 편입 수급도 변수다. 지난 화요일 코코아 가격은 6주래 고점으로 급등했는데, 이는 10월 30일 블룸버그 커머디티 인덱스(BCOM) 관리자가 1월부터 약 20년 만에 코코아를 지수 구성에 포함한다고 밝힌 데 따른 숏커버링과 패시브 자금 유입 기대가 겹쳤기 때문이다. 2024년 말 기준 BCOM을 추종하는 자산은 약 1,090억 달러에 달하며, 코코아의 지수 내 비중 1.7%는 추종 자금의 유의미한 매수를 유발할 수 있다.
피크 트레이딩 리서치는 “향후 80일 동안 펀드가 약 19억 달러 규모의 코코아 선물을 매수해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재고 지표도 가격을 지지했다. 지난 목요일 기준 ICE 모니터링 코코아 재고(미국 항만 보관)는 1,793,757자루로 7.5개월 최저를 기록했다. 일반적으로 재고 감소는 현물 수급 타이트화를 시사해 선물 가격의 하방을 제한한다.
수요 측에서는 고가격과 관세 부담이 초콜릿 소비 둔화를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상존한다. 리서치업체 서카나(Circana)에 따르면, 9월 7일로 끝난 13주 동안 북미의 초콜릿 캔디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21% 이상 감소했다.
글로벌 그라인딩(분쇄) 데이터 역시 혼조를 보였다. 허쉬(Hershey)의 최고경영자는 올해 할로윈 시즌 초콜릿 판매가 “실망스러웠다(disappointing)”고 말했다. 할로윈은 2024년 미국 연간 캔디 매출의 약 18%를 차지하며 크리스마스 다음으로 큰 시즌이다. 아시아 코코아 협회는 10월 17일 3분기 아시아 그라인딩이 전년 대비y/y -17% 감소한 183,413톤으로 9년 만에 최저의 3분기였다고 발표했다. 유럽 코코아 협회도 10월 16일 3분기 유럽 그라인딩이 -4.8% 감소한 337,353톤으로 10년 만에 최저의 3분기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미 제과협회에 따르면, 3분기 북미 그라인딩은 +3.2% 증가한 112,784톤으로 집계됐으나, 새로운 보고 기관 편입으로 데이터가 왜곡되었다고 설명했다.
공급 요인에서는 나이지리아(세계 5위 산지)의 생산 감소가 지지 재료로 작용한다. 나이지리아 코코아 협회는 2025/26년 코코아 생산이 전년 대비 -11% 감소한 305,000톤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2024/25년 예상치 344,000톤 대비 축소된 수준이다. 한편 9월 코코아 수출은 14,511톤으로 전년과 동일했다.
국제코코아기구(ICCO)는 5월 30일 2023/24년 글로벌 코코아 수급 추정을 수정했다. 전 세계 코코아 공급부족 규모를 494,000톤으로 상향했는데, 이는 60년 넘는 기간 중 최대다. 2023/24년 세계 생산량은 -13.1% 감소한 438만 톤(MMT)으로 제시됐다. 재고/그라인딩 비율은 27.0%로 46년 만의 최저를 기록했다. 다만 2024/25년에는 142,000톤의 잉여가 발생할 것으로 추정해 4년 만에 첫 흑자 전환을 가리켰고, 세계 생산은 +7.8% 증가한 484만 톤으로 전망했다.
용어·지표 해설
– ICE 선물: ICE(Intercontinental Exchange)는 원자재·지수·통화 등 파생상품을 거래하는 거래소다. 뉴욕 코코아(CC)는 달러로, 런던 코코아 #7(CA)은 주로 파운드화로 거래된다.
– MT·MMT: MT는 미터톤(톤), MMT는 백만 미터톤을 뜻한다.
– 그라인딩(grindings): 생코코아를 분쇄해 코코아액, 버터, 파우더 등으로 가공하는 물량으로, 수요의 실물 지표로 널리 인용된다.
– 재고/그라인딩 비율: 소비(그라인딩) 대비 재고의 비율로, 낮을수록 수급 타이트를 시사한다.
– 순숏·숏커버링: 순숏(net short)은 매도 포지션이 매수보다 많은 상태, 숏커버링은 기존 매도 포지션을 되사서 청산하는 행위를 의미한다. 순숏이 과도할수록 가격 급등 시 매수 압력이 커질 수 있다.
– BCOM 편입: 블룸버그 커머디티 인덱스(Bcom)에 포함되면, 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 자금이 해당 선물을 기계적으로 매수·매도한다. 코코아의 1.7% 비중은 19억 달러 규모의 추정 매수 수요(연구사 추정)를 촉발할 수 있다는 해석이다.
기자 해설·인사이트
이번 상승은 단기 수급(아이보리코스트 선적 둔화·미국 항만 재고 감소)과 수급 기대(서아프리카 생육 호조·메인 크롭 출하 확대)라는 상반된 신호가 교차하는 가운데, 포지션 요인(런던 시장 순숏 누적)과 지수 수급(BCOM 편입 기대)이라는 수급 비가격 요인이 가격을 지지한 전형적 국면으로 해석된다. 특히 런던 시장의 과도한 순숏 19,194계약은 변동성 확대 시 강한 숏커버링 랠리의 불쏘시개가 될 수 있다. 반대로, 아시아·유럽 그라인딩 감소와 북미 초콜릿 판매 위축은 수요 측 약점을 드러낸다. 여기에 파운드화 강세가 런던 코코아의 상대가격을 끌어올려 표시통화 효과에 따른 제약을 키운 점도 눈에 띈다.
중기적으로는 ICCO의 2024/25 잉여 전환 전망이 기초체력(펀더멘털)의 완만한 정상화를 시사한다. 그럼에도 아이보리코스트 선적 흐름, 나이지리아 생산의 하방 리스크, 미국 항만 재고의 추가 변동, 그리고 BCOM 편입을 앞둔 패시브 자금의 재조정이 맞물리며 단기 변동성 확대 가능성은 상존한다. 따라서 시장은 현물 흐름(선적·재고)과 수요 지표(그라인딩·소매판매), 포지션 데이터(COT)를 동시에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
면책 및 출처 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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