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가 노동시장 둔화 신호와 반도체주 약세에 밀려 하락 마감했다. S&P 500 지수($SPX, SPY)는 -1.12%,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DOWI, DIA)는 -0.84%, 나스닥 100 지수($IUXX, QQQ)는 -1.91% 떨어지며 3대 지수 모두 2주 최저치를 기록했다. 파생상품 시장에서도 12월물 E-미니 S&P 선물(ESZ25)은 -1.07%, 12월물 E-미니 나스닥 선물(NQZ25)은 -1.86% 하락했다. 특히 반도체주 약세가 지수 전반의 하방 압력을 키웠다.
2025년 11월 7일, 바차트(Barchart)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조정의 1차 트리거는 채용 아웃플레이스먼트 업체 ‘챌린저, 그레이 앤드 크리스마스(Challenger, Gray & Christmas)’가 발표한 10월 감원 보고서였다.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기업의 10월 감원 발표는 전년 동기 대비 +175.3% 급증한 153,074건으로, 지난 22년 만에 10월 기준 최대치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 누적 감원은 100만 건을 넘겨 팬데믹 이후 최대로 집계됐으며, 채용 계획 발표는 2011년 이후 최저 수준에 머물렀다. 이 같은 노동시장 냉각 신호가 위험자산 선호를 낮추며 주가를 끌어내렸다.
다만 국채 금리 하락이 주가 낙폭을 제한했다. 10년 만기 미 국채수익률은 -7bp 하락한 4.09%로 내려앉았다. 투자자들은 노동지표 약화가 연준의 금리 인하 지속을 정당화할 수 있다는 기대를 되살렸다. 동시에 S&P 500 기업의 3분기 실적 중 81%가 시장 예상치를 상회한 점도 완충재로 작용했다.
노동지표와 연준 발언
챌린저 보고서가 시사하듯 고용 둔화의 그림자가 짙어지자 연준의 통화정책 경로에 대한 시선이 집중됐다. 시카고 연은 오스턴 굴즈비 총재는 정부 셧다운 기간에 인플레이션 데이터 확보가 어려웠다며, 연준의 금리 인하 기조를 평가하는 데 있어 “더 불안하다”고 언급했다. 클리블랜드 연은 베스 헤맥 총재도 “높은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우려”라며, “물가를 2%로 신속히 되돌리기 위해 정책금리는 다소 제약적(mildly restrictive)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인플레이션 데이터 공백은 연준의 진행 중인 금리 인하에 대해 더 큰 불안감을 준다.” — 오스턴 굴즈비 시카고 연은 총재
파생금리시장은 12월 9~10일 FOMC에서 -25bp 추가 인하 가능성을 69%로 반영하고 있다. 이는 노동시장 냉각과 물가 기대의 둔화가 동시에 나타나는 환경에서 정책 완화에 대한 베팅이 강화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국채·물가 기대와 글로벌 금리
채권시장에서 12월물 10년 만기 T-노트(ZNZ5)는 +16틱 상승했다. 10년물 수익률은 -6.8bp 하락한 4.091%로 마감했다. 10년물 기대인플레이션(브레이크이븐)도 2.283%로 1주 최저를 기록해, 인플레이션 압력이 진정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동시에 미 연방정부 셧다운이 6주차로 접어들며 사상 최장을 경신, 고용 악화·소비 위축·경기 둔화 위험이 커져 연준의 인하 여지를 넓힐 수 있다는 관측도 채권가격을 지지했다.
