퀄컴(Qualcomm)이 회계연도 4분기(회계 4Q) 실적과 가이던스에서 모두 시장 기대를 상회했지만, 주가는 장 초반 약 2% 하락하는 등 냉랭한 반응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애플 모뎀 사업의 단계적 이탈과 일부 고객사의 점유율 조정, 그리고 비용(opex) 증가에 따른 이익률 압박 우려가 투자심리를 제약한 것으로 분석한다다.
2025년 11월 6일(목) GMT, 원문 보도에 따르면, 퀄컴은 회계 4분기 조정 주당순이익(EPS) 3달러, 매출 112.7억 달러를 기록해 LSEG 컨센서스(EPS 2.88달러, 매출 107.9억 달러)를 모두 웃돌았다. 동시에 회사는 현 분기(가이던스) 매출을 118억~126억 달러로 제시해 애널리스트 평균 116.2억 달러를 상회했고, 조정 EPS 역시 3.30~3.50달러로 제시해 시장 추정치 3.31달러와 유사하거나 그 이상을 시사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애플(AAPL) 관련 기회 축소에 초점을 맞췄다. 퀄컴은 향후 수년 내 모뎀 칩 사업에서 애플 고객을 상실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실제로 목요일 오전 장중 퀄컴 주가는 약 2% 하락했다. 씨티의 크리스토퍼 대널리(Christopher Danely) 애널리스트는 “추정치를 상향”하면서도 “애플의 내부 모뎀 전환이 QCOM의 EPS에 압력을 가할 것”이라며 투자의견 중립(Neutral)을 유지했다. 반면 버니의 스테이시 래스곤(Stacy Rasgon)은 “애플 이탈(AAPL roll-off)은 이제 완전히 이해된 리스크이며, 고급 안드로이드 세그먼트에서의 존재감과 콘텐츠 증가, 다각화로 애플 제외(ex-AAPL) 기준 두 자릿수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적과 가이던스: ‘숫자’는 좋았다
– 회계 4분기 조정 EPS: 3.00달러 (LSEG 2.88달러 대비 상회)
– 회계 4분기 매출: 112.7억 달러 (LSEG 107.9억 달러 대비 상회)
– 현 분기(가이던스) 매출: 118억~126억 달러 (컨센서스 116.2억 달러 대비 상회)
– 현 분기(가이던스) 조정 EPS: 3.30~3.50달러 (컨센서스 3.31달러와 유사/상회 구간)
정량지표만 보면 매출·이익 모두 ‘비트(beat)’였고, 가이던스 또한 매출 측면에서 명확한 상향 신호를 줬다. 그러나 비용(opex) 증가로 EPS 가이던스의 체감 강도는 혼재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투자심리의 걸림돌: 애플 모뎀 이탈과 고객 점유율 조정
투자자들이 특히 리스크로 간주하는 대목은 애플의 내부 모뎀 전환이다. 퀄컴은 향후 애플 모뎀 매출이 ‘제로’에 수렴할 수 있음을 시사해왔고, 이는 중장기 EPS 경로에 부담으로 읽힌다. 여기에 일부 사이클에서 삼성 플래그십 점유율이 100% → 약 75%로 낮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맞물리며, 당장의 수치가 좋더라도 멀티플 확장에는 제약이 되고 있다.
월가 시각: ‘중립’과 ‘비중확대/매수’ 사이의 분화
도이체방크: 보유(hold), 목표가 165달러
도이체방크의 로스 세이모어(Ross Seymore)는 목표주가 165달러를 제시했다. 이는 전일 종가 대비 약 8% 하락 여지를 시사한다. 그는 “QCOM은 두 기간 모두 매출·EPS에서 당사 추정(DBe) 대비 약 +5% 상회한 근본적으로 강한 실적/가이던스를 발표했다. 특히 QCT의 각 하위 부문이 모두 당사 추정을 상회했고, FY25 애플 제외(ex-Apple) 매출 성장률이 +18% y/y로 다각화의 성과가 확인됐다”고 평가했다.
