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AI 패권 경쟁 속 엔비디아 CEO의 발언 파장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젠슨 황이 중국이 미국을 앞서 인공지능(AI) 경쟁에서 승리할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수요일 보도했다. 로이터 통신은 해당 FT 보도를 인용해 관련 내용을 전했다.
2025년 11월 5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황 CEO는 FT의 ‘Future of AI Summit’ 행사장 사이드라인에서 신문과 만나 다음과 같이 말했다.
‘중국이 AI 경주에서 승리할 것이다(China is going to win the AI race).’
AI 반도체 분야의 선도 기업 수장을 맡고 있는 황은 앞서 10월, 세계가—중국의 방대한 개발자 기반을 포함해—엔비디아 시스템 위에서 돌아간다면 미국도 AI 경쟁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다만 그는 중국 정부가 자사를 자국 시장에서 배제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중국의 첨단 AI 칩 접근성, 특히 시가총액 기준 세계에서 가장 가치가 큰 기업으로 언급된 엔비디아가 생산하는 칩에 대한 접근 문제는, 미·중 기술 경쟁의 핵심 쟁점으로 남아 있다. 양국은 초고성능 컴퓨팅과 인공지능 분야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각축을 벌이고 있다.
황 CEO는 지난달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엔비디아 개발자 콘퍼런스에서도 미국의 승리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개발자 생태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우리는 미국이 이번 AI 경쟁에서 승리하길 원한다. 의심의 여지가 없다.’
‘우리는 세계가 미국의 테크 스택(tech stack) 위에 구축되길 원한다. 그 점은 절대적으로 옳다. 그러나 중국 개발자를 확보하려면 우리는 중국에 있어야 한다. 세계 AI 개발자의 절반을 미국이 잃게 만드는 정책은 장기적으로 유익하지 않으며, 우리에게 더 큰 피해를 입힌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일요일 방송된 인터뷰에서, 엔비디아의 최첨단 ‘블랙웰(Blackwell)’ 칩은 미국 고객에게만 독점적으로 제공돼야 한다고 밝혔다.
황 CEO는 과거 발언에서, 베이징 당국의 회사에 대한 입장을 이유로 엔비디아가 중국 판매를 위한 미 정부의 수출 라이선스를 신청하지 않았다고 설명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한 워싱턴이 중국이 엔비디아와 ‘교류’하는 것을 허용할 수는 있지만, ‘가장 첨단’ 반도체에 대해서만큼은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핵심 인용 정리
젠슨 황: ‘중국이 AI 경주에서 승리할 것이다.’
젠슨 황: ‘우리는 미국이 이기길 원한다… 세계가 미국 테크 스택 위에 세워지길 바란다… 그러나 중국 개발자를 얻기 위해서는 중국에 있어야 한다. 세계 AI 개발자의 절반을 잃게 하는 정책은 장기적으로 우리를 더 해친다.’
도널드 트럼프: ‘엔비디아의 최첨단 블랙웰 칩은 미국 고객에게만 배정돼야 한다.’
용어 설명: 기사 이해를 위한 최소 개념
테크 스택(tech stack): 소프트웨어·하드웨어·도구·플랫폼 등 기술 구성요소의 집합을 뜻한다. 여기서는 AI 컴퓨팅을 지탱하는 미국 기술 기반 전반을 가리키는 표현으로 사용됐다.
블랙웰(Blackwell) 칩: 기사에서 ‘엔비디아의 가장 첨단 칩’으로 지칭된 명칭이다. 세부 사양은 본문에 제시되지 않았으며, 맥락상 최신형 AI 반도체 라인업을 설명하는 용어로 쓰였다.
수출 라이선스: 특정 제품을 해외로 판매·이전하기 위해 필요한 정부의 사전 승인을 가리킨다. 본문에서는 미국 정부의 대중(對中) 수출 허가를 의미한다.
분석과 시사점
황 CEO의 메시지는 시장 접근성과 안보·정책 사이의 긴장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그는 ‘개발자 생태계’를 승패의 분기점으로 제시하면서, 중국 개발자 기반을 배제하는 선택이 장기적으로 미국의 이익에 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는 플랫폼 지배력이 하드웨어 성능 못지않게 ‘누가, 어디서, 무엇으로 개발하느냐’에 좌우된다는 관점을 반영한다.
동시에 본문은 미국 행정부의 정책 기조가 최첨단 반도체 접근을 둘러싼 경계를 어떻게 설정하려는지를 보여준다.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고객 독점’과 ‘가장 첨단은 제외’라는 레드라인은, 기술 격차 유지를 목표로 한 선별적 허용의 가능성을 시사한다. 이러한 방향성은 회사의 글로벌 영업 전략과 개발자 생태계 확대 전략 간 충돌을 피할 수 없게 만든다.
엔비디아가 중국 판매용 수출 라이선스를 신청하지 않았다는 대목은, 현지 정책 환경과 기업 전략의 상호작용을 드러낸다. 중국 시장 배제라는 환경이 지속될 경우, 황이 지적한 ‘개발자 확보’의 기회비용이 커질 수 있다는 문제의식이 읽힌다. 반대로, 정책 리스크를 피하려는 보수적 접근은 단기적으로 규제 불확실성을 줄이는 효과를 낼 수 있다.
결국 본문은 세 가지 축을 부각한다. 첫째, 패권 경쟁의 맥락에서 ‘누가 AI를 더 잘 만들고, 더 널리 배포하느냐’의 문제. 둘째, 시장과 정책이 충돌할 때 기업이 취할 수 있는 선택지의 제약. 셋째, 개발자 생태계라는 보이지 않는 네트워크 우위가 최종 승패를 좌우할 수 있다는 시각이다. 이 세 축은 모두 기사 내 인용과 서술에서 직접적으로 드러난다.
종합하면, 황의 발언은 세계 개발자 기반을 포섭하는 개방 전략의 중요성을 역설하면서, 미국 정책이 첨단 반도체의 대외 접근에 대해 엄격한 경계를 유지하려는 백악관의 신호와 정면으로 교차한다. 누가 ‘승리’할지 단정할 수는 없지만, 기사에 담긴 인용만으로도 AI 경쟁의 승부처가 ‘칩 성능’과 ‘개발자 생태계’의 교차점에 있음을 명확히 확인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