유럽 금리도 동반 하락했다. 독일 10년물 분트 수익률은 -2.3bp 하락한 2.650%, 영국 10년물 길트 수익률은 -2.9bp 하락한 4.433%로 내려섰다. 유로존 9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0.1%로 시장의 +0.2% 증가 기대에 미달했고, 독일 9월 산업생산은 +1.3%로 예상치(+3.0%)에 못 미쳤다. 루이스 드 긴도스 ECB 부총재는 “유럽 경제가 몇 분기 전 예상보다 약간 더 견조”하며, 서비스 물가 상승세도 “더 잘 ‘행동’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영란은행·ECB 기대
영란은행(BOE)은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4.00%로 동결했다. 앤드루 베일리 총재는 “물가가 2% 목표로 복귀하는 경로가 확실해질 때까지는 추가 인하에 신중하겠다”며, “금리는 점진적 하락 경로에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스와프시장은 ECB가 12월 18일 회의에서 -25bp 인하를 단행할 확률을 4%로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정책·법률 리스크: 미 대법원과 ‘상호 관세’
정책면에서는 미 연방대법원이 ‘트럼프 상호 관세(reciprocal tariffs)’의 합법성에 회의적 시각을 보였다. 존 로버츠 대법원장과 닐 고서치, ‘코니(Coney)’ 대법관은 긴급권 법률을 근거로 한 관세 부과에 의문을 제기했는데, 로버츠는 해당 관세가 “미국인에게 부과되는 세금이며, 이는 전통적으로 의회의 핵심 권한”이라고 지적했다. 하급심은 이미 1977년 국제긴급경제권법(IEEPA)에 근거한 긴급 권한 주장이 근거 빈약하다며 상호 관세를 위법으로 판단했다. 대법원 최종 판결은 올해 말에서 2026년 초 사이 나올 전망이다. 만약 하급심 판단이 유지돼 관세가 폐지될 경우, 미국 정부는 상호 관세와 펜타닐 연계 관세로 거둔 800억 달러+를 환급해야 할 수 있으며, 트럼프 전 대통령의 관세 권한은 미 무역법 섹션 232, 301, 201 등 정당성이 명확한 조항에 국한될 수 있다.
실적 시즌: ‘깜짝 실적’ 비중 높지만 성장률 둔화
이번 주에는 S&P 500 구성 136개사가 실적을 공개한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집계에 따르면, 지금까지 발표한 기업 중 81%가 컨센서스를 상회해 2021년 이후 최고의 분기가 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3분기 이익 증가율은 +7.2%로 2년 만의 최저가 예상되고, 매출 증가율도 2분기 +6.4%에서 3분기 +5.9%로 둔화가 점쳐진다. 이는 ‘예상치 대비’ 선방과 ‘절대 성장’ 둔화가 공존하는 국면임을 시사한다.
해외 증시
해외시장은 엇갈렸다. 유로 스톡스 50은 -1.02% 하락했다. 반면 중국 상하이 종합지수는 +0.97% 상승했고, 일본 닛케이 225는 +1.34% 상승 마감했다.
개별 종목 동향: 반도체 약세와 개별 이슈
반도체 섹터 약세가 두드러졌다. AMD는 -7% 넘게 하락했다. 엔비디아(NVDA), 퀄컴(QCOM),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AMAT), 글로벌파운드리스(GFS)는 -3% 초과 하락했다. 인텔(INTC), 마이크로칩 테크놀로지(MCHP), ON 세미컨덕터(ON)는 -2% 넘게 밀렸고, NXP 시미컨덕터(NXPI), 램리서치(LRCX), KLA(KLAC)도 -1% 이상 하락했다.
그 외 변동성도 확대됐다. E.l.f. 뷰티(ELF)는 -34% 급락했는데, 2026 회계연도 조정 EPS 가이던스 2.80~2.85달러가 컨센서스(3.53달러)를 크게 하회했다. 듀오링고(DUOL)는 -26% 하락했다. 4분기 예약매출 3.295~3.355억 달러 전망이 시장(3.441억 달러)보다 낮았다.
카맥스(KMX)는 -25% 급락했다. 3분기 잠정 EPS 0.18~0.26달러가 컨센서스(0.69달러)에 크게 못 미쳤으며, CEO 내시 해임(12월 1일부) 소식도 투자심리를 악화시켰다. 도어대시(DASH)는 -17% 하락했다. 4분기 조정 EBITDA 7.10~8.10억 달러 가이던스의 중간값이 컨센서스(8.027억 달러)에 못 미쳤다.
페이컴 소프트웨어(PAYC)는 -11% 하락했다. 3분기 조정 EPS 1.94달러가 컨센서스(1.96달러)에 소폭 미달했다. 로빈후드 마켓츠(HOOD)는 -10% 초과 하락했다. 연간 조정 영업비용·주식보상 전망을 22.8억 달러로 상향(종전 21.5~22.5억 달러)하며 비용 부담이 부각됐다. 포티넷(FTNT)은 -6% 하락했다. 연간 서비스 매출 45.8~46.0억 달러 전망이 컨센서스(46.1억 달러)에 못 미쳤다.
