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설탕 선물 가격이 숏커버링(공매도 환매) 수요에 힘입어 상승세를 이어갔다. 뉴욕 ICE 원당 #11 2026년 3월물(SBH26)은 +0.25센트(+1.73%) 올랐고, 런던 ICE 백설탕 #5 2025년 12월물(SWZ25)은 +8.10달러(+1.95%) 상승했다. 이로써 두 선물은 1주일 만의 최고가를 새로 썼다.
2025년 11월 4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최근 저점에 대한 반발 매수와 함께 공매도 포지션 환매가 이어지면서 가격이 지지되고 있다. 특히 지난주 후반 기록한 극단적 약세 구간 이후 기술적 반등이 동반되며, 단기 수급 균형이 개선되는 양상이 확인됐다는 평가다.
직전 주 목요일 뉴욕 원당 선물은 근월물 기준 5년 최저를, 런던 백설탕 선물은 약 4.75년 최저를 각각 기록했다. 배경에는 브라질의 높은 설탕 생산과 글로벌 공급 과잉(서플러스) 전망이 있었다. 10월 21일 Datagro는 브라질 센터-사우스(Center-South) 지역의 2026/27 설탕 생산이 전년 대비 +3.9% 증가한 사상 최대 4,400만 톤(44 MMT)에 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같은 맥락에서 10월 13일 BMI Group은 2025/26 시즌 글로벌 설탕 잉여 1,050만 톤(10.5 MMT)을, 10월 7일 Covrig Analytics는 글로벌 잉여 410만 톤(4.1 MMT)을 각각 예상했다.
현물 공급 여건을 좌우하는 브라질의 실제 생산 지표도 가격을 압박해 왔다. 브라질 설탕산업협회인 Unica는 직전 주 목요일 기준 10월 상반월 센터-사우스 지역 설탕 생산이 전년 동기 대비 +1.3% 증가한 248.4만 톤(2.484 MT)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사탕수수 분쇄 비중 중 설탕 배분은 48.24%로 전년 동기 47.33%에서 확대됐다. 누적 기준으로는 2025/26 시즌 10월 중순까지 센터-사우스 설탕 생산이 전년 대비 +0.9% 증가한 3,601.6만 톤(36.016 MMT)에 달했다.
인도의 수출 가능 물량 확대 가능성은 가격에 부정적으로 작용한다. 인도 기상청(IMD)은 9월 30일 기준 누적 몬순 강우량이 937.2mm로 정상치 대비 +8%, 최근 5년 중 가장 강한 몬순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6월 2일 인도 전국협동조합설탕연맹(NFCSF)은 2025/26 인도 설탕 생산이 전년 대비 +19% 증가한 3,490만 톤(34.9 MMT)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인도설탕제조협회(ISMA)가 밝힌 2024/25 생산 2,620만 톤(26.2 MMT)(전년 대비 -17.5%, 5년 최저) 이후 반등을 의미한다.
설탕 트레이더 Sucden의 최근 분석도 약세 요인이다. Sucden은 인도가 2025/26 시즌 에탄올 생산에 전용할 설탕 물량이 400만 톤(4 MMT) 수준에 그칠 수 있다고 봤다. 이는 국내 잉여를 충분히 흡수하기엔 부족하며, 결과적으로 인도 설탕공장이 최대 400만 톤까지 수출에 나설 가능성을 시사한다. 이는 이전 시장 기대치(약 200만 톤)를 상회하는 수치다. 인도는 세계 2위 설탕 생산국이다.
태국의 생산 회복세도 가격에 부담이다. 10월 1일 Thai Sugar Millers Corp는 태국의 2025/26 설탕 생산이 전년 대비 +5% 증가한 1,050만 톤(10.5 MMT)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앞서 5월 2일 태국 사탕수수·설탕위원회(OCSB)는 2024/25 설탕 생산이 전년 대비 +14% 증가한 1,000만 톤(10.00 MMT)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태국은 세계 3위 생산국이자 2위 수출국이다.
국제 기관 전망은 엇갈린다. 8월 29일 국제설탕기구(ISO)는 2025/26 시즌 글로벌 설탕 공급 부족 23.1만 톤(-231,000 MT)을 예상했다. 이는 2024/25의 -488만 톤(-4.88 MMT) 부족에서 부족 폭이 크게 줄어드는 그림이다. ISO는 2025/26 글로벌 생산이 전년 대비 +3.3% 증가한 1억8,060만 톤(180.6 MMT), 소비는 +0.3% 증가한 1억8,080만 톤(180.8 MMT)으로 각각 전망했다.