“우리는 QCOM이 향후 몇 년간 데이터센터(인공지능 및 범용 연산) 시장에 진입하며 다각화가 추가로 강화될 것으로 본다. 보다 구체적 로드맵은 회사 2026년 상반기(1H26) 투자자 데이에서 제시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삼성에서의 점유율 조정(75% vs 직전 세대 100%)과, 애플에서의 보다 확실한 감소(DBe: FY25 QCT 약 72억 달러 → FY27 말 제로)가 주가의 오버행으로 남을 수 있다.”
씨티: 중립, 목표가 180달러(종전 175달러)
씨티는 퀄컴의 실적을 “핸드셋과 IoT의 강세”가 이끌었다고 평가했다. 두 부문은 F4Q25 매출의 합산 78%를 차지했다. 다만 “매출 가이던스는 상향이었으나, 비용(opex) 증가로 인해 EPS 가이던스는 컨센서스 대비 하회”라며 중립(Neutral)을 유지했다.
“우리는 추정치를 상향하지만, 애플의 내부 모뎀 전환이 QCOM의 EPS에 압력을 줄 것이라는 판단을 유지한다.”
UBS: 중립, 목표가 185달러(종전 175달러)
UBS는 퀄컴의 ‘스토리의 중심이 데이터센터’로 이동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공급망에서 해당 제품의 뚜렷한 증거를 찾기 어렵다며, 실질적 매출 기여까지는 수년이 걸릴 수 있다고 진단했다.
“단기적으로는 이슈가 같다. 애플과의 로열티가 지급 중단되거나, 최소한 더 낮은 요율을 강하게 요구하는 난항이 발생할 수 있다.”
JP모건: 비중확대(overweight), 목표가 210달러
JP모건의 사미크 채터지(Samik Chatterjee)는 목표가 210달러를 제시했다(전일 종가 대비 +17%). 그는 PC 다각화는 아직 초기이며, 데이터센터 수익 기회가 이어질 것으로 보았다. 다만 시장은 FY25→FY26 성장 둔화, 애플 점유율 축소, 삼성에서의 소폭 후퇴에 주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장기 가치 투자자에게는 여전히 매력적 진입 구간으로 판단한다. 지난 5년간 애플 제외 부문에서의 두 자릿수 성장을 가능케 한 엔드마켓 전반 기술 리더십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 매수(buy), 목표가 215달러(종전 200달러)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이번 분기를 “강한 분기”로 규정했다. 매출은 스트리트 +10%(스트리트 +5.1%)였고, QCT는 +13.2%(스트리트 +7.7%)로 광범위한 강세를 보였다. 세부적으로 핸드셋 +14.2%, 자동차 +17.1%, IoT +7.4%로 모두 스트리트 추정치를 상회했다.
“영업이익률(OM) 33.8%는 스트리트 기대치 대비 20bp 낮았지만, 톱라인 성장이 EPS 0.12달러 서프라이즈를 지지했다.”
버니(버린스타인): 아웃퍼폼(outperform), 목표가 215달러(종전 185달러)
버니는 “퀄컴은 최근 몇 분기 연속 ‘탄탄한 실적’을 냈지만 단기적으로 보상받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며 이번 발표도 같은 맥락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내용 자체는 견조하다고 강조했다.
“애플 이탈은 이미 잘 이해된 사안이며, 회사는 고급 안드로이드 시장에서의 존재감과 콘텐츠 증가, 다각화로 애플 제외 두 자릿수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삼성 플래그십 점유율은 이번 사이클에서 약 75%로 낮아졌지만, 투자자들은 더 나쁠 것을 우려했으며 75%는 회사의 베이스라인으로 남아 있다. 마진에 대한 공포는 근거가 약해 보인다. 자동차·IoT 인접 시장의 성장도 강하며, 애널리스트 데이 목표가 재확인됐다(XR/VR은 상향 여지). 데이터센터에 대해선 수십억 달러 규모의 추가 기회가 있다고 경영진이 지목했다.”
