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증시, 기술주 급락 재개로 주간 하락 마감 전망… 중국 무역지표 부진

아시아 증시가 금요일 일제히 하락하며 주간 기준으로 큰 폭의 손실이 예상된다. 밸류에이션(가치평가) 부담글로벌 기술주 매도세가 재점화된 가운데, 미·중 긴장 고조가 투자심리를 추가로 위축시켰다. 일본과 한국의 기술주가 낙폭을 주도했고, 이날 시장의 관심은 중국 10월 무역지표에 쏠렸다. 전일 뉴욕증시는 화요일부터 이어진 리스크오프 분위기를 확대하며 큰 폭 하락했고, 그에 연동된 선물은 GMT 기준 03:09 시점에 대체로 보합권이었다.

2025년 11월 7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일본 증시와 한국 증시에서 기술주 중심의 매도가 확대되며 주간 약세가 심화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반도체·AI 섹터의 고평가 논쟁과 함께, 미국과 중국의 기술·수출 규제 이슈가 다시 불거진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일본·한국 주도 하락: 주간 손실폭 확대

주목

일본 니케이 225는 금요일 장중 2% 이상 하락하며, 이번 주에만 약 5%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소프트뱅크 그룹(TYO:9984)은 이날 9% 급락했고, 반도체 검사장비 업체 어드반테스트(TYO:6857) 역시 7% 이상 후퇴했다. 한국 코스피2.3% 밀리며 주간 기준 4%를 웃도는 하락이 전망된다. 삼성전자(KS:005930)SK하이닉스(KS:000660) 등 대형 반도체주의 약세가 이어졌다.

이러한 움직임은 반도체·AI 업종의 높아진 밸류에이션이 지속 가능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에서 비롯됐다. 여기에 미국의 주요 은행·투자사 경영진이 최근 증시 조정 가능성을 경고하며 거품 리스크를 거론한 점도 경계 심리를 키웠다.

“일부 글로벌 투자 리더들은 단기 급등 이후 주식시장에 조정 위험이 상존한다”고 경고하며 위험노출 축소를 시사했다

호주·싱가포르·인도 동향


호주의 S&P/ASX 200 지수는 0.4% 하락하며 주간 기준 1% 이상의 하락 마감이 예상된다. 싱가포르 스트레이츠타임스지수(STI)는 금요일 0.2% 소폭 상승했고, 인도 니프티50에 연동된 선물은 약세를 보였다.

주목

중국 10월 무역 데이터 실망: 수출·수입 동반 약화


금요일 발표된 중국의 10월 수출은 전월의 큰 폭 증가에 이어 감소로 전환하며, 시장의 소폭 증가 기대를 밑돌았다. 수입 역시 약화되면서 무역수지(무역수지 균형)악화했다. 이는 대외 교역 압력과 함께 내수 부진이 여전히 완화되지 않았음을 시사한다.

미·중 기술 규제 긴장 재점화


한편, 워싱턴-베이징 간 긴장 고조도 시장을 불안하게 했다. 더 인포메이션(The Information)은 목요일 미국이 엔비디아(NASDAQ:NVDA)의 중국향 축소형 AI 칩 판매를 차단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이는 중국 기업들의 첨단 기술 접근을 제한할 수 있는 조치로 해석된다.

더 인포메이션 보도: “미국 정부는 중국 시장에 대한 엔비디아의 축소형 AI 칩 판매를 봉쇄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어 로이터베이징이 국가 재정 지원 데이터센터에서 외국산 AI 칩 사용을 금지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이는 중국 내 반도체 자급화를 뒷받침하려는 움직임의 일환으로 평가된다. 지난주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중국 국가주석 시진핑의 회담에도 불구하고, 최근의 수출 통제 관련 발표는 기술 분야의 마찰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음을 부각했다.

중국·홍콩 주식시장


중국 CSI 300(상하이·선전 블루칩)상하이종합지수는 각각 0.2% 하락했다. 홍콩 항셍지수0.8% 떨어졌고, 항셍 테크(Hang Seng TECH) 서브지수1.5% 하락했다.

용어·맥락 해설


리스크오프(risk-off): 투자자들이 위험자산(주식, 고수익 채권 등)에서 자금을 빼고 안전자산(국채, 현금 등)으로 이동하는 심리를 뜻한다.
밸류에이션: 기업의 이익, 현금흐름, 성장성 등을 바탕으로 산출한 주가의 적정 수준 평가를 말한다. 기술·반도체 업종은 성장 기대가 크기 때문에 멀티플(예: 주가수익비율)이 높게 형성되기 쉽다.
선물(futures): 특정 지수·자산의 미래 가격을 현재 시점에서 사고파는 파생상품으로, 현물시장 개장 전후의 심리와 방향성을 가늠하는 데 참고된다.
블루칩: 시가총액이 크고 유동성이 풍부하며 수익 안정성이 높은 기업을 지칭한다. CSI 300은 중국의 대표적인 블루칩 지수다.
무역수지: 한 나라의 수출에서 수입을 뺀 값으로, 흑자 축소는 순수출 기여의 약화를 의미한다.
축소형 AI 칩: 수출 규제 준수를 위해 성능이 낮춰진 AI 가속기 제품을 의미한다.

시사점 및 시장 평가


이번 하락장은 세 가지 축—① 고평가 논란에 따른 기술·반도체주 차익실현, ② 중국 무역지표 둔화에 따른 아시아 수요 우려, ③ 미·중 기술 규제 격화—가 동시에 작용하며 형성됐다. 일반적으로 이 조합은 밸류에이션 재평가(디레이팅) 압력을 키우고, 수출 민감 업종성장주변동성을 확대시킨다. 단기적으로는 거시 지표 발표정책 커뮤니케이션투자심리를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 중국의 내수·대외 수요 신호가 개선되거나, 기술 교역 관련 불확실성이 완화될 경우 심리 안정을 도울 수 있지만, 반대로 규제 뉴스플로가 누적될 경우 리스크오프가 재차 강화될 수 있다. 투자자 관점에서 현재 국면은 이익 대비 가격정책 리스크를 동시에 점검하는 선별적 접근의 필요성을 시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