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술주에서 가파른 매도세가 나타나며 시장이 인공지능(AIArtificial Intelligence) 낙관론에 얼마나 높게 의존하고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었다고 캐피털 이코노믹스(Capital Economics)가 밝혔다. 이 기관은 최근 기술주의 급락이, 정부 셧다운 종료가 임박했다는 재정·정치적 소식의 영향을 압도했다고 평가했다.
2025년 11월 10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캐피털 이코노믹스는 AI 붐이 곧 붕괴될 위험에 처해 있다는 근거는 미약하다고 진단했다. 최근의 변동성은 펀더멘털보다는 투자심리 요인에 더 가깝다고 규정하며, 기술주 조정의 본질을 심리의 후퇴로 해석했다.
요나스 골터만(Jonas Goltermann) 캐피털 이코노믹스 수석 시장 부이코노미스트(Deputy Chief Markets Economist)는 “기초여건(fundamentals) 측면에서 보아도 AI ‘버블’이 임박해 터질 조짐은 거의 없다”고 밝혔다.
골터만은 이번 급락의 명확한 촉발 요인(trigger)은 확인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특히 밸류에이션이 높은 종목일수록 타격이 컸다고 언급하면서도, 이들 기업 다수가 견조한 실적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점을 상기시켰다. 그는 AI가 견인하는 성장 사이클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투자자 의구심과, 데이터센터 ‘군비 경쟁’으로 상징되는 비용 상승 압력이 복합적으로 반영됐다고 분석했다.
그는 “시장 심리는 특히 과열 국면에서는 언제나 변덕스럽다”며, 최근의 되돌림은 AI 관련 뉴스에 주가가 얼마나 민감해졌는지를 잘 보여준다고 말했다.
골터만은 금(gold)과 가상자산(cryptocurrencies)의 최근 하락 흐름을 기술주 조정과 비교하며, 이를 보다 폭넓은 ‘버블적 자산’의 해소 과정 일부로 묘사했다. 그럼에도 그는 “AI 논지의 핵심은 여전히 견고”하며, 시장의 투기적 구석에서 추가 조정이 이어지더라도 이 논지가 충분히 견뎌낼 것이라고 평가했다.
정치적 변수와 관련해 그는 정부 셧다운이 해결 국면에 접어든 현재, 투자자들에게는 대체로 ‘부차적 이슈’(sideshow)에 머물렀다고 전했다. 즉, 시장의 핵심 관심사는 여전히 기술주와 AI라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셧다운은 통상 경제에 지속적 상흔을 남기지 않는다는 판단도 제시됐다. 그는 기록상 가장 길었던 이번 셧다운 역시 전반적 신뢰를 유의미하게 훼손하지는 않은 듯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미 국채 수익률(Treasury yields)과 달러는 9월 중순 이후 다소 강세를 보였고, 이는 투자자들이 경제에 대해 “다소 더 낙관적”으로 변했음을 시사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상원에서 합의가 이뤄진 것으로 보이는 만큼, [셧다운]은 종결을 앞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현 시점에서 예상되듯 셧다운이 조만간 종료된다면, 주식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골터만은 “기술주가 여전히 시장의 ‘메인 게임’으로 남을 것이다. 임박한 셧다운 종료는 시장에 있어 대체로 곁다리 이슈에 불과하다”라고 결론지었다.
해설: 이번 분석의 핵심 포인트
1) 기술주 급락의 본질 — 캐피털 이코노믹스는 이번 급락을 기초여건 붕괴가 아닌 심리의 후퇴로 본다. 이는 실적이 양호함에도 고평가 성장주가 한 번에 큰 폭의 재평가를 겪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특히 AI 기대가 높을수록, 새로운 뉴스나 논쟁적 해석이 가격 변동성을 키우는 촉매로 작동할 여지가 크다.
2) AI ‘버블’ 논쟁의 구조 — 기사에서 말하는 ‘버블’은 가격이 내재가치를 선행하는 현상을 가리킨다. 골터만은 임박한 붕괴 신호를 확인하지 못했다고 말하지만, 동시에 투기적 구석에서의 조정 가능성은 인정한다. 즉, 핵심 논지(생산성·수익성 개선 기대)는 유지되는 가운데, 주변부 자산에서의 과열 해소가 병행될 수 있다는 해석이다.
3) 데이터센터 ‘군비 경쟁’의 의미 — AI 모델 학습과 추론에는 고성능 반도체, 전력 인프라, 냉각, 네트워크 등 자본집약적 투자가 요구된다. 기업들이 경쟁적으로 용량을 선점하려는 과정에서 비용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이는 단기적으로 마진 압박과 투자 회수 기간의 장기화로 비칠 수 있다. 해당 발언은 바로 이 비용 사이클이 최근 밸류에이션 조정의 한 축임을 시사한다.
4) 버블적 자산의 동조화 — 금과 가상자산의 동반 약세 언급은, 유동성과 기대가 주도한 자산군에서 심리선의 후퇴가 동시에 발생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서로 다른 기초여건에도 불구하고, 리스크 프리미엄 조정이나 포지션 축소가 교차 전염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5) 셧다운의 시장 영향 — 이번 분석은 셧다운이 투자자에겐 ‘부차적’ 이슈였다고 본다. 이는 테마의 위계(AI·기술주 > 정치 이벤트)가 시장 가격 결정에 더 큰 영향을 미쳤음을 보여준다. 아울러 9월 중순 이후 국채수익률과 달러의 견조함은 경제에 대한 신뢰가 크게 훼손되지 않았음을 시사하는 근거로 제시됐다.
용어와 맥락 설명
• AI 낙관론: 기업 실적·생산성·신사업 확대에 대한 기대가 밸류에이션 프리미엄으로 반영되는 현상을 의미한다. 새로운 공급망 구축과 인프라 투자가 동반되면서, 고평가 논란과 성장 기대가 동시에 존재한다.
• 데이터센터 군비 경쟁: 주요 기업들이 컴퓨팅 파워와 전력·냉각 인프라, 모듈형 아키텍처 등을 빠르게 확충하며 시장 지위를 선점하려는 경합을 뜻한다. 이는 단기 비용 증가와 중장기 경쟁우위 확보라는 이중 효과를 가진다.
• 버블적 자산: 가격이 기대·유동성에 의해 크게 끌어올려진 자산군을 포괄하는 표현이다. 조정 국면에선 동시다발적 약세가 나타나며, 포트폴리오 전반에서 위험 축소가 일어날 수 있다.
투자자 관전 포인트
• 심리 vs. 펀더멘털: 이번 보고서의 요지는 심리의 흔들림이 가격 변동을 키웠다는 데 있다. 실적 모멘텀이 유지되는 한, 단기 조정이 핵심 논지의 파기로 직결되지는 않는다는 메시지다.
• 민감도 관리: AI 뉴스 민감도가 높아진 만큼, 개별 기업·산업의 비용 구조와 투자 회수 가시성에 대한 커뮤니케이션이 밸류에이션의 변동성 축소에 기여할 수 있다.
• 정치 이벤트의 우선순위: 셧다운 종료가 임박했음에도, 테크가 ‘메인 게임’이라는 진단은 향후에도 섹터·테마 중심의 장세가 지속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종합하면, 캐피털 이코노믹스는 기술주 급락을 AI 붐 붕괴의 신호로 보지 않으며, 셧다운 종료 역시 시장의 핵심 동인으로 판단하지 않는다. 관건은 심리의 기복과 비용 상승이 단기 밸류에이션을 어떻게 요동치게 하느냐이며, 그럼에도 AI 논지의 핵심은 여전히 견고하다는 평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