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데이터센터 붐, 자금조달을 뒤흔드는 다섯 가지 ‘부채 핫스폿’

런던발 AI 열풍이 글로벌 증시를 사상 최고치로 끌어올렸지만, 그 혁신을 구동할 데이터센터 건설·확장 자금은 점점 더 복잡한 부채 구조로 조달되고 있다. 투자자들은 이 자금 흐름 속에서 버블의 징후가 있는지 촘촘히 들여다보고 있다다.

2025년 11월 5일,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이번 사이클은 1990년대 말 닷컴 버블과 달리 이미 이익을 내고 현금이 두텁고 사업 논리가 분명한 기업이 주도하고 있다는 점을 열성론자들이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영란은행을 포함한 일부 관측자들은 불투명하고 거래가 어려운 비유동성 자산이 분포한 금융시스템 일부에서 위험이 축적되고 있다고 경고한다.

다음은 AI 데이터센터 공간 확보 경쟁을 뒷받침하는 부채의 다섯 가지 핵심 축을 수치로 보여주는 항목들이다.

주목

1) AI 관련 투자등급 차입, 기록적 폭발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자료에 따르면, 2025년 9~10월 두 달 동안 AI에 집중하는 빅테크가 발행한 미국 투자등급 회사채$75억0이 아니라 $750억(750억 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2015~2024년 연평균 발행액 $320억두 배를 훌쩍 웃돈 규모다.

해당 물량에는 메타$300억오라클$180억이 포함됐다. 여기에 알파벳(구글 모회사)이 월요일 발표한 신규 차입, 그리고 블룸버그가 최근 보도한 오라클의 Vantage 데이터센터와 연계된 $380억 규모의 고등급 대출까지 더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9~10월의 $750억올해 현재까지 발행된 미국 투자등급 부채 총액 $1.5조(1조 5천억 달러)의 5%에 불과하다. 바클레이즈AI 관련 기술 기업의 부채 발행2026년 신용시장 공급을 좌우할 핵심 결정 변수가 될 것이라고 내다본다.

자금 조달은 하이브리드(복합) 형태로도 진화하고 있다. 예를 들어 메타블루 아울 캐피털$270억 규모의 금융 계약을 체결해 자사 최대 데이터센터 프로젝트를 뒷받침하는데, 이때 부채를 자기 대차대조표 밖으로 유지하는 복합 구조를 활용했다. JP모건AI 연계 기업이 자사 투자등급 지수의 14%를 차지해, 미국 은행을 제치고 지배적 섹터가 됐다고 추정한다.

주목

2) 오라클: 주가는 ‘스타’, 신용위험은 상승

오라클 주가는 2025년 들어 54% 급등1999년 이후 가장 강력한 연간 랠리를 기록할 전망이다. AI가 견인한 매출 급증으로 오라클은 월가 최고 가치 기업군에 올라섰다.

그러나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 급등은 채권자들의 부도 헤지 비용이 뛰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는 곧 오라클의 부채 레버리지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커졌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3) AI 관련 ‘정크’본드의 등장 확대

디폴트 위험이 더 높지만 수익률도 높은 하이일드(정크) 채권 시장에도 AI 테마 발행이 본격 유입되고 있다. 지난달, 비트코인 채굴업체에서 데이터센터 운영사로 전환테라울프(TeraWulf)S&P 글로벌BB- 등급을 받은 $32억 규모 하이일드 본드를 발행했다. 또한 엔비디아가 지원하는 AI 클라우드 제공사 코어위브(CoreWeave)5월$20억의 하이일드 채권을 내놓았다.


4) 사모대출, AI 데이터센터 자금의 ‘그림자’ 역할 확대

은행이 아닌 투자사 등 비은행 금융기관이 기업에 빌려주는 사모대출(private credit)AI 데이터센터 자금조달에서 존재감을 확대 중이라고 UBS가 밝혔다. UBS는 AI 관련 사모대출 잔액2025년 초까지의 12개월 동안 거의 두 배로 늘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한다.

