란제리 제조업체 빅토리아스 시크릿의 주요 주주인 BBRC 인터내셔널이 이사회 개편을 공식 요구하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BBRC는 화요일 성명을 통해 이사회 의장 도나 제임스의 해임을 촉구하고, 자사 창업자인 브렛 블런디에게 이사회 의석을 부여할 것을 요청했다다.
2025년 11월 4일,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빅토리아스 시크릿 주가는 이날 오후장에 1.5% 하락했다. 투자자들은 BBRC의 공개 요구와 회사의 대응을 주시하며 지배구조 변동 가능성을 가격에 반영하는 모습이다.
회사 측은 브런디의 이사 후보 자격과 BBRC가 제시한 기타 요구 사항을 면밀히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BBRC는 2022년부터 빅토리아스 시크릿에 투자해 온 주주로, 지난 2년간 이사회 변화를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다고 회사는 덧붙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호주 출신 억만장자이자 사모투자사 창업자인 블런디가 투자자들에게 보낸 서한의 존재를 처음 보도했다. 해당 서한은 현재 공개되어 있으며, BBRC의 요구와 논리를 요약하고 있다.
시장 데이터 제공업체 LSEG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BBRC는 빅토리아스 시크릿 지분 약 12.9%를 보유하고 있어 회사의 두 번째로 큰 주주다. 이는 단일 주주로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수준으로 평가된다.
올해 5월, 블런디가 이끄는 BBRC가 지분을 추가로 확대하자 빅토리아스 시크릿은 주주권리계획(일명 포이즌 필)을 도입했다. 이 조치는 특정 주주가 단기간에 경영권을 위협할 정도로 지분을 늘리는 것을 억제하는 장치로 알려져 있다.
블런디의 공개 서한에는 다음과 같은 주장과 압박 메시지가 담겼다.
“나의 이사회 합류는 회사의 핵심 공백을 메우고, 시장 신뢰를 제고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이사회가 입장을 재고하고 선의로 진정성 있게 협의하려는 태도를 보이지 않는다면, BBRC는 내년 정기 주주총회에서—더 이른 시점이 될 수도 있다—이사 교체를 추진할 것이다.”
빅토리아스 시크릿은 블런디의 이사 후보 자격과 관련해 회사가 제기한 질문들에 그가 답하지 않은 점이 “유감스럽다”고 밝히면서도, BBRC의 요구와 관련한 대화는 이어가겠다고 했다.
한편, 6월에는 행동주의 투자자이자 뉴욕 기반 헤지펀드인 배링턴 캐피털 그룹도 회사에 이사회 개편과 “포이즌 필” 계획의 종료를 요구한 바 있다. 이는 동일 사안에 대해 복수의 주주가 공세를 취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핵심 용어 해설 및 맥락
주주권리계획(포이즌 필)은 특정 주주 또는 집단이 대량의 주식을 매입해 경영권을 위협할 경우, 기존 주주들에게 유리한 조건의 신주 또는 권리를 부여해 지분 희석을 야기함으로써 적대적 인수나 경영권 장악 시도를 어렵게 만드는 방어장치다. 일반적으로 비우호적 M&A 시도 억제에는 효과적이지만, 정당한 지배구조 개선 요구까지 차단한다는 비판도 따른다.
행동주의 투자자는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 이사회 구성, 자본배분, 전략 방향 등 구조적 변화를 공개적으로 요구하는 투자자를 의미한다. 헤지펀드는 다양한 전략으로 수익을 추구하는 사모형 투자펀드로, 때로는 주주서한·의결권 대결·소송 등 적극적 수단을 활용한다. 이러한 활동은 기업 지배구조의 투명성 제고와 주주가치 향상을 도모할 수 있으나, 단기성과 중심의 압박이라는 반론도 존재한다.
지배구조와 시장에의 함의
이번 사안은 두 번째로 큰 주주가 이사회 의장 교체와 자사 창업자의 이사회 입성을 직설적으로 요구했다는 점에서 지배구조 변화 가능성을 크게 부각시킨다. 회사는 후보 자격 심사와 대화 지속이라는 절충적 태도를 보였고, BBRC는 정기 주주총회(차기 연례 총회)에서의 이사 교체 시도까지 예고했다. 통상 이러한 국면에서는 주주들과의 소통 강화, 중장기 전략 재확인, 자본배분 원칙 점검이 병행되며, 경우에 따라서는 보드 시트 확대나 위원회 개편 같은 절충안이 모색되기도 한다.
가격 측면에서 주가의 1.5% 하락은 단기적으로 불확실성 프리미엄이 반영된 결과로 해석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지배구조 이슈는 불확실성 확대와 변동성 증가로 이어지지만, 실질적 개선이 이뤄질 경우 후행적 재평가가 발생할 여지도 있다. 다만 현재로서는 회사의 검토와 주주 간 협의가 진행 중이므로, 향후 공시와 공식 성명이 방향성을 가늠할 주요 단서가 될 전망이다.
또한 올해 5월의 포이즌 필 도입과 6월의 배링턴 캐피털 요구는, 빅토리아스 시크릿이 동일 주제(이사회 개편·권리계획)를 놓고 복수 이해관계자의 상반된 압박을 받고 있음을 보여준다. 기업은 단기 방어와 장기 경쟁력 제고 사이 균형점을 찾아야 하며, 이는 독립성·전문성·다양성을 갖춘 이사회 구성과 일관된 전략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시장 신뢰를 확보하는 문제와 직결된다.
타임라인 정리
• 2022년: BBRC, 빅토리아스 시크릿에 투자 시작(주요 주주로 부상).
• 지난 2년: BBRC, 지속적으로 이사회 변화 요구.
• 2025년 5월: BBRC가 지분을 추가 확대하자 회사가 주주권리계획(포이즌 필) 도입.
• 2025년 6월: 배링턴 캐피털 그룹, 이사회 개편과 포이즌 필 종료 요구.
• 2025년 11월 4일: BBRC, 도나 제임스 의장 교체 및 브렛 블런디 이사회 입성 공식 요구. 회사는 실망을 표하면서도 대화 지속 입장 확인.
현 시점에서 빅토리아스 시크릿은 블런디의 이사 후보 적합성과 BBRC의 추가 요구를 검토하고 있으며, BBRC는 차기 정기주주총회에서의 표 대결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이해관계자들의 입장 변화와 협의 결과가 확인되는 대로, 회사의 지배구조와 전략 방향에 중대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