반면 5월 22일 미국 농무부(USDA)의 반기 보고서는 2025/26 글로벌 설탕 생산을 전년 대비 +4.7% 증가한 1억8,931.8만 톤(189.318 MMT)으로, 인간 섭취용 소비를 +1.4% 증가한 1억7,792.1만 톤(177.921 MMT)으로 각각 제시했다. 기말 재고는 +7.5% 늘어난 4,118.8만 톤(41.188 MMT)으로 예상했다. USDA 산하 외국농업국(FAS)은 브라질 2025/26 생산을 전년 대비 +2.3% 증가한 사상 최대 4,470만 톤(44.7 MMT), 인도는 +25% 증가한 3,530만 톤(35.3 MMT), 태국은 +2% 증가한 1,030만 톤(10.3 MMT)으로 각각 내다봤다. 기관별 추정치는 정의와 집계 범위 차이로 상이할 수 있다.
용어 설명과 시장 구조투자자 참고
– 원당 #11(Raw Sugar No.11)은 뉴욕 ICE에 상장된 원당(정제 전 설탕)의 대표 선물로, 전 세계 설탕 가격의 벤치마크 역할을 한다. 백설탕 #5(White Sugar No.5)는 런던 ICE에 상장된 정제 설탕 선물이다. 두 상품은 원재료-정제품 스프레드, 프리미엄 구조, 물류·관세 이슈 등에 따라 상이한 변동성을 보인다.
– 숏커버링은 하락에 베팅한 공매도 포지션이 손실 회피 또는 이익 실현을 위해 매수를 통해 포지션을 되갚는 행위를 말한다. 매수 유입이 단기적으로 가격 상승을 자극할 수 있으나, 펀더멘털(기초 여건) 개선과는 구별해야 한다.
– 센터-사우스는 브라질 사탕수수의 주산지로, 글로벌 설탕 수급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 이 지역의 사탕수수 분쇄물 배분(설탕 vs. 에탄올)은 국제 설탕-에탄올 상대가격, 브라질 연료 정책, 수출 물류 상황 등 복합 요인으로 움직인다.
시장 해설 및 시사점
단기적으로는 숏커버링과 기술적 반등이 가격을 떠받치고 있으나, 브라질·인도·태국의 공급 상향 신호가 유지되는 한 중장기 약세 압력은 잔존한다.
브라질의 설탕 배분률(48.24%)은 에탄올 대비 설탕 생산 유인이 여전함을 시사한다. 인도는 몬순 호조와 면적 확대에 힘입어 생산 정상화가 예상되고, 에탄올 전용 400만 톤 가정은 국내 잉여 흡수에 부족할 수 있다. 이는 수출 재개·확대 가능성으로 연결되어 국제 가격에 하방 압력을 가할 전망이다. 태국 역시 기상 개선에 따른 생산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기관 전망의 차이(ISO의 소폭 적자 vs. USDA의 생산·재고 확대)는 예측 방법론, 소비·공업용 정의, 원재료 전환, 재고 산정 등에 기인할 수 있다. 투자자 관점에서는 브라질 UNICA의 격월 보고, 인도 정부의 설탕·에탄올 정책(내수 가격 안정·수출 쿼터·혼합 의무), 태국 수확·분쇄 진행을 선제적으로 추적하는 것이 중요하다. 단기 가격은 기술적 수급, 중기 가격은 생산·정책, 장기 가격은 기후 사이클과 수요 구조에 좌우되는 경향이 있다.
거래 전략 측면에서는 최근의 반등이 저점 인식과 포지션 경감에 의해 발생했음을 고려해야 한다. 공급 반등이 실현될 경우 rallies-to-sell(반등 시 비중 축소) 전략을 고려할 수 있으나, 브라질 강우·분쇄 차질, 물류 병목, 에너지 가격 급변 등 리스크 이벤트는 단기 급등을 유발할 수 있다. 또한 원당 #11–백설탕 #5 스프레드와 설탕–에탄올 전환 경계가격은 헤지 전략 수립에 유의미한 시그널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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