핵심 쟁점 정리: 왜 ‘좋은 숫자’에도 주가는 밀렸나
– 구조적 리스크: 애플 모뎀 이탈이 중장기 EPS의 가시성을 떨어뜨림.
– 단기 체감: 삼성 플래그십 점유율이 직전 세대 100% → 약 75%로 하락할 수 있다는 관측.
– 손익 변수: opex 상승으로 가이던스 EPS의 상단 여력이 제한.
– 신규 모멘텀의 시차: 데이터센터/PC 다변화는 기회지만, 실제 매출 기여까지 시간이 필요.
결국 가시성의 비대칭이 문제다. 단기 숫자는 좋지만, 중기 로드맵에는 ‘잃을 것(애플)’이 먼저 보이고 ‘얻을 것(데이터센터/PC)’은 시간차가 존재한다. 이 간극이 현재의 밸류에이션 디스카운트로 연결되는 양상이다.
용어 풀이: 기사 이해를 위한 핵심 키워드
– LSEG: 런던증권거래소그룹의 데이터·컨센서스 제공사로, 여기서는 시장 추정치의 기준으로 사용됐다.
– QCT(Qualcomm CDMA Technologies): 퀄컴의 핵심 칩셋 사업부로, 핸드셋·자동차·IoT 등이 포함된다.
– EPS: 주당순이익. 조정 EPS는 일회성 요인을 제외한 수익력을 보여준다.
– opex: 영업비용(Operating Expenses). 늘어나면 이익률이 낮아질 수 있다.
– OM(Operating Margin): 영업이익률. bp(베이시스 포인트)는 1bp=0.01%를 뜻한다.
– DBe: 도이체방크의 추정치(Deutsche Bank estimates) 약칭.
– ex-Apple: 애플을 제외한 퀄컴의 실적/성장 추세를 가리킨다.
– roll-off: 특정 고객의 매출·기여가 단계적으로 줄어드는 현상.
– overweight/neutral/hold/buy/outperform: 각각 비중확대/중립/보유/매수/시장수익률 상회에 해당하는 투자등급.
– Investor Day: 경영진이 장기 전략·목표를 제시하는 대규모 투자자 행사.
– XR/VR: 확장현실/가상현실. 신흥 폼팩터로 칩 수요 확대가 기대되는 영역.
전망과 시사점: ‘애플 이후’를 설계하는 시간
월가 컨센서스는 크게 둘로 갈린다. 중립 시각은 애플 내부 모뎀 전환과 삼성 점유율 조정, opex 확대를 근거로 단기 밸류에이션 상단 제한을 주장한다. 반대로 비중확대·매수 시각은 데이터센터/PC/자동차/IoT로의 다변화와 고급 안드로이드에서의 콘텐츠 증가를 근거로 애플 제외 기준의 두 자릿수 성장 지속을 강조한다.
핵심은 전략적 전환의 실행 속도다. 데이터센터 로드맵의 상용화 시점과 PC·자동차·IoT에서의 실질 매출 기여가 앞당겨질수록, 애플 이탈로 인한 공백은 더 빠르게 메워질 수 있다. 반대로 일정이 지연되면, EPS 경로의 변동성은 커질 수 있다. 현재로서는 숫자는 견조하되, 내러티브는 과도하게 보수적으로 형성된 구간으로 해석된다. 퀄컴이 1H26 투자자 데이에서 데이터센터 구체 로드맵과 수주·레퍼런스를 제시할 경우, 리레이팅 트리거가 될 수 있다.
정리하면, 퀄컴은 탄탄한 분기 실적·가이던스를 제시했지만, 시장은 애플 모뎀 이탈과 삼성 점유율 조정, 비용 증가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그러나 동시에 고급 안드로이드 중심의 실적 체력과 자동차·IoT·데이터센터로의 구조적 다변화는 뚜렷하다. 비용 관리의 정교화와 데이터센터 로드맵의 가시화가 더해질 경우, 중장기 성장 스토리는 다시 주목받을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