사모대출은 구조 설계의 유연성이 장점이나, 시장 변동기 거래가 어려운 경우가 많아 금융시장 스트레스를 증폭시킬 잠재력이 있다. 모건스탠리2028년까지 데이터센터 구축에 필요한 $1.5조 자금 중 절반 이상사모대출 시장이 공급할 수 있다고 추산한다.


5) ABS의 ‘리모델링’: 디지털 인프라 유동화

모건스탠리자산유동화증권(ABS)유동화 상품도 AI 산업 성장의 자금줄이 될 것으로 본다. 이는 대출·신용카드채권 같은 비유동성 자산—AI 맥락에서는 빅테크 임차인이 데이터센터 소유주에게 지급할 임대료 채권—을 묶어 거래 가능한 증권으로 바꾸는 구조다.

미국 ABS 전체 시장은 대략 $1.6조 규모이며, 이 중 디지털 인프라5%(약 $800억)에 불과하지만, BofA에 따르면 해당 부문은 불과 5년이 채 안 되는 기간에 8배 이상 확대됐다. BofA는 데이터센터가 이 시장의 64%담보하고 있으며, 데이터센터 신축을 주동력으로 내년 말까지 $1,150억 수준으로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

ABS는 표준화된 금융기법이지만, 2008년 금융위기 당시 다수 상품이 부실대출·극도로 비유동적이고 복잡한 자산을 기초로 했던 전례 때문에 주의의 시선을 받는다.


핵심 맥락과 시사점

이번 AI 데이터센터 붐은 기업 실적과 현금흐름이 뒷받침된다는 점에서 과거 거품과 구별되지만, 자금조달의 다층화·복합화가시성을 떨어뜨리고 유동성 위험을 키울 수 있다. 투자등급 본원에서 하이브리드·사모대출·ABS로 확장되는 구조는 평상시엔 효율적일 수 있으나, 시장 스트레스 국면에서는 가격발견 지연·스프레드 급등·기초자산 가치 변동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할 여지가 있다다.

특히 오프-밸런스 구조(부외금융), 데이터센터 임대료 현금흐름을 기초로 한 유동화, 그리고 사모대출의 비공개성은 정보 비대칭을 확대할 수 있다. 반대로 보면, 빅테크의 장기 임차·사용 약정은 안정적 캐시플로우로 작용해 신용보강 역할을 할 수도 있다. 결과적으로, 거래구조의 투명성, 만기구조와 상환원천, 계약상 보호조항이 리스크 관리의 관건으로 부상한다.


용어·배경 설명

투자등급 채권: 신용평가사 기준으로 ‘BBB-’ 이상 등급의 회사채를 말한다. 일반적으로 디폴트 위험이 낮고 금리가 낮다.

하이일드(정크) 채권: 투자등급 미만(BB+ 이하)의 회사채로, 높은 수익률을 제공하지만 부도 위험이 상대적으로 크다.

신용부도스와프(CDS): 특정 채권의 부도 위험을 전가하기 위한 파생상품으로, 프리미엄 상승은 기초 채권의 신용위험이 커졌음을 시사한다.

사모대출(Private Credit): 은행이 아닌 자산운용사·사모펀드 등 비은행기관이 직접 기업에 제공하는 대출로, 맞춤형 구조가 가능하지만 유동성이 낮을 수 있다.

자산유동화증권(ABS): 대출·임대료·카드채권 등의 현금흐름을 묶어 발행하는 증권. AI 맥락에선 데이터센터 임대료가 기초자산이 될 수 있다.

오프-밸런스(부외) 구조: 프로젝트 회사(SPV) 등을 활용해 차입을 모회사 재무제표에서 분리하는 방식으로, 레버리지 인식과 공시 투명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정리 글로벌 자본시장에서 AI 데이터센터투자등급 회사채부터 정크본드, 사모대출, ABS까지 전방위적으로 자금을 흡수하고 있다. 메타·오라클·알파벳 등 빅테크와, 코어위브·테라울프 같은 신흥 플레이어가 중심에 서 있으며, BofA·바클레이즈·JP모건·UBS·모건스탠리 등 주요 기관의 수치가 이를 뒷받침한다. 기회와 위험의 균형을 가늠하려면, 부채 구조의 복잡성, 기초현금흐름의 질, 유동성 및 만기 리스크를 종합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