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발 글로벌 자본시장 동향—글로벌 사모펀드들이 지난 수년간 관망하던 중국 시장으로의 복귀를 저울질하고 있다. 밸류에이션(평가가치) 하락과 투자자들의 미국 자산 비중 축소가 맞물리면서 기회 요인이 커졌다는 것이 업계 대표들의 공통된 진단이다. 이 같은 발언은 수요일(현지시간) 홍콩에서 열린 회의장에서 나왔다.
2025년 11월 5일,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다수의 글로벌 사모펀드(PE) 파트너들이 중국 투자 재개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핵심 배경으로는 달러 자산에 대한 투자자들의 과대배분 인식과, 그에 따른 아시아로의 리밸런싱이 지목됐다.
이날 EQT 아시아의 회장 장 에릭 살라타(Jean Eric Salata)는 홍콩에서 열린 Global Financial Leaders’ Investment Summit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특히 미국 외 지역 투자자들은 자신들이 달러 자산에 과대배분돼 있다고 느낀다.”
살라타는 또한 이 같은 분산과 리밸런싱의 ‘큰 수혜자’는 아시아, 특히 홍콩과 중국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달 스웨덴 본사의 신임 이사회 의장 후보로 지명된 바 있다.
중국 시장의 역풍은 적지 않았다. 지난 몇 년 사이 경제 둔화, 지정학적 위험, 규제 강화가 얽히면서 밸류에이션이 눌리고 엑시트(회수) 창구가 좁아졌다. 그 결과 다수의 글로벌 자금은 중국 노출을 줄이거나 관망으로 돌아섰다.
그러나 현장은 달라지고 있다는 신호를 낸다. PAG의 공동 창업자이자 CEO인 크리스 그레이델(Chris Gradel)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우리는 중국을 긍정적으로 본다. 사실 밸류에이션은 싸고, 부채 비용도 낮다. 경쟁은 거의 0에 가깝고, 훌륭한 기업들도 있다.”
워버그 핀커스의 CEO 제프리 펄먼(Jeffrey Perlman)도 비슷한 맥락에서,
“우리의 많은 동료들이 중국과 아시아에서 다소 물러나 있었지만… 기회의 성격은 지속될 것이라고 본다.”
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난 몇 년의 도전은 밸류에이션이 ‘리셋’됐다는 점이었다. 이제 상대가치 측면에서 리셋이 진행된 만큼, 상당히 매력적이 되고 있다.”
고 평가했다.
거래 흐름의 변화도 감지된다. 딜로직(Dealogic) 집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중국 기업을 대상으로 한 PE 거래 규모는 250억 달러로, 이미 2024년 연간 규모를 넘어섰고 2021년 이후 최고치에 이를 전망이다. 이는 가격 매력과 경쟁 약화라는 조합이 거래 성사에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상징적 사례도 등장했다. 스타벅스는 이번 주 초 중국 사업 지배지분을 현지 사모펀드 보유캐피털(Boyu Capital)에 매각한다고 발표했다. 입찰 과정에는 글로벌 및 지역 펀드 20곳 이상이 관심을 표명했다고 복수의 소식통이 전했다.
미국 비중 축소와 아시아로의 자금 재배분이 복귀 논의의 또 다른 축이다. 보도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직후 1월 강경한 무역전쟁을 시작한 이후, 고객들이 미국 자산에 대한 과도한 익스포저에서 대안 탐색으로 선회하면서 해외 자금은 새로운 투자 지시를 받았다.
워버그 핀커스의 펄먼은 이와 관련해,
“그 결과 전체 자산배분의 약 5%~7% 정도가 달라졌다. 펀드들은 ‘초예외적(hyper exceptional)’ 수준에서 ‘예외적(exceptional)’ 수준으로 보유를 낮추는 조정을 진행했다.”
고 말했다. 그는 또,
“미국에서 빠져나온 자본은 아시아로 유입될 수 있다.”
고 덧붙였다.