한편, 상승 종목도 있었다. 데이터독(DDOG)은 +23% 급등하며 S&P 500과 나스닥 100 상승률 1위를 기록했다. 연간 조정 EPS 가이던스를 1.80~1.83달러에서 2.00~2.02달러로 상향해 컨센서스(1.84달러)를 웃돌았다. 코히런트(COHR)는 +18% 이상 상승했다. 1분기 매출 15.8억 달러가 컨센서스(15.4억 달러)를 상회했고, 2분기 매출 156억~17억 달러 전망(중간값이 15.6억 달러 컨센서스 상회)을 제시했다. 에어 프로덕츠 앤드 케미컬즈(APD)는 +8% 이상 상승했다. 2026 회계연도 조정 EPS 12.85~13.15달러 가이던스의 중간값이 컨센서스(12.89달러)를 상회했다.
파커-하니핀(PH)은 +7% 초과 상승했다. 1분기 순매출 51.0억 달러가 컨센서스(49.4억 달러)를 웃돌았다. 스테리스(STE)는 +6% 이상 상승했다. 2026 회계연도 계속사업 기준 조정 EPS 전망을 10.15~10.30달러로 상향(종전 9.90~10.15달러)했다. 리프트(LYFT)는 +5% 이상 상승했다. 3분기 총 예약 47.8억 달러가 컨센서스(47.6억 달러)를 상회했고, 4분기 총 예약 50.1~51.3억 달러 전망을 제시해 기대를 키웠다. 커민스(CMI)는 +5% 이상 상승했다. 3분기 순매출 83.2억 달러가 컨센서스(80.0억 달러)를 상회했다. 로크웰 오토메이션(ROK)은 +2% 초과 상승했다. 4분기 매출 23.2억 달러가 컨센서스(22.0억 달러)를 상회했다.
선물·개장 전 분위기
개장 전 선물은 연준 인하 기대에 따라 국채수익률이 하락하면서 한때 지지력을 보였으나, 기술주 밸류에이션 부담과 일부 실적 실망이 이어지며 지수는 결국 약세로 돌아섰다. 이는 성장주 밸류에이션 민감도가 여전히 높은 가운데, 매크로 완화 기대가 개별 종목 모멘텀 부진을 단번에 상쇄하지 못함을 보여준다.
용어 풀어보기투자자 참고
• E-미니 선물: 표준 선물의 축소판으로, S&P 500·나스닥 100 등 주요 지수를 기초로 한다. 거래 단위가 작아 유동성과 개인투자자 접근성이 높다.
• 챌린저 감원 보고서: 미국 기업의 감원·채용 계획을 집계하는 월간 고용 선행지표로, 경기 둔화·회복 신호를 조기 포착하는 데 활용된다.
• 10년물 브레이크이븐: 명목채와 물가연동채(TIPS) 수익률 차이로, 향후 10년 평균 인플레이션 기대를 나타낸다.
• IEEPA(1977): 국제경제 긴급상황에서 대통령에게 경제제재·무역조치 권한을 부여하는 법. 이번 쟁점은 해당 법으로 상호 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지 여부다.
• 섹션 232/301/201: 각각 국가안보·불공정 무역 관행·긴급수입제한과 관련한 무역법 조항으로, 대통령의 관세 권한을 뒷받침한다.
전망과 해석
노동시장의 온도 하강과 물가 기대 둔화는 연준의 완화적 스탠스를 지지하지만, 이익 증가율 둔화와 정책·법률 불확실성(대법원 관세 판결, 정부 셧다운)이라는 이중 부담이 밸류에이션 재평가를 유도하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채권금리 하락이 성장주에 우호적일 수 있으나, 실적의 질·가이던스 방향성에 따라 종목 간 격차 확대가 불가피하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현금흐름 가시성과 가격결정력이 높은 업종, 이익 민감도가 낮은 방어주를 병행하는 바벨 전략이 유효해 보인다. 또한, 12월 FOMC 전후 매크로 이벤트 리스크를 감안한 옵션 기반의 변동성 관리도 고려할 만하다.
기타 주요 일정
Earnings Reports (2025년 11월 7일): 컨스텔레이션 에너지(CEG), 듀크 에너지(DUK), 프랭클린 리소시스(BEN), KKR & Co(KKR).
해당 기사·공시 관련
바차트는 “정오 Barchart Brief 뉴스레터” 구독을 안내했다. 본 기사 작성 시점 기준, 리치 애스플런드는 기사에 언급된 종목에 대해 직·간접적 보유 포지션이 없다고 밝혔다. 모든 정보는 정보 제공 목적이며, 자세한 사항은 바차트 디스클로저 정책을 참조하도록 안내됐다. 본 문서 내 견해와 의견은 작성자의 것이며, 나스닥(Nasdaq, Inc.)의 공식 입장을 반영하지 않을 수 있다고 명시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