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칩 테크놀로지(Microchip Technology)가 자동차 및 산업용 고객사의 재고 소진이 이어지면서 3분기 순매출이 월가 예상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회사는 고객들이 팬데믹 기간 과도한 부품 확보로 누적된 재고를 줄이는 과정에 있어, 단기 수요가 둔화되고 있다고 밝혔다다.
2025년 11월 6일,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마이크로칩은 3분기 순매출 가이던스를 $11.1억~$11.5억(미화 11억1천만~11억5천만 달러) 범위로 제시했다. 이는 LSEG 집계 기준 애널리스트 컨센서스인 $11.8억을 하회하는 수준이다. 보도는 재고 조정이 핵심 변수로 작용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 같은 전망이 전해지자, 애리조나주 챈들러(Chandler) 기반의 이 반도체 업체 주가는 장후(extended) 거래에서 약 6% 하락했다. 회사는 또 3분기 조정 주당순이익(EPS)을 주당 34~40센트로 예상했는데, 중간값(약 37센트)이 LSEG 집계 애널리스트 기대치인 주당 40센트에 못 미친다고 밝혔다다.
수요 둔화 배경: 재고 소진과 산업별 흐름
마이크로칩은 고객사들이 팬데믹 전후의 공급망 혼란 속에 벌어졌던 과잉 구매의 후유증을 해소하기 위해 재고를 축소하는 과정에 있다고 설명했다다. 이러한 디스톡킹(destocking) 국면은 단기 주문을 억제해 반도체 공급사들의 매출에 부담을 주는 경향이 있다. 특히 마이크로칩이 비중 있게 공급하는 자동차·산업용 반도체 수요는 최종 고객의 생산 계획과 재고 정책 변화에 민감하다.
텍사스 인스트루먼트(Texas Instruments)도 지난달 4분기 매출과 이익 전망을 월가 예상치보다 낮게 제시한 바 있다. 이는 반도체 업계 전반의 회복 경로가 길어질 수 있다는 경계심을 키웠다. 로이터는 반도체 산업의 관세 규정 불확실성(murky tariff rules) 또한 시장 가시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거론됐다고 전했다다.
직전 분기 실적과 현재의 신호
마이크로칩은 2분기에 순매출 $11.4억(11억4천만 달러)을 기록해, 시장 예상과 대체로 부합했다고 밝혔다다. 회사는 동시에 재고 리밸런싱(rebalancing)이 진행 중임을 시사했다. 이는 과잉 재고가 점진적으로 정상화 국면에 들어섰음을 의미한다.
“고객들의 긴급 배송(expedited shipment) 요청이 유의미하게 증가하고 있어, 재고 정상화가 진행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 스티브 상히(Steve Sanghi) CEO, 성명서
핵심 수치 한눈에 보기
3분기 순매출 가이던스: $1.11B ~ $1.15B (LSEG 컨센서스: $1.18B)
3분기 조정 EPS: $0.34 ~ $0.40 (중간값 $0.37, 애널리스트 기대치: $0.40)
주가 반응: 장후거래에서 약 -6%
2분기 순매출: $1.14B (시장 예상에 부합)
용어 설명과 맥락
LSEG: 금융 데이터와 리서치 제공업체가 집계한 애널리스트 컨센서스(시장 평균 전망) 수치다. 기업이 제시한 가이던스가 이 수치보다 낮으면, 통상 단기 실적 전망에 대한 경계가 커진다.
장후(extended) 거래: 정규장 마감 이후 전자거래 시스템에서 이뤄지는 매매다. 유동성이 낮아 가격 변동성이 커질 수 있지만, 가이던스 발표 같은 이벤트성 뉴스에 대한 시장의 즉각 반응을 보여주는 초기 지표로도 활용된다.
재고 정상화(리밸런싱): 고객사가 필요한 수준으로 재고를 되돌리는 과정이다. 팬데믹 시기 반도체 공급난을 우려한 과잉 발주와 이중 발주가 누적되면서, 이후에는 반대로 주문을 줄여 재고를 소진하는 시간이 필요해진다. 이 기간에는 공급업체 매출이 일시적으로 압박을 받을 수 있다.
분석: 무엇을 시사하나
첫째, 마이크로칩의 보수적 3분기 가이던스는 자동차·산업용 최종 수요가 급격히 악화되었다기보다, 디스톡킹이라는 재고 사이클 요인이 여전히 지배적임을 시사한다. CEO가 언급한 긴급 배송 요청 증가는 고객사가 특정 부품에서 부족 신호를 다시 감지하고 있음을 의미할 수 있어, 정상화 초기 징후로 해석 가능하다. 다만 이는 업황 반등의 타이밍과 속도가 제품군과 고객사별로 불균등하게 전개될 수 있음을 동시에 내포한다.
둘째, 가이던스 미스에도 불구하고 2분기 매출이 컨센서스에 부합했다는 점은, 전사 운영 차원에서의 수요 예측과 재고 관리가 비교적 안정적으로 기능해 왔음을 보여준다. 다만 EPS 범위의 중간값이 기대치에 미달한 것은, 매출 믹스와 가동률, 가격(ASP) 변동, 그리고 비용 구조의 경직성 등으로 인해 수익성 개선이 시간차를 두고 나타날 가능성을 시사한다.
셋째, 관세·규제의 불확실성은 고객의 발주 결정을 지연시키는 요인이다. 로이터가 전한 바와 같이 반도체 산업을 둘러싼 모호한 관세 규정은 공급망 재편과 재고 전략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런 환경에서는 고객이 핵심 부품에는 긴급 주문을 늘리면서도, 비핵심 영역에서는 발주를 늦추는 선별적 구매가 나타날 수 있다.
넷째, 자동차와 산업용 애플리케이션은 제품 수명주기가 길고 검증 요건이 까다롭다. 이 때문에 수요가 반등하기 시작하면, 공급망의 리드타임이 다시 늘어나는 경우가 흔하다. 긴급 배송 요청 증가는 바로 이 리드타임 재확대의 전조로 해석될 여지도 있다. 그러나 재고 정상화가 완결되기 전까지는 주문과 출하의 회복세가 분기별 변동성을 동반할 수 있다.
투자자 관점의 체크포인트
– 주요 고객군(자동차·산업)에서 재고 수준과 발주 추세의 변곡점이 언제 도래하는지
– 긴급 배송 요청 확대가 지속 가능한 수요로 이어지는지, 아니면 일시적 보충인지
– 관세·규제 불확실성 해소 여부와 이에 따른 주문 가시성 개선 속도
– 수익성 측면에서 제품 믹스 개선과 운영 효율화가 EPS를 얼마나 뒷받침하는지
결론
마이크로칩 테크놀로지의 3분기 보수적 매출·이익 가이던스는 재고 정상화가 여전히 진행 중임을 재확인시켰다. 그러나 긴급 배송 요청 증가라는 신호는 수요 측면에서의 바닥 다지기 가능성도 함께 시사한다. 단기적으로는 장후거래 하락이 반영한 불확실성이 남아 있으나, 재고 조정이 마무리 수순을 보일 경우, 자동차·산업용 중심의 점진적 회복 시나리오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향후 분기에서의 주문 가시성과 관세 환경의 명확성이 실적 방향성을 좌우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