용어 풀어보기
사모펀드(Private Equity, PE)는 비상장 또는 상장기업의 지분을 비공개로 취득해 기업가치를 높인 뒤 매각이나 상장 등으로 수익을 실현(엑시트)하는 투자 방식이다. 일반적으로 장기·비유동 특성이 강하고, 거버넌스 개선, 사업 재편, 재무 구조 최적화 등을 통해 가치 창출을 추구한다.
밸류에이션 리셋은 시장 환경 변화로 인해 기업 가치평가의 기준점이 재조정되는 현상을 뜻한다. 이는 가격 하락과 할인율 확대로 나타나며, 진입가가 낮아지는 반면, 회수 시점의 불확실성은 커질 수 있다. 엑시트 제한은 IPO 창구 둔화나 전략적 매각 수요 위축 등이 겹칠 때 발생한다.
이번 발언의 함의와 전략 포인트
첫째, 가격의 매력과 경쟁 강도의 약화는 사모펀드가 선호하는 환경을 조성한다. 딜 소싱과 실사에서의 우위 확보, 구조화 금융을 통한 리스크 관리 등 활동가형 밸류업 전략이 비교적 수월해질 수 있다. 둘째, 미국 자산 비중 조정(5%~7%)은 소폭처럼 보이지만, 대형 기금의 절대 금액을 고려하면 아시아 대형 딜 파이프라인에 체감 유동성을 공급할 수 있다. 셋째, 홍콩은 국제 자본과 중국 본토를 잇는 브리지로서, 거래 구조의 법·세무·상장 트랙 측면에서 여전히 허브 기능을 수행한다.
넷째, 규제·지정학 변수는 여전히 핵심 위험 요인이다. 따라서 섹터 선택(내수 중심, 규제 친화 업종)과 지분·부채 혼합 구조(예: 메자닌), 현지 파트너십의 내재화가 중요하다. 다섯째, 밸류에이션 리셋이 상대가치 측면에서 매력을 높였다는 지적은, 리스크 대비 기대수익(Risk-Adjusted Return) 프레임에서 체계적 접근—거버넌스 개선 여지, 현금흐름 가시성, 회수 경로의 다각화—를 전제한다.
현장 발언 요지 정리
• 과대배분된 달러 자산에서 아시아(홍콩·중국)로의 리밸런싱이 가속될 수 있다는 진단(살라타, EQT 아시아).
• 밸류에이션·부채 비용이 낮고 경쟁 강도가 약화된 중국에서의 딜 매력(그레이델, PAG).
• 밸류에이션 리셋 이후 상대가치 매력 회복(펄먼, 워버그 핀커스).
• 연중 누적 250억 달러 규모의 중국 PE 거래—2024년 연간 상회, 2021년 이후 최고 전망(딜로직).
• 스타벅스 중국 지배지분의 보유캐피털 매각 발표—20곳 이상의 펀드가 입찰 관심.
관전 포인트는 ‘가격·경쟁·유동성’의 3요소가 동시에 우호적으로 맞물리느냐에 달려 있다. 가격(밸류에이션)은 이미 조정됐고, 경쟁은 퇴조했으며, 유동성은 미국 비중 축소가 일부 보완할 수 있다. 반면 거시·정책·지정학의 상호작용은 여전히 주기적 변동성을 야기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스텝인(step-in) 전략(점진적 투입), 섹터 바스켓 접근, 다중 회수 트랙(전략적 매각, IPO, 세컨더리)을 염두에 둔 옵션가치 중심 설계가 요구된다.
결국, 중국 복귀를 모색하는 글로벌 사모펀드의 판단 기준은 명확하다. 가격 메리트, 경쟁 구도, 현지 파트너십, 회수 가시성을 체계적으로 점검하면서, 아시아—특히 홍콩과 중국을 향한 자본 재배분 흐름에 정렬하는 것이다. 당장의 결론보다 중요한 것은, 조정 국면에서의 준비 정도가 향후 딜 성과의 분기를 결정한다는 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