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로이터 — 영란은행(BoE)이 대차대조표 축소를 이어가면서 단기자금시장(머니마켓)에는 더 많은 ‘도로의 범프’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지만, 영란은행의 유동성 공급 설비가 이러한 변동을 효과적으로 완충하고 있다고 한 고위 당국자가 밝혔다다.
2025년 11월 7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영란은행 시장 담당 전무이사 비키 사포르타(Vicky Saporta)는 최근 영국 국채(길트)를 담보로 한 레포(Repo) 시장에서 차입 비용 급등이 발생한 사례가, 미 연준(Fed)과 유럽중앙은행(ECB)과 마찬가지로 자산을 줄이는 과정에서 빚어질 수 있는 대표적 난점을 보여줬다고 밝혔다다.
사포르타는 2009년부터 2021년까지 시행한 양적완화(QE)로 영란은행이 매입한 자산(대부분 영국 국채)이 2021년 말 연간 국내총생산(GDP)의 40%+까지 정점을 찍은 뒤, 양적긴축(QT)과 은행들의 코로나19 시기 대출 상환이 진행되면서 현재는 25% 미만으로 낮아졌다고 설명했다다. 이는 규모 면에서 대체로 미 연준의 현 상황과 유사하다고 덧붙였다다.
그는 설문 결과를 인용해, 은행들이 영란은행에 보유하길 선호하는 준비금 규모를 3,750억~5,400억 파운드(약 5,030억~7,250억 달러)로 추산했다다. 이는 현재 보유 규모인 6,300억 파운드보다 작고, 2021년 정점에 근접했던 약 1조 파운드에도 크게 못 미친다고 했다다.
사포르타는 이른바 ‘선호 최소 준비금 범위’의 상단에 도달하는 시점이 현재의 QT 속도가 유지될 경우 내년 말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다. 다만 은행들이 영란은행의 각종 유동성 설비 이용을 계속 늘릴 경우, 그 시점은 2027년 중반까지 늦춰질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다.
사포르타는 ECB의 머니마켓 콘퍼런스 연설에서 “우리는 앞으로도 여러 지점에서 ‘범프’를 겪을 것이며, 해보면서 배우는 방식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다.
그는 특히 길트 담보 오버나이트 레포 금리가 급등한 점을 지목했다다. 해당 시장은 금융시장 참가자들이 영국 국채를 담보로 서로 현금을 단기 조달·대여하는 핵심 인프라다.
지난주 이 레포 금리는 영란은행 기준금리(은행금리) 4%를 30bp(0.30%p) 이상 웃도는 수준까지 뛰어 10년 넘게 보기 어려웠던 큰 폭의 괴리를 보였다다. 이후 스프레드는 통상적 수준인 약 5bp로 되돌아왔다다.
사포르타는 이러한 급등이 은행들의 코로나19 대출 상환 확대, 10월 말 월말 효과, 캐나다 회계연도 종료 시점, 그리고 미국 레포 시장의 파급효과가 겹친 결과라고 분석했다다.
그는 변동성이 영란은행 레포 설비 이용 증가 이후 반전됐다고 설명했다다. 실제로 지난주 은행들은 영란은행의 주간 단기 레포를 통해 977억 8,000만 파운드를 사상 최대 규모로 차입했다다.
사포르타는 “레포 금리의 일시적 급등이 통화정책이나 금융안정을 위협하지 않는 한, 우리는 이를 유동성 환경이 변화하는 데 따른 금융시스템의 자연스러운 적응 과정으로 본다”고 말했다다.
아울러 영란은행은 별도로, 수시(ad-hoc)로 제공되는 고금리·단기 차입 창구의 가격체계 재검토도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다. 이들 창구는 필요 시 더 짧은 통지로 자금을 빌릴 수 있으나, 일반 레포 대비 높은 금리가 적용된다.
환율 참고: 1달러 = 0.7451파운드로이터 제공.
핵심 포인트 요약
• 대차대조표 축소(QT) 과정에서 단기금리 변동성(‘범프’)은 불가피하다는 점을 영란은행이 재확인했다다. • 변동성은 레포 설비 등 유동성 백스톱을 통해 효율적으로 흡수되고 있다다. • 은행 준비금에 대한 은행권의 선호 범위는 3,750억~5,400억 파운드로, 현 보유분(6,300억 파운드)보다 낮다다. • 상단 도달 시점은 내년 말 가능성이 있으나, 설비 이용 확대가 이어지면 2027년 중반까지 늦춰질 수 있다다. • 최근 오버나이트 길트 레포는 기준금리 4% 대비 +30bp 초과까지 상승했다가 +5bp 수준으로 정상화됐다다.
용어 설명과 맥락
• 레포(Repo): ‘환매조건부채권’ 거래로, 채권을 담보로 현금을 빌리고 만기 시 약정 금리로 되사주는 단기자금 조달 방식이다다. 은행·증권사 등 금융기관의 일상적 유동성 관리에 핵심적이며, 중앙은행 정책금리의 전달 경로로도 중요하다다.
