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랠리 조정, 아직 끝나지 않았나…나스닥·소프트뱅크 동반 약세

유럽 및 글로벌 시장 전망을 다루는 Morning Bid에 따르면, AI(인공지능) 주도 기술주가 최근 랠리에서 휘청거리는 마무리를 향해 가고 있다. 이는 7개월 전 미국 관세 이슈를 둘러싼 변동성 이후 가장 가파른 시장 조정으로 굳어지는 모습이다.

2025년 11월 7일,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일본의 대형 투자지주회사인 소프트뱅크 그룹 주가가 이번 주 약 20% 하락해, 팬데믹 이후 최대의 주간 낙폭을 기록 중이다. 전 세계 기술주 비중이 높은 투자자산이 동요하는 가운데, 이는 고위험·고수익 기술주 베팅으로 유명한 소프트뱅크의 민감도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받아들여진다.

미국 나스닥 지수는 이번 주 들어 2%+ 하락했고, 아시아 세션에서는 미국 주가지수선물이 압박을 받았다. 기술주 비중이 높은 일본과 한국 증시도 동반 약세를 보였다. 다만 이는 수개월간 가파르게 상승해 온 시장 흐름 속에서 나타난 상대적으로 완만한 조정이라는 점도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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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나스닥4월 저점 대비 약 50% 상승해 있다. 그럼에도 이번 AI 관련주 조정의 불편한 특징은, 뚜렷한 촉발 요인이나 명확한 재료 없이 상승세가 꺾였다는 점이다. 이는 투자자들이 집단적으로 랠리에 대한 재평가를 시작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10월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설문에 응한 펀드매니저의 절반 이상은 현재 AI 관련 주식시장이 버블 국면에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 같은 불안 심리는 메타AI 투자(지출) 계획 발표에 대한 시장의 매우 부정적 반응과,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겉보기에 매우 견조한 실적 발표에도 불구하고 이어진 주가 변동성 확대에서 신호를 찾을 수 있다는 평가다.

HSBC의 아시아 주식 스트래티지스트 헤럴드 반 더 린더는 수십 년간의 시장 경험을 바탕으로, 닷컴 버블 정점은 특별한 소식 없이도 밸류에이션이 과했다는 집단적 인식이 확산되며 찾아왔다고 회고했다. 그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높은 밸류에이션의 문제맑은 하늘과도 같다. 작은 검은 구름 하나만 떠도 더는 맑은 하늘이 아니다. 밸류에이션이 너무 높으면 작은 뉴스와 심리 변화만으로도 시장이 크게 밀릴 수 있다.”

한편 미국 정부 셧다운 여파로 이날 늦게 발표될 예정이던 미국 고용지표는 공표되지 않는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은 재료 공백 속에서 심리 변화를 스스로 가늠해야 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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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쪽에서는 중국의 무역지표가 예상을 하회했다. 10월 달러 표시 수출1.1% 감소했다. 다만 지난주 미국과의 무역 휴전 합의로 전망은 점차 안정될 것이란 기대가 형성되고 있다.

주 후반으로 갈수록 주식시장의 체력이 어디까지 유지되는지가 관건이다. 채권시장에서는 민간 통계를 통해 미국 내 대규모 레이오프(해고) 급증 조짐이 확인되면서, 이를 금리 인하 가능성 확대 신호로 해석하는 흐름이 나타났다.

이러한 리스크 회피 분위기 속에서 엔화, , 스위스프랑안전자산매수세를 유입하는 모습이 아시아 세션에서 관찰됐다.

금요일 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핵심 변수는 다음과 같다.

독일 무역지표
캐나다 고용지표
미국 주식시장(현물) 거래


해설: 왜 ‘작은 뉴스’가 큰 조정을 부를 수 있나

이번 조정의 불편함은 명확한 트리거의 부재다. 밸류에이션이 높을수록 투자자들은 미래 현금흐름에 대한 가정할인율의 작은 변화에도 민감해진다. AI 수혜 기대상상력의 영역까지 확장된 구간에서는, 투자심리의 온도만 변해도 주가 변동성이 기하급수적으로 커지기 쉽다. 메타의 AI 투자 계획에 대한 시장의 날 선 반응, 팔란티어의 견조한 실적에도 주가가 흔들린 장면은, ‘성장의 질’과 ‘비용의 타이밍’에 대한 잣대가 동시에 엄격해졌음을 시사한다.

거시 변수도 심리에 미묘하게 작용한다. 미국 정부 셧다운으로 고용지표 공백이 생기면, 시장은 자체 내러티브에 휘둘리기 쉽다. 여기에 민간 레이오프 급증 신호연준의 통화정책 경로에 대한 완화 베팅을 키우면, 금리·주식·외환 간의 전통적 상관관계가 강화되어 달러 약세/안전자산 강세가 반복될 수 있다. 반면, 중국 수출 -1.1%와 같은 실물지표 둔화글로벌 수요 둔화 시나리오를 부각시키며 기술주 프리미엄을 압축한다.

결국 핵심은 리스크 프리미엄의 재가격이다. 버블을 확정할 근거는 불충분하나, “과열인지 점검해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면, 순환적 조정가격보다 기간에서 더 길어질 수 있다. 이런 국면에서 자주 관찰되는 현상은 다음과 같다. 첫째, 수익 발표 후 변동성 확대가 심해진다. 둘째, 업종 내 차별화가 커진다. 셋째, 안전자산 수요가 동반 유입된다. 현재 시장은 이 세 가지 신호를 모두 보여주고 있다.


용어 설명시장 초보자 참고

모닝 비드(Morning Bid): 유럽 및 글로벌 개장 전에 그날의 주요 변수와 시장 분위기를 요약·점검하는 코멘터리다.
달러 표시 수출: 거래·결제가 달러로 이루어진 수출 통계를 말한다.
무역 휴전: 관세 인상·보복 등 추가 조치를 유예하고 협상을 지속하기로 합의한 상태를 뜻한다.
정부 셧다운: 예산 미통과로 일부 정부 기능이 일시 중단되는 상황이다.
레이오프: 수요 둔화·비용 절감 등을 이유로 한 정리해고를 의미한다.
안전자산: 변동성 확대 시 투자자들이 상대적으로 선호하는 자산으로, 엔화·스위스프랑·금 등이 대표적이다.


전망과 체크포인트

단기적으로는 독일 무역지표캐나다 고용, 그리고 미국 주식시장 현물 세션에서의 체감 유동성이 심리를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 명확한 촉발 요인이 부재한 조정은 헤드라인 뉴스 하나로도 방향을 바꾸기 쉬워 변동성 관리가 중요하다. 특히 밸류에이션 민감도가 높은 AI 중심 기술주는 소폭의 가이던스 변화투자계획 업데이트에도 상·하방 스윙이 커질 수 있다.

요약하면, AI 랠리지속성에 대한 재검증 국면에 진입했고, 안전자산 선호채권의 완화 베팅이 병행되는 전형적 리스크 재배분 단계로 보인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펀더멘털 대비 가격, 현금흐름 가시성, 정책·지표 캘린더의 세 항목을 중심으로 포지션의 내구성을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