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리히(로이터) — 스위스가 자국산 상품에 대한 미국의 39% 수입 관세로부터 일시 유예 혹은 완화를 이끌어낼 가능성에 근접했다고 스위스 일간지 블리크(Blick)가 일요일 보도했다. 이는 스위스 재계 인사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예방한 뒤 양국 통상 관계가 해빙 국면으로 접어든 데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2025년 11월 9일,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교착 상태를 풀기 위한 의향서(LOI, Letter of Intent)가 향후 수 주 내 도출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블리크는 전했다. 신문은 소식통을 명시하지 않은 채 이같이 보도했으며, 내년 1월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WEF)에서 최종 합의안이 제시되기 전에 의향서가 먼저 공개될 것으로 전망했다.
보도에 따르면, 모든 일이 계획대로 진행될 경우 트럼프 대통령과 기 파르멜랭(Guy Parmelin) 내년 스위스 대통령 겸 경제장관이 미국의 대(對)스위스 수입 관세를 유럽연합(EU)과 이미 합의된 15% 수준에 상응하도록 조정하는 방안을 제시할 계획이라고 한다.
스위스 경제사무부(EAER)는 이 같은 보도에 대해 논평을 거부했다. 해당 보도는 화요일 스위스 재계 대표단이 트럼프 대통령을 방문한 직후 나왔다.
경제사무부는 성명에서, MSC, 롤렉스(Rolex), 파트너스 그룹(Partners Group), 머큐리아(Mercuria), 리치몬트(Richemont), MKS 등 기업 경영진이 참석한 이번 면담은 정부가 지지하긴 했으나, 정부의 공식 활동과는 분리된 민간 주도 이니셔티브였다고 밝혔다.
“연방평의회는 관련 미국 당국과의 협상에 근본적 책임을 진다.”
라고 경제사무부는 성명에서 밝혔다.
“연방의원 파르멜랭은 미국 무역대표부(USTR) 제이미슨 그리어(Jamieson Greer)를 포함한 미국 측 관련 당국과 정기적으로 접촉하고 있다.”
블리크에 따르면, 방문 기간 동안 스위스 대표단은 트럼프 대통령의 대통령 도서관을 위한 롤렉스 시계와 특별 각인된 금괴를 선물했다.
또한 이 자리에서 스위스 측 인사들은 향후 5~7년에 걸쳐 미국의 대(對)스위스 무역적자를 축소하는 데 기여하겠다고 약속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그 밖의 제안으로는 향후 12~24개월 내에 금 제련(smelting) 공정의 일부를 미국 내로 이전하는 방안과, 미국 인프라 프로젝트를 촉진하는 방안이 포함됐다고 한다.
블리크는 아울러 제약(Pharmaceuticals) 분야 투자와, 미국 제조사산 항공기의 스위스 측 구매 확대 가능성도 논의됐다고 보도했다.
블리크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러한 제안들에 우호적인 태도를 보였으며, 금요일에는 제이미슨 그리어가 기 파르멜랭 및 헬레네 부들리거-아르티에다(Helene Budliger-Artieda) 스위스 경제사무국(SECO)과 회담을 가졌고, 스위스 측은 이번 논의를 “매우 건설적”이라고 평가했다.
용어와 맥락 설명
의향서(LOI)는 거래 당사자 간 의사 일치를 문서로 확인하는 단계로, 통상적으로 법적 구속력은 제한적인 반면, 협상 방향과 주요 조건을 정리해 후속 협상의 기반을 마련한다. 본문에서 언급된 LOI는 미·스위스 간 관세 교착을 해소하기 위한 밑그림에 해당한다.
관세율 39%와 15%는 양자·다자 협상 결과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정책 변수다. 블리크 보도는 미국-EU 간 이미 합의된 15% 관세를 준용하는 방안이 논의될 수 있음을 시사하지만, 실제 적용 시점과 범위는 추가 협상과 국내 절차에 달려 있다.
세계경제포럼(WEF) 다보스는 글로벌 정치·경제 리더가 모여 정책·비즈니스 의제를 논의하는 연례 회합으로, 국제 합의 발표의 무대로 자주 활용된다. 본문에서 1월 다보스가 언급된 것은 관세 문제의 정치적 상징성과 공개성을 의식한 맥락으로 해석될 수 있다.
무역적자란 한 국가의 수입이 수출을 초과하는 상태를 의미한다. 스위스 대표단이 5~7년의 기간을 제시하며 적자 축소를 돕겠다고 약속한 대목은, 양국 통상 불균형 완화를 위한 민간 차원의 기여를 시사한다.
민간 주도 접촉의 의미도 주목된다. 본문에서 면담은 정부가 지지하되 독립적인 “민간 이니셔티브”로 규정됐다. 이는 공식 정부 협상과는 별개로, 신뢰 형성과 의제 선별, 정책 옵션 탐색에 기여하는 비공식 외교 채널의 작동을 보여준다.
전망과 함의
보도 내용이 향후 수 주 내 LOI로 구체화되고, 다보스에서 관세 조정 방향이 발표될 경우, 미·스위스 통상 관계는 예측 가능성을 되찾을 전망이다. 특히 본문에서 언급된 시계, 금 제련, 제약, 항공기 구매, 인프라 프로젝트 등 논의 항목을 감안할 때, 실물 투자 확대와 공급망 재배치를 통한 양자간 상호주의가 정책 교환의 핵심 축이 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본문에서 구체적 수치·일정·세부 조건은 공식화되지 않았다. 관세의 적용 품목, 예외 규정, 발효 시점 등은 추가 협상과 국내 법령 검토, 행정 절차를 거쳐야 한다. 또한 USTR과 스위스 연방평의회 간 정례 접촉은 기술적 쟁점 해소에 핵심적일 것으로 보인다.
주요 인물·기관의 역할도 확인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제안에 “호의적” 반응을 보였고, 기 파르멜랭은 경제장관이자 차기 대통령 자격으로 미국 측과의 접촉 창구다. 제이미슨 그리어는 미국 무역대표부 소속으로, 스위스 경제사무국(SECO)의 헬레네 부들리거-아르티에다와 함께 “매우 건설적”이었다고 평가된 실무 협의를 진행했다.
참고 스위스의 “연방의원(Federal Councillor)”은 연방평의회 구성원으로, 장관급에 해당한다. 본문은 파르멜랭을 이 직함으로 표기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