• 길트(Gilt): 영국 정부가 발행하는 국채의 통칭이다다. 신용도가 높고 시장 유동성이 풍부해 레포 거래의 대표적 담보로 쓰인다다.
• 양적완화(QE)/양적긴축(QT): 중앙은행이 국채 등 자산을 대규모 매입해 장기금리를 낮추고 유동성을 공급하는 정책(QE)과, 보유 자산을 축소해 유동성을 흡수하는 정책(QT)을 말한다다. QT 단계에서는 준비금 감소와 함께 단기금리의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다.
• 은행 준비금(Reserves): 은행들이 중앙은행 계정에 보유한 즉시 결제 가능 예치금이다다. 결제 시스템의 원활한 작동과 유동성 위험 관리를 위해 필요한데, 너무 적으면 단기금리 급등과 시장 스트레스를 유발할 수 있다다.
• 유동성 설비(Liquidity Facilities): 중앙은행이 시장의 단기적 자금 경색을 완화하기 위해 제공하는 레포·대출 창구를 일컫는다다. 정기 운영 창구 외에, 이번 기사에서 언급된 수시(ad-hoc) 고금리 창구처럼 가격(금리)으로 이용을 억제하면서도 최후의 백스톱 역할을 하는 수단이 병행된다다.
심층 해설: 대차대조표 ‘정상화’의 진짜 관건
이번 발언은 단기금리 변동성의 주기적 재발 가능성을 정면으로 인정하면서도, 이를 정책 실패로 보지 않겠다는 중앙은행의 의사소통 전략을 보여준다다. 핵심은 두 가지다. 첫째, 준비금 총량의 경로가 시장 미시구조(월말·회계연도 말·타국 시장의 파급 등)와 만나면 일시적 금리 왜곡이 커질 수 있음을 전제로, 충분하고 예측 가능한 백스톱을 유지하는 것이다다. 둘째, 백스톱의 가격설계를 조정해 지나친 이용은 억제하되, 필요 시 신속한 접근은 보장하는 미세조정이 필요하다다.
사포르타가 제시한 ‘선호 최소 준비금 범위’는 실무적으로 매우 중요한 정책 앵커다다. 시장은 이 범위 상단(5,400억 파운드)에 언제 도달하는지, 그리고 유동성 설비 이용 확대가 그 타이밍을 어떻게 지연시키는지에 주목한다다. 이는 곧 QT의 속도·규모와 정책금리의 전이, 그리고 단기자금시장 스프레드에 영향을 미친다다. 준비금이 ‘충분함에서 충분치 않음’으로 넘어가는 경계 구간에서는, 작은 결제수요 변화도 금리 스파이크로 증폭되기 때문이다다.
최근 오버나이트 길트 레포의 +30bp 상단 괴리는, 월말 요인·국제 결제 달력·타시장 연계가 겹치면 변동이 커질 수 있음을 재확인시켰다다. 다만 주간 단기 레포를 통한 사상 최대 977억 8,000만 파운드의 차입으로 신속한 정상화가 이뤄진 점은, 설비의 실효성을 뒷받침한다다. 이는 시장참가자에게 ‘필요하면 언제든 유동성이 있다’는 신뢰의 바닥을 제공하고, 결과적으로 레포-정책금리 간 스프레드를 얕고 짧게 제한하는 데 기여한다다.
앞으로의 관건은 가격체계 재검토다다. 수시(ad-hoc) 고금리 창구의 금리 설정은, 과도한 상시 의존을 막으면서도 낙인(stigma) 없이 접근할 수 있는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다. 이는 단기금리의 상·하한 회랑(corridor)을 안정시키고, 정책신호의 명료성을 높이는 데 직결된다다. 시장은 금리·담보 스케줄, 마진·할인율, 이용한도 등 세부 파라미터가 어떻게 조정되는지 촘촘히 추적할 것이다다.
투자·리스크 관리 시사점: 단기자금 운용 주체들은 월말·분기말·회계연도 말 등 계절적 수요 변화를 담보·결제 캘린더와 함께 사전 반영할 필요가 있다다. 스프레드 확대가 재발할 수 있음을 전제로, 담보 다양화와 유동성 버퍼를 재점검하고, 영란은행의 정기·수시 설비 이용 기준과 내부 트리거를 명확히 설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다.
결론적으로, 영란은행은 대차대조표 정상화를 지속하면서도 단기금리의 과도한 일탈을 억제하는 이중 과제를 관리하고 있다다. 사포르타의 메시지는, ‘범프는 있지만, 브레이크와 서스펜션은 잘 작동한다’는 신호로 요약된다다. 시장의 관심은 향후 준비금 경로가 선호 범위 상단에 접근할수록, 그리고 가격체계 재검토 결과가 공개될수록 더 집중될 전망이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