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기술 시장 과열 속 피치북, AI 도구 ‘내비게이터’ 공개…스타트업 데이터 ChatGPT에서도 바로 접근 가능

민간 기술(프라이빗) 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는 가운데, OpenAI, SpaceX, Anthropic, Stripe 등 유망 스타트업들의 밸류에이션이 천문학적 수준으로 치솟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스타트업 및 벤처·사모 시장 데이터 제공업체피치북(PitchBook)이용자 질의에 기반한 시장 인사이트를 바로 제공하는 인공지능(AI) 기반 도구 ‘피치북 내비게이터(PitchBook Navigator)’를 발표했다. 이 도구는 사용자가 특정 기업의 상세 페이지를 찾아 일일이 정보를 확인하지 않아도, 거래(딜), 시장 동향, 핵심 지표 등 필요한 수치와 사실 정보를 질의-응답 형태로 즉시 제공하도록 설계됐다.

2025년 11월 10일, CNBC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피치북은 OpenAI와의 통합을 통해 유료 고객이 ChatGPT 안에서 직접 피치북 데이터를 조회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번 발표는 피치북 내비게이터사용자 프롬프트(질의)에 따라 피치북의 방대한 데이터베이스AI·사람의 전문성을 결합해 사실 기반 인사이트를 제공한다는 점을 핵심으로 한다.

Schwab CEO on $660M Forge de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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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치북은 이번 기능을 11월 말부터 구독자에게 순차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피치북 기술·엔지니어링 총괄 부사장토머스 밴 버스커크(Thomas Van Buskirk)는 보도자료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AI는 비즈니스 전 영역을 변화시키고 있다. 신뢰할 수 있고 포괄적인 데이터의 기반을 20년 가까이 다져온 피치북은, 프라이빗 마켓 인텔리전스의 새로운 시대를 선도할 독보적 위치에 있다.”


시장 환경과 맥락

피치북의 AI 고도화는 투자자들이 민간 시장의 거래 및 데이터 접근을 그 어느 때보다 갈망하는 시점에 맞춰 이뤄졌다. OpenAI는 10월에 5,000억 달러의 기업가치에 도달하며 세계에서 가장 가치가 높은 비상장 기업이 되었고, SpaceX세컨더리(2차) 거래를 통해 4,000억 달러보고된 밸류에이션을 기록했다. Anthropic은 9월 투자 유치를 통해 1,830억 달러 밸류에이션을 공개했다. 이러한 초대형 AI 및 우주·핀테크 스타트업의 밸류에이션 급등은 비상장 기술 시장의 자본 유입을 가속화하고, 정보 비대칭 해소를 위한 데이터 수요를 증폭시키고 있다.

Private markets and data acc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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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금융사도 민간 시장으로의 진입을 강화하고 있다. 찰스 슈왑(Charles Schwab)지난주 상장 전(Pre-IPO) 지분 거래 마켓플레이스포지 글로벌(Forge Global)6억6,000만 달러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10월에는 골드만삭스운용자산 70억 달러 규모의 벤처캐피털 운용사 ‘인더스트리 벤처스(Industry Ventures)’를 인수하기로 했고, 모건스탠리비상장 지분 거래 플랫폼 ‘에쿼티젠(EquityZen)’의 인수 계획을 발표했다. 이는 기관투자가뿐 아니라 개인 투자자에까지 프라이빗 마켓 접근 기회를 넓히려는 전략적 행보로 해석된다.

한편, 피치북은 대형 언어 모델(LLM)과의 통합 범위를 확대해 왔다. 10월 말에는 Anthropic과 협업해 구독자가 Claude 환경 내에서 직접 피치북의 프라이빗 마켓 데이터에 접근하도록 했다. 이번 ChatGPT 통합은 이러한 LLM 네이티브 사용성을 한 단계 확장하는 조치로, 사용자가 어디에서 작업하든 동일한 데이터 기반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무엇이 달라지나: 사용성·속도·정확성

과거에는 이용자가 특정 스타트업의 프로필 페이지로 이동해 투자 라운드 규모, 주요 투자자, 거래 배수, 최근 밸류에이션, 산업 분류 등을 수동으로 탐색해야 했다. 피치북 내비게이터는 이러한 절차를 대화형 질의로 대체한다. 예컨대 “최근 12개월 내 생성형 AI 섹터 시리즈 C 라운드의 중앙값 밸류에이션”이나 “우주 발사체 분야 톱 10 비상장 기업의 누적 자금조달액”처럼 자연어로 묻는 즉시, 사실과 수치 중심의 응답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피치북은 이 인사이트가 자사 데이터와 AI·전문가 검증의 결합을 통해 생성된다고 설명했다.

AI-powered insights by PitchBook


핵심 인용보도자료

“AI는 비즈니스 전 영역을 변화시키고 있으며, 피치북은 신뢰도 높은 포괄적 데이터 기반을 바탕으로 프라이빗 마켓 인텔리전스의 새로운 시대를 선도할 독보적 위치에 있다.”토머스 밴 버스커크, 피치북 기술·엔지니어링 총괄 부사장


맥락 설명: 한국 독자를 위한 용어 정리

프라이빗 마켓(Private Market)이란 비상장 주식, 벤처캐피털, 사모펀드, 프라이빗 크레딧 등 공모 시장 밖에서 이뤄지는 자본 거래를 뜻한다. 세컨더리(Secondary) 거래는 기존 투자자나 임직원이 보유한 비상장 주식을 2차로 매매하는 것으로, 신규 자금 유입 없이 시장 평가가 이뤄진다는 점에서 밸류에이션의 참고 지표로 자주 활용된다. Pre-IPO 지분 거래는 기업 상장 이전 단계에서 지분을 사고파는 것을 의미하며, 포지 글로벌에쿼티젠이 대표적인 플랫폼이다. 대형 언어 모델(LLM)은 대규모 텍스트 학습을 통해 자연어 이해·생성을 수행하는 AI 모델로, ChatGPTClaude가 널리 쓰인다.


시사점과 전망

피치북의 ChatGPT·Claude 통합데이터 접근의 장소적 제약을 최소화하고, 리서치 워크플로대화형으로 바꾸는 흐름을 가속화한다. 투자자에게는 딜 소싱실사(듀 딜리전스) 초반 단계의 탐색 시간 단축으로 이어질 수 있고, 스타트업에게는 시장 비교 지표가 보다 신속히 공유됨으로써 밸류에이션 형성의 투명성이 일부 개선될 여지가 있다. 전통 금융사의 포지·에쿼티젠 인수·합의 사례는 리테일 투자자까지 프라이빗 마켓 접근이 확대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다만 데이터 최신성·정합성, 출처 추적성(데이터 라인리지), 규제 준수와 같은 과제는 여전히 중요하며, AI 생성 응답의 한계에 대한 인간 검증이 병행될 필요가 있다.

결국 이번 발표는 고성장 비상장 기술 기업의 급증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수요가 맞물린 결과로 볼 수 있다. 11월 말로 예고된 내비게이터 공개 이후, 실제 사용자 경험이 정확성·속도·맥락 설명력에서 기대치를 충족하는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또한, AI가 제공한 사실·수치를 기반으로 하되, 해석과 판단은 최종적으로 이용자 책임 하에 이뤄져야 한다는 원칙이 강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