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랩 홀딩스(Grab Holdings)가 원격운전 전문 기업 바이 테크놀로지(Vay Technology)에 미화 6천만달러USD를 투자한다고 밝혔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그랩 주가는 프리마켓에서 6% 이상 상승하며 강세를 보였다.
2025년 11월 10일,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이번 투자는 그랩이 자체 승차호출 플랫폼을 바탕으로 자율주행 및 원격운전 기술을 활용하는 전략의 일환이다. 시장에서는 이동 수단의 미래가 기존 운전 파트너의 전문성과 신기술이 결합되는 하이브리드 모델로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그랩은 승차호출, 배달, 디지털 결제 등 동남아 전역에서 운영하는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으며, 자율주행차(AV)가 모빌리티 산업의 판도를 바꿀 잠재적 변수로 평가되는 흐름 속에서 선제적으로 대응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는 우버(Uber) 등 글로벌 동종 업계 기업들도 직면한 구조적 변화로, 기존의 인력 기반 모델과 무인·원격화 기술의 병행 운용이 핵심 전략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그랩의 공동창업자 겸 CEO인 앤서니 탄(Anthony Tan)은 “동남아시아 모빌리티의 미래는 운전 파트너의 전문성에 더해 자율주행차와 원격운전 서비스를 아우르는 하이브리드 모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랩은 마일스톤 달성을 전제로 추가 투자를 추진한다. 바이가 일정 기준을 충족할 경우, 첫 해에 최대 3억5천만달러를 추가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마일스톤에는 소비자 매출 창출, 서비스가 커버하는 미국 내 도시 수, 기술 및 안전 표준, 그리고 추가 미국 도시에서의 운영을 위한 규제 승인 등이 포함된다.
바이(Vay)의 핵심 서비스 모델은 “텔레드라이버(Teledriver)”로 불리는 원격 운전자가 네트워크를 통해 차량을 원격 조종해 고객에게 차량을 전달하는 방식이다. 고객은 차량이 도착하면 직접 운전(Self-drive)해 목적지까지 이동한다. 즉, 고객의 이동 과정 전부가 무인화되는 자율주행과 달리, 차량 배차와 인도 과정에서만 원격 운전이 개입하는 점이 특징이다.
바이는 지난해 1월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첫 상용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는 원격운전 기술이 실제 도심 환경과 상업적 운영에 적용되기 시작했음을 시사하는 사례로, 규제 적합성과 안전 프로토콜을 중심으로 사업 범위를 점진적으로 확장하는 접근으로 해석된다.
용어 해설: 원격운전과 자율주행의 차이
원격운전(tele-driving)은 숙련된 운전자가 통신망과 센서, 원격 제어 시스템을 이용해 원격지에서 차량을 조종하는 개념이다. 반면 자율주행(autonomous driving)은 차량 스스로가 인지·판단·제어를 수행하는 체계로, 인간의 실시간 개입 없이 주행을 처리한다. 바이는 고객 인도(리로케이션) 구간에 원격운전을 적용하고, 실제 주행은 고객이 직접 운전하도록 설계해, 완전 무인 주행과는 구분되는 하이브리드 운용을 특징으로 한다.
왜 하이브리드 모델인가
완전 자율주행의 상용화는 기술 성숙도, 안전성 검증, 도시별 규제, 보험 및 책임 체계 등 복합 과제를 수반한다. 이에 따라 업계는 운영 리스크를 통제하면서도 효율과 고객 경험을 개선할 수 있는 점진적 전환 모델을 채택하는 추세다. 그랩의 이번 선택은 드라이버 파트너 생태계를 유지하되, 차량 배차·회수·리로케이션과 같은 비핵심 운전 구간에 신기술을 접목해 가동률과 비용 효율을 높이는 전략적 시도로 볼 수 있다.
