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항공청(FAA)이 사상 최장기 연방정부 셧다운 장기화에 대응해 전국 40개 공항에서 항공편을 감축하기로 하면서, 주요 항공사들이 취소 수수료 면제와 환불 옵션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이 조치는 단기간에 지연·결항이 늘어나는 가운데 혼잡을 완화하고 안전 여력을 확보하기 위한 선제적(proactive) 조치로 설명됐다다.

2025년 11월 6일, CNBC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교통부 장관 션 더피(Sean Duffy)는 항공 교통망 전반의 압력을 고려해 항공편 수용력을 약 10% 축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하루 3,500~4,000편에 해당하는 규모다. 다만, 어떤 ‘혼잡 공항(high traffic airports)’이 대상인지에 대한 구체적 목록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더피 장관은 이미 셧다운으로 인해 발생하고 있는 지연과 결항이 누적되는 상황을 감안해 선제적 대응이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셧다운 기간에도 필수 인력으로서 근무를 이어가야 하는 항공교통관제사들이 급여를 받지 못한 채 근무하고 있으며, 관제 인력 자체의 박한 인력풀(얇은 여력)에 대한 우려가 커진 점을 지적했다. 그는 이번 감축 조치로 결항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으며, 종료 시점은 미정이라고 말했다. 더피 장관은 “우리가 목도한 압력을 감안할 때 10%가 적정한 수치라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주초 CNBC ‘Squawk Box’ 인터뷰에서 셧다운이 장기화할 경우 “미국 영공 전체를 폐쇄할 수도 있다”고도 경고했다.
FAA의 후속 조치 가능성
브라이언 베드퍼드(Bryan Bedford) FAA 청장은 이번 전례 없는 감축 이후에도 추가 조치가 뒤따를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업계에서 일하면서 이런 유형의 조치를 본 적이 없다고 했으며, 곧 항공사들과 회동해 어떤 노선·편수가 감축 대상이 될지 협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다.

항공사 대응(고객 조치 포함)
유나이티드항공(United Airlines)의 스콧 커비(Scott Kirby) CEO는 수요일 사내 메모에서, 장거리 국제노선과 허브-투-허브(hub-to-hub) 노선은 감축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대신 허브 간을 연결하지 않는 지역·국내선 중심으로 감축할 계획이라고 했다. 유나이티드는 영향을 받지 않는 항공편이라도 모든 승객에게 환불을 제공한다고 공지했다. 여기에는 통상 환불이 제한되는 비환불 운임과 기본 이코노미(Basic Economy)최저가 운임, 변경·환불 제한이 통상적도 포함된다고 밝혔다다.
델타항공(Delta Air Lines)은 발표문을 통해 예정된 대다수 항공편을 그대로 운항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동시에 영향을 받는 기간 동안 변경·취소·환불을 제공하며, 기본 이코노미 운임도 페널티 없이 포함한다고 했다.
프런티어항공(Frontier Airlines)의 배리 비플(Barry Biffle) CEO는 링크드인 메시지에서 감축이 시작되는 향후 10일 사이, 특히 금요일 출발 승객에게 타 항공사 백업 티켓을 미리 예매해 결항으로 인한 발 묶임을 피하라고 권고했다. 그는 “이런 일이 벌어져 유감”이라며, “셧다운이 곧 끝나기를 바란다. 실질적인 여행 조언을 드린다”고 적었다다.
아메리칸항공(American Airlines)은 대다수 고객의 여행이 계획대로 진행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동시에 일정 변경이 발생하면 사전 통지를 강화하고, 모든 영향 고객에게 즉시 재예약 옵션을 제공할 것이라고 했다. 어떠한 이유로든 항공편이 취소되는 경우, 수수료 없이 변경 또는 환불이 가능하다고 공지했다. 다만 목요일 오전 기준으로 FAA로부터 어떤 항공편이 영향을 받을지에 대한 추가 세부 안내를 기다리는 중이라고 덧붙였다다.
사우스웨스트항공(Southwest Airlines)도 발표를 통해 대부분 항공편은 영향을 받지 않으며, 국제선은 정상 운항할 것으로 예상했다. 항공사는 일정 변경 가능성을 사전에 충분히 고지하고, 고객의 여행 계획 유연성을 폭넓게 보장하겠다고 밝혔다다.
항공승무원협회(AFA)는 20개 항공사 소속 5만5,000명의 승무원을 대표해 의회에 셧다운 종료를 촉구했다. 협회는 성명에서 다음과 같이 밝혔다.
“연방 공무원 급여 지급과 합리적 의료보험 보호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는 거짓 서사는, 두 위기가 모두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바로 그 사람들이 만들어낸 것이라는 점에서 터무니없다.”
여행객이 지금 당장 알아야 할 것
전문가들은 향후 1주일 이내 출발하는 승객이라면 각 항공사 웹사이트·모바일앱을 통해 지연·결항 알림을 상시 확인하라고 권고한다. 더 포인트스 가이(The Points Guy)의 닉 유언(Nick Ewen) 선임 에디토리얼 디렉터는 “유연성이 핵심”이라며, 각 항공사의 모바일 앱을 설치하고 푸시·문자 알림을 활성화하라고 조언했다. 그는 “많은 경우, 개별 여행 건마다 별도로 알림을 켜야 변경·지연 통지가 온다”고 설명했다다.
유언은 시급하지 않은 여행이라면 일정을 연기하거나 다른 교통수단을 고려하라고 권고했다. 반면 필수 출장·여행의 경우, 긴 대기 시간을 대비하고, 셀프 재예약 도구를 적극 활용하되, 한정된 좌석을 두고 많은 승객이 동시에 움직일 수 있음을 인지하라고 했다. 그는 항공 업계를 오랫동안 취재해 왔으며, 이처럼 전국적이고 구조적인 항공 교란은 “9·11 사태 이후”에나 보던 수준이라고 회고했다. 이어 다음과 같이 말했다.
