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른스타인 리서치가 아일랜드 초저가항공사 라이언에어 홀딩스(Ryanair Holdings Plc, IR:RYA)에 대한 투자의견을 ‘아웃퍼폼(Outperform)’에서 ‘마켓 퍼폼(Market-perform)’으로 하향했다고 밝혔다. 이번 조정은 운영상의 약점 때문이 아니라, 주가가 공정가치에 근접한 데 따른 밸류에이션 부담을 반영한 결정이다.
2025년 11월 4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버른스타인은 라이언에어 주가가 연초 이후 40% 이상 상승해 이제는 공정가치에 근접했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12개월 목표주가를 28유로(€28)로 제시했는데, 이는 현 종가 27.29유로 대비 상승 여력이 약 3%에 불과하다는 판단이다.
애널리스트 알렉스 어빙(Alex Irving)과 앙투안 마드르(Antoine Madre)는 이번 하향 조정이 “철저히 밸류에이션(valuation) 요인”에 기인한 것이라며, 라이언에어의 실행력과 사업 운영은 여전히 견조하다고 강조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라이언에어는 비용 통제를 이어가고 있으며, 견조한 잉여현금흐름(Free Cash Flow)을 창출해 배당과 자사주 매입을 통해 주주에게 자본을 환원하고 있다. 버른스타인은 이러한 기본 체력 자체는 훼손되지 않았고 오히려 강점으로 반영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프리미엄 밸류에이션이 이제는 이러한 강점을 상당 부분 이미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시 말해, 펀더멘털이 좋더라도 현재 주가에서 추가적인 재평가 여지는 제한적이라는 해석이다.
버른스타인은 “오늘도 흥미로운 투자처로 남기 위해서는, 주가가 30유로(€30)+로 갈 수 있는 경로를 믿어야 한다”고 밝히며, 이를 위해서는 향후 몇 년간 승객당 순이익(net income per passenger)이 약 13유로 수준에 도달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이 수치는 “가능성은 있으나 확실하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버른스타인은 라이언에어가 유럽에서 가장 높은 수익성과 재무안정성을 갖춘 항공사라는 점을 재확인했다. FY2026회계연도 순이익률은 약 15%로 추정되며, 2026년 3월까지 순현금이 약 23억 유로(€2.3bn)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추가적인 주가 상승은 단위경제(unit economics)의 새로운 단계적 개선이 나타나거나, 혹은 밸류에이션 멀티플의 상향이 있어야 가능하다고 봤다. 현재 조건만으로는 상방 여력이 크지 않다는 의미다.
아울러 버른스타인은 유럽 다수 항공사들이 장기 평균 멀티플 대비 할인 거래되는 반면, 라이언에어는 주가수익비율(P/E) 기준 프리미엄에, EV/EBIT 기준으로도 폭이 좁은 할인에 머물러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향후 멀티플 재평가(re-rating) 여지가 제한적임을 시사한다.
주주환원 전망과 관련해, 버른스타인은 향후 5년 동안 라이언에어가 시가총액의 약 28%를 투자자에게 환원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인터내셔널 에어라인스 그룹(International Airlines Group, IAG)의 약 47% 예상치와 비교된다. 보고서는 최근 라이언에어 랠리로 수익을 거둔 투자자라면, “유사한 질의 기업이면서도 더 높은 현금 환원을 제공”하는 IAG로의 스위칭을 검토할 것을 제안했다.
한편, 투자의견 하향에도 불구하고 버른스타인은 라이언에어가 유럽 항공사 가운데 “가장 안전한 투자처 중 하나”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회사는 여전히 강한 수요, 온라인 여행사(OTA) 유통 채널의 복원, 그리고 구조적으로 공급이 제약된 시장 환경의 수혜를 보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보고서는 “밸류에이션이 현실을 따라잡았다”고 덧붙이며, 신규 매수는 승객당 이익의 추가 상승과 프리미엄 멀티플의 지속이라는 두 조건을 모두 믿을 수 있을 때 정당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용어와 맥락 해설
• ‘마켓 퍼폼(Market-perform)’의 의미
마켓 퍼폼은 대략적으로 시장 수익률에 부합하는 성과를 예상한다는 중립적 견해를 뜻한다. 반면 아웃퍼폼은 시장 대비 초과 수익을 기대할 때 부여된다. 버른스타인의 이번 하향은 펀더멘털 악화가 아니라 밸류에이션 부담을 반영한 성격으로, 리스크/리턴 프로파일이 균형 수준에 근접했다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
• 프리미엄 멀티플과 재평가 여지
버린스타인이 언급한 P/E와 EV/EBIT은 기업가치를 이익창출력과 비교하는 대표적 지표다. P/E 프리미엄은 시장이 라이언에어의 질 높은 수익성·재무 안전성에 추가 가치를 부여하고 있음을 시사하나, 동시에 멀티플 확장을 통한 추가 상승 여지가 작을 수 있음을 의미한다. EV/EBIT에서의 좁은 할인 또한 유럽 항공사 전반의 할인 국면 대비 상대적 고평가에 가까운 위치를 암시한다.
• 단위경제학과 승객당 순이익
단위경제(unit economics)는 항공권 한 좌석/한 승객 단위에서의 수익성과 비용 구조를 말한다. 버른스타인은 주가 30유로+ 시나리오의 관건으로 승객당 순이익 13유로 수준을 제시했다. 이는 요금, 탑승률, 보조수익(수하물·좌석지정·기내판매 등), 연료·정비·인건비 등 다양한 변수의 결합 결과로, 가능하지만 확실하진 않은 경로로 평가됐다.
• 수요·공급 구조
보고서는 강한 항공 여행 수요와 온라인 여행사(OTA) 채널의 복원, 그리고 구조적으로 제약된 공급을 라이언에어의 추세적 호재로 꼽았다. 공급 제약은 항공기 인도 지연, 조달비용, 인력·정비 역량 등 복합 요인으로 형성되며, 통상 운임과 마진 방어에 우호적으로 작용한다.
투자자 체크포인트
1) 밸류에이션 한계: 연초 이후 40%+ 상승으로 상대가치 프리미엄이 이미 반영됐다는 평가다. 목표주가 28유로와 현 종가 27.29유로 간 3% 남짓의 여지는 리스크 대비 매력이 크지 않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2) 펀더멘털의 탄탄함: 비용 통제, FCF 창출, 배당·자사주 매입 등 주주친화 정책은 지속되고 있다. FY2026 순이익률 15%, 2026년 3월 순현금 23억 유로 전망은 재무 안전판 역할을 한다.
3) 추가 상승 조건: 주가 레벨업에는 단위경제의 추가 개선 또는 멀티플 확장이 필요하다. 보고서는 특히 승객당 순이익 13유로 달성의 가능성 대비 불확실성을 병기했다.
4) 포트폴리오 조정 아이디어: 라이언에어 랠리 수혜 투자자라면, IAG의 5년 누적 주주환원 47% 기대치를 감안해 상대적 현금환원 매력을 검토할 수 있다. 버른스타인은 “유사한 질의 기업, 더 높은 현금 환원”이라는 문구로 스위칭을 제안했다.
결론적으로, 이번 평정 조정은 운영 실적의 약화가 아닌, 가격이 본질가치에 수렴했기 때문이라는 점이 핵심이다. 라이언에어는 여전히 유럽 항공업 내 최상위 질의 기업으로 평가되지만, 현 구간에서의 위험대비 보상은 중립에 가깝다는 판단이다. 추가 매수를 정당화하려면 승객당 이익의 구조적 상향과 프리미엄 멀티플의 지속이라는 이중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