투자 구조의 포인트
이번 거래는 선투자 6천만달러와 조건부 추가 투자 3억5천만달러로 구성된 단계적(capital staging) 접근이다. 마일스톤 기반 구조는 기술·규제·시장 측면의 불확실성을 고려해 실행 성과에 따라 자본을 투입하는 위험관리 방식이다. 공개된 마일스톤 범주는 실제 매출 창출과 도시 커버리지 확대, 기술·안전 표준 충족, 추가 도시 운영을 위한 규제 승인으로, 상업성·확장성·안전성·합법성의 네 축을 고르게 점검하는 설계다.
주가 반응과 프리마켓의 의미
그랩 주가는 프리마켓에서 6% 이상 상승했다. 프리마켓(Pre-market)은 정규장 개장 전 거래로, 유동성이 제한적이고 가격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크다. 따라서 초기 반응이 정규장까지 그대로 이어진다고 단정하기 어렵지만, 시장 심리가 이번 투자를 성장 옵션으로 평가했음을 시사한다.
규제와 안전: 성공의 관건
바이의 마일스톤에는 기술 및 안전 표준과 추가 미국 도시 운영을 위한 규제 승인이 명시됐다. 이는 원격운전 서비스가 도시별로 상이한 규제 체계에 직면해 있음을 반영한다. 실제 상용 서비스 확장에는 데이터 보안, 통신 지연(latency) 관리, 원격 운전자 자격·훈련, 사고 발생 시 책임 소재 등 다층적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해당 기준의 충족 여부는 추가 투자 집행과 도시 커버리지 확대의 분기점을 가를 수 있다.
서비스 운영상의 효율성
원격운전 기반의 차량 전달 모델은 차량 회전율을 높이고 공차 이동을 줄이며, 도심 내 픽업 정밀도를 개선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동시에, 고객이 직접 운전하는 구간에서는 보험·요금 체계를 기존 렌터카·카셰어링 모델과 유사하게 설계할 여지가 생긴다. 결과적으로 공급 측 효율과 수요 측 편의를 함께 도모하는 구성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하이브리드 모빌리티는 동남아와 같은 복잡한 도시 구조에서도 적용성이 높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장 파장과 향후 관전 포인트
이번 투자는 그랩과 같은 플랫폼 기업이 기술 변화 속에서 자본 배치를 통해 전략적 유연성을 확보하는 전형적 사례로 볼 수 있다. 향후 관전 포인트는 다음과 같다. 첫째, 바이의 소비자 매출 가시화가 얼마나 신속히 나타나는가. 둘째, 미국 내 도시 커버리지 확대 속도와 규제 승인 진행 상황은 어떠한가. 셋째, 기술·안전 표준의 대외 검증과 운영 데이터 축적이 어떤 신뢰도를 형성하는가. 넷째, 그랩의 플랫폼 운영 지표(배차 효율, 대기시간, 단위경제성 등)가 중장기적으로 개선되는가이다. 이러한 변수의 전개에 따라 조건부 추가 투자의 실행 여부와 속도가 결정될 전망이다.
핵심 인용
“동남아시아 모빌리티의 미래는 운전 파트너의 전문성에 더해 자율주행차와 원격운전 서비스를 아우르는 하이브리드 모델이 될 것” — 앤서니 탄, 그랩 CEO
정리
그랩은 바이 테크놀로지에 6천만달러를 선투자하고, 마일스톤 달성 시 최대 3억5천만달러의 추가 투자를 검토한다. 바이는 텔레드라이버가 차량을 고객에게 전달하면, 이후 고객이 직접 운전하는 원격운전-직접운전 결합형 모델을 운영 중이며, 라스베이거스에서 지난해 1월 상용 서비스를 시작했다. 소식 발표 직후, 그랩 주가는 프리마켓에서 6% 이상 상승했다. 향후 수익화, 도시 확대, 안전·기술 검증, 규제 승인이라는 마일스톤 달성 여부가 투자 확대의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