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스위스의 주요 기업인 MSC, 롤렉스(Rolex), 파트너스 그룹(Partners Group), 머큐리아(Mercuria), 리치몬트(Richemont), MKS 경영진이 화요일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면담을 가졌다고 로이터가 확인한 성명에 근거해 전했다. 이 만남은 스위스 경제계와 미국 정부 간 통상 현안을 논의하는 자리로 마련됐다고 알려졌다.
2025년 11월 5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스위스는 자국산 대미(對美) 수입품에 부과된 39% 관세에 직면해 있으며, 스위스 정부와 민간 부문은 이 관세(levy) 인하를 위해 트럼프 대통령 설득 작업을 병행해 왔다. 이번 면담은 그러한 노력의 연장선상에서 주목을 받았다.
면담에 참석한 경영진은 이번 만남이 ‘매우 건설적’이었다고 평가했으며, 다만 트럼프 대통령과 어떠한 형태의 공식 협상에도 참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스위스 측 고위 대표단과의 만남이 있었다며, 통상을 포함한 여러 의제를 논의했다고 공개했다.
경영진은 공동 성명에서 ‘양자 간 무역협정이 체결된다면 스위스와 미국 간 경제 협력을 한층 강화해 양국 모두에 이익이 되는 방식으로 협력이 진전될 것이라는 우리의 신념을 표명했다’고 밝혔다.
해당 서한에는 MSC의 디에고 아폰테(Diego Aponte) 사장, MKS PAMP 그룹의 마르완 샤카르치(Marwan Shakarchi) 최고경영자(CEO), 롤렉스의 장-프레데릭 뒤포(Jean-Frederic Dufour) CEO, 파트너스 그룹 공동창업자 알프레드 간트너(Alfred Gantner), 머큐리아의 다니엘 예기(Daniel Jaeggi) 회장, 리치몬트의 요한 루퍼트(Johann Rupert) 회장이 연명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지난달 스위스의 머큐리아와 파트너스 그룹은 미국 에너지 부문에 6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하겠다고 약속했으며, 이는 관세 인하 노력의 일환으로 소개됐다.
당시 소식통은 머큐리아의 예정된 대미 에너지 투자에 신규 발전 용량 확대, 탄소 포집·저장(CCS), 미국 내 원유 회수 증대와 같은 조치가 포함될 수 있다고 전했다. 여기서 탄소 포집·저장은 대기 중 또는 배출원에서 나오는 이산화탄소(CO2)를 포집해 지하 등에 저장함으로써 배출을 상쇄하는 기술을 의미한다.
MKS 대변인은 샤카르치 CEO의 면담 참석 사실을 확인했다. 반면, 다른 기업들의 대표는 취재 요청에 즉각 응답하지 않았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용어와 맥락 해설
• 오벌오피스: 미국 대통령의 공식 집무실로, 주요 외교·경제 현안을 논의하는 상징적 공간이다. 이곳에서의 회동은 사안의 정치적·외교적 중대성을 시사한다.
• 39% 관세: 관세는 수입품에 부과되는 세금으로, 39%는 가격 신호와 수익성 계산에 막대한 영향을 준다. 기업 단위에서는 가격 인상 또는 마진 축소, 공급선 조정 등 전략적 대응이 불가피해진다. 이러한 고율 관세는 양자 간 협상이나 정책적 교환(예: 투자·고용 약속 등)의 촉매가 되곤 한다.
• 양자 무역협정(BTA): 두 국가 간 상품·서비스·투자·조달·지식재산 등을 포괄적으로 규율하는 합의다. 경영진이 언급한 ‘양자 협정’은 관세·비관세 장벽 완화를 통해 교역 예측가능성과 투자 안정성을 높이는 것을 지향한다.
• 탄소 포집·저장(CCS): 발전·공정에서 발생하는 CO2를 포집해 압축·운송 후 지하 등에 저장하는 기술군이다. 에너지 투자와 결합될 경우, 신규 발전과 감축 기술을 동시에 추진하는 전환형(capex) 전략으로 이해할 수 있다.
사안의 함의와 평가
첫째, 이번 면담을 경영진이 ‘매우 건설적’으로 묘사하면서도 ‘협상은 아니었다’고 선을 그은 대목은, 의제 탐색과 신뢰 구축 단계였음을 시사한다. 통상 현안에서 초기 접촉은 보통 입장 확인·프레이밍에 초점이 맞춰지며, 공식 협상 개시는 별개의 절차와 메시징을 수반한다.
둘째, 투자 약속과 관세 이슈의 연계가 재차 부각됐다. 로이터가 전한 대로 지난달 60억 달러+ 규모의 미국 에너지 투자 서약이 언급된 바 있고, 이번에도 에너지 부문(신규 발전, CCS, 원유 회수)이 잠재적 투자 분야로 지목됐다. 이는 대미 직접투자(DFI)가 통상 마찰 완화의 완충재로 기능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셋째, 참석 기업의 업종 분산은 실물 물류·에너지·자본·고급 소비재 등 다양한 가치사슬을 포괄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는 관세가 미치는 효과가 특정 품목을 넘어 브랜드, 공급망, 투자 전반에 걸친다는 현실을 반영한다.
넷째, 양자 무역협정을 통한 해결 가능성 제시는 향후 협상 트랙의 방향성을 가늠하게 한다. 경영진의 표현처럼, 협정은 협력의 제도화라는 점에서 단기 처방(예: 품목별 유예나 예외)보다 지속성과 예측가능성이 크다.
다섯째, 정무적 신호의 측면에서 오벌오피스 회동은 의제의 우선순위 상향을 담는다. 다만 실제 관세 조정 여부는 공식 발표와 후속 협의를 통해 확인될 수밖에 없다.
실무적 관전 포인트
• 공식 커뮤니케이션: 백악관·스위스 정부의 추가 발표, 성명 내용의 구체화 여부.
• 투자 이행 단계: 에너지 분야 프로젝트의 범위 확정, CCS·발전·원유 회수 관련 초기 사업 착수 시그널.
• 협정 트랙: 양자 무역협정 검토 개시(탐색·사전 협의) 여부와 의제 범위.
정리하면, 이번 회동은 관세 39%라는 높은 장벽을 둘러싼 정책 대화의 출발점이자, 투자-통상 연계를 매개로 해법을 모색하는 흐름을 보여준다. 관계자들의 표현대로 ‘건설적’이었다는 점은 추가 접촉의 여지를 남긴다. 다만, 경영진이 명시했듯 협상은 아직 아니며, 향후 진전은 공식 협상 개시와 정책 조정 신호에서 확인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