“작은 친절이 큰 힘을 발휘한다. 공항에서 내 항공편이 취소되었다고 해서 소리를 질러도 재예약 속도가 빨라지지 않는다. 오히려 직원들의 도움을 받기 더 어려워질 수 있다. 모두가 같은 상황 속에 있다는 점을 기억하라.”
AAA의 대변인 아이사 디아스(Aixa Diaz)는 평소보다 일찍 공항 도착을 권고하고, 가능하면 위탁수하물 없이 이동해 돌발 결항 시 유연하게 대처하라고 조언했다. 그는 “결국 여행객이 통제할 수 없는 것이 많으니, 통제 가능한 요소를 잘 챙기고 최대한 유연하게 움직이라”고 말했다다.
여행자 보험: 무엇이 보장되고, 무엇이 보장되지 않는가
여행자 보험은 항공편 결항·지연, 수하물 분실, 숙박·식비의 예상치 못한 추가 비용 등 여행 중단으로 인한 손실을 보상할 수 있다. 최근 셧다운 여파로 보험 가입이 평소보다 늘었지만, 모든 셧다운 관련 변수를 포괄적으로 보장하지는 않는다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 약관의 세부 문구가 결정적이다다.
예컨대 단지 ‘복잡함을 피하려고’ 자발적으로 여행을 취소하는 경우는 보상 대상이 아닌 것이 일반적이다. 다만 CFARCancel For Any Reason(사유불문 취소 보장) 특약은 예외가 될 수 있으나, 이 역시 자기부담·부분 보상 등 여러 제한이 따른다. 실제 보상 여부는 항공사가 지연·결항 사유를 무엇이라 명시했는지에 좌우될 수 있다.
여행 업계 전문가들에 따르면, 많은 보험사는 ‘공통 운송수단(common carrier)’의 운영상 장애—예: 기체 결함(메커니컬 이슈)—로 인한 지연·결항에 한해 보상을 지급한다. 스퀘어마우스(Squaremouth)의 대변인 로런 매코믹(Lauren McCormick)은 최근 블로그에 이렇게 적었다.
“항공사는 정부 셧다운 상황에서도 대개 ‘기체 결함’ 등 운영상 용어로 지연·결항·수하물 분실 등을 표기한다. 따라서 이러한 사유는 대부분의 종합 여행자 보험에서 여전히 보장 대상인 경우가 일반적이다.”
사진 캡션 | 사진 1: 버지니아주 알링턴의 워싱턴 로널드 레이건 내셔널공항(DCA) 관제탑 인근을 이륙하는 리퍼블릭 에어웨이즈 여객기, 2025년 10월 28일(현지). Samuel Corum | Bloomberg | Getty Images. 사진 2: 2025년 10월 10일 워싱턴 로널드 레이건 내셔널공항의 아메리칸항공 체크인 카운터. Li Rui | 신화통신 | Getty Images.
용어 설명
• 기본 이코노미(Basic Economy): 항공사 최저가 운임으로, 좌석 지정·마일 적립·변경·환불이 제한되는 경우가 많다. 다만 이번 조치에서 다수 항공사가 수수료 면제와 환불을 예외적으로 허용한다고 밝혔다다.
• 허브-투-허브(hub-to-hub): 항공사가 거점으로 운영하는 허브 공항 간 직항 네트워크를 의미한다. 통상 항공사 운영 효율과 수익 기여도가 높아 감축 우선순위에서 제외되는 경향이 있다다.
• CFARCancel For Any Reason: 사유불문 취소 보장 특약으로, 일반적인 보장 범위를 넘어서는 유연성을 제공하지만, 보험료가 높고 부분 보상 등 제한이 있다다.
• 항공교통관제사(ATC): 공항 및 항로 상공의 항공기 간격·순서·고도를 관리해 안전 운항을 보장하는 필수 인력이다. 셧다운 중에도 필수직군으로 근무가 유지되나, 이번에는 급여 공백이 발생해 인력 여력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다.
기자 분석
관점: FAA의 10% 수용력 감축은 단기적으로 공항 운영의 예측 가능성을 높여 대규모 혼잡과 안전 리스크를 줄이는 효과가 기대된다. 동시에 좌석 공급 축소는 특정 노선에서 탑승률 상승과 운임 변동성 확대를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허브 외 지역의 연결편과 지역 항공망 의존도가 높은 승객은 영향이 더 클 수 있다. 현 단계에서 종료 시점이 미정이라는 점이 가장 큰 변수이며, 셧다운 장기화 시 베드퍼드 청장이 언급한 추가 조치가 현실화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실무 조언: 단기간엔 앱 알림과 셀프 재예약이 가장 빠른 복구 경로다. 동일 항공사 앱·웹·공항 카운터·전화를 동시다발로 활용하되, 동일 예약번호(PNR) 기준으로 중복 변경이 충돌하지 않게 주의해야 한다. 연결편이 있는 일정은 최소 환승 시간(MCT)을 넉넉히 확보하거나, 직항으로 임시 전환하는 것도 고려할 만하다다.
보험 전략: 이미 출발 임박 단계라면 기존 종합 여행자 보험의 지연·결항 보장 조건을 재확인하고, 항공사가 표기한 지연 사유를 증빙으로 보관하는 것이 유리하다. CFAR 특약은 유연하나 부분 보상이 일반적이므로, 비용-편익을 사전에 점검할 필요가 있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