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 달러화가 화요일 아시아 초반 거래에서 3개월래 최고치 부근에서 보합권을 유지했 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내 시각차가 부각되면서 투자자들이 단기 금리 인하 베팅을 축소한 가운데, 시장은 호주중앙은행(RBA)의 통화정책 회의를 앞두고 동결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 다.
2025년 11월 4일,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엔화는 이른 아시아 시각에 달러당 154.38엔으로 약세를 보이며 지난주 기록한 8개월 반 만의 저점에 근접했 다. 이로 인해 도쿄 당국의 구두 개입(jawboning)이 이어졌고, 환시 개입에 대한 경계감이 커졌 다.
연준 위원들은 연방정부 셧다운으로 공식 경제지표 공표가 중단된 가운데에서도 경제 상황과 위험 요인에 대한 상반된 견해를 계속 제시하고 있 다. 연준은 지난주 금리를 인하했지만, 제롬 파월 의장은 올해 추가 인하가 없을 수 있음을 시사했 다. CME 페드워치(FedWatch)에 따르면, 시장은 12월 금리 인하 확률을 일주일 전 94%에서 65%로 낮춰 반영하고 있 다.
이 같은 단기 기대의 후퇴는 달러를 밀어올렸다. 유로화는 0.11% 하락한 1.1506달러로 3개월래 저점 부근에 머물렀고, 파운드화는 1.312달러로 0.13% 내렸 다. 달러인덱스는 6개 주요 통화 대비 미달러 가치를 측정하는 지표로, 99.99(+0.1%)를 기록하며 3개월 최고에 올랐 다.
데이터 공백, 투자자를 혼란 속에 두다
미국 역사상 두 번째로 긴 연방정부 셧다운으로 정부발 경제지표가 멈춘 가운데, 투자자들은 이번 주 민간발 통계에 눈을 돌리고 있 다. 특히 ADP 민간고용과 같은 자료를 통해 미국 경기의 온도를 가늠하려는 움직임이 두드러진다.
월요일 발표된 공급관리협회(ISM) 제조업 지표 속 제조업체들의 체감 보고는 공장 부문의 부진을 재확인했 다. 신규 주문이 부진한 탓에 10월 미국 제조업은 8개월 연속 위축을 기록했다.
“셧다운 종료가 보이지 않는다. 이 사태가 길어질수록 경제적 파장은 커질 것”이라고 MUFG 전략가들은 분석했다.
MUFG는 또 “파월 의장은 시장이 연준을 인하로 몰아붙이는 듯한 인상을 피하고 싶어 할 가능성이 크다”며 “노동시장은 여전히 추가 인하의 근거를 제공하지만, 연준이 향후 몇 차례 회의에서 건너뛰기(skip)를 택할 위험도 있다”고 했다.
엔화, 개입 경계선 접근…BOJ의 점진주의에 시장 실망
파월 의장의 매파적(pivot) 기류는 일본은행(BOJ)이 지난주 동결을 유지한 시점과 맞물리며 엔화에는 불리하게 작용했 다. 우에다 가즈오 총재는 이르면 12월에도 인상 가능을 시사했지만, 시장은 점진적 접근에 다소 실망감을 드러냈 다. 현재 엔화 환율은 2022년과 2024년에 일본 당국이 개입에 나섰던 수준에 근접하고 있 다.
“지금 엔화는 거의 모든 잣대에서 매우 약하다”고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아시아태평양 마켓 총괄인 토머스 매튜스는 말했다.
그는 “투자자들은 여전히 다음 BOJ 회의에서의 인상 가능성을 일부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며 “연내 BOJ가 긴축에 나서지 않는다면 — 아마 그럴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 엔화의 단기 경로는 더 약세일 공산이 크다”고 덧붙였다.
스포트라이트: RBA
호주달러(AUD)는 RBA 회의를 앞두고 0.6535달러로 보합권을 유지했 다. 연초 대비 약 6% 상승한 상태다. 시장은 RBA가 정책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보는데, 이는 3분기 기대보다 강한 인플레이션이 나타나면서 건설·서비스 비용이 예상만큼 둔화하지 않았기 때문이 다.
예상보다 강한 물가 흐름은 단기 인하 가능성을 사실상 닫았고, 완화 사이클 개시 시점에 대한 의구심을 키웠 다. 현재 시장은 2026년 중반까지 단 1회 인하만을 가격에 반영하는 수준으로 기대를 크게 낮췄 다.
커먼웰스뱅크 오브 오스트레일리아의 시드니 소재 수석 이코노미스트 크리스티나 클리프턴은 지난주 강한 물가 지표 이후 RBA가 더 매파적인 톤으로 선회할 것으로 내다봤 다.
클리프턴은 “RBA의 매파적 코멘트 또는 인플레이션 전망 상향은 시장의 금리 인하 베팅 일부를 되감기게 할 것”이라며 “AUD/USD에 지지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용어 해설과 맥락
달러인덱스(DXY): 미 달러를 유로, 엔, 파운드, 캐나다달러, 스웨덴크로나, 스위스프랑 등 6개 통화 바스켓 대비로 산출한 지수다. 수치가 오르면 달러의 광의의 강세를 뜻한 다.
매파(Hawkish) vs. 비둘기(Dovish): 매파는 물가 안정을 위해 금리를 인상하거나 높은 수준을 선호하는 기조, 비둘기는 성장·고용을 위해 완화적 정책을 선호하는 기조를 의미한 다. 기사에서의 “매파적 피벗”은 추가 인하에 신중해진 변화를 가리킨 다.
구두개입(Jawboning): 당국자가 발언을 통해 환율 기대를 조정하려는 시도로, 실제 시장 매수·매도를 수반하는 직접 개입과 구별된다.
ADP 민간고용: 민간 급여업체 ADP가 집계하는 비정부 고용지표로, 미국 고용보고서의 선행 지표로 활용된다. 정부 셧다운 시기에는 대체 데이터로 주목받는다.
ISM 제조업지수: 공급관리협회가 제조업의 확장·위축을 파악하는 월간 설문지표다. 지수가 기준선 아래면 위축을 뜻하며, 본문에서는 8개월 연속 위축이 보고됐 다.
CME 페드워치: 금리선물 가격을 토대로 시장 참여자의 연준 결정 확률을 추정하는 도구다. 기사에서 12월 인하 확률이 94% → 65%로 하향됐다는 언급이 이에 해당한 다.
시장 해설 및 실무적 시사점
현재 데이터 공백 속에서 연준 위원 간 메시지 엇갈림이 확대되면 정책 경로 불확실성이 높아져 달러 변동성이 커질 수 있 다. 연내 추가 인하에 대한 가격 반영 축소는 달러에 지지적이나, 민간지표가 급약화될 경우 금리 기대가 다시 선회할 여지가 존재한 다.
엔/달러는 과거 당국 개입선으로 여겨지는 레벨에 근접했다. 일본은행이 정책 정상화를 가시화하지 못할 경우 상방(달러 강세/엔 약세) 리스크가 잔존한다. 반대로 신뢰성 있는 긴축 시그널이 나온다면 개입 없이도 변곡이 가능하 다.
호주달러는 물가 서프라이즈로 단기 완화 기대가 약화되며 상대 강세를 보였 다. RBA가 매파적 톤을 채택하거나 물가 경로를 상향할 경우, 시장의 인하 베팅 되감기가 추가로 진행되며 AUD/USD의 하방 완충이 예상된 다.
투자 실무 측면에서, 민간 대체지표(ADP, 기업서베이) 발표일과 중앙은행 커뮤니케이션 일정에 주목할 필요가 있 다. 셧다운이 장기화하면 정보 비대칭이 커져 이벤트 드리븐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으므로, 포지션 크기 관리와 옵션 헤지가 유효한 선택지로 거론된 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