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Starbucks)가 보유 캐피털(Boyu Capital)과 손잡고 중국 내 스타벅스 매장 운영을 맡을 합작법인을 설립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결정은 중국 사업의 구조를 현지 파트너와 공동으로 재편해 실행력을 강화하고 비용 구조를 유연화하려는 움직임으로 주목된다.
2025년 11월 3일, CNBC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합의 조건에 따라 대체자산 운용사인 보유 캐피털은 합작법인의 최대 60% 지분을 확보하기 위해 스타벅스에 약 40억 달러를 지급한다. 스타벅스는 40%의 지분을 보유하며, 합작법인에 자사 브랜드와 지적재산권(IP)을 지속적으로 라이선스할 수 있는 권한을 유지한다.
이번 발표는 전략적 파트너십을 포함한 다양한 선택지를 수개월간 검토한 끝에 나왔다. 스타벅스는 자사의 중국 사업 가치를 130억 달러를 상회한다고 평가했다. 이 평가는 합작법인의 지배지분 매각에서 발생하는 가치에 더해, 스타벅스가 보유하는 잔여 지분의 가치와 향후 합작법인이 회사에 지급할 지속적인 라이선스 수수료의 가치를 합산한 결과라는 설명이다.
“스타벅스는 중국 사업을 130억 달러 초과로 평가한다. 이 평가는 합작법인 지배지분의 매각 대금, 회사가 보유하는 잔여 지분 가치, 그리고 장래 라이선스 수수료를 합산한 것”
중국 저장성의 항저우에 위치한 한 스타벅스 매장(2025년 10월 30일, 목요일). 사진: Long Wei | Feature China | Future Publishing | Getty Images
중국 시장에서의 궤적
스타벅스는 1999년 중국에 첫 매장을 열었다. 이후 2015년에는 중국이 미국에 이어 스타벅스의 두 번째로 큰 시장으로 부상했다. 현재 스타벅스는 중국 전역에 8,000개 이상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동안 스타벅스의 중국 매출은 크게 위축됐다. 초기에는 팬데믹과 관련한 정부의 방역 제한 여파가 컸고, 이후에는 시장 내 경쟁 심화가 영향을 확대했다. 특히 루이싱커피(Luckin Coffee)는 매장 수에서 스타벅스를 추월했고, 더 낮은 가격대의 음료로 현지 소비자들을 대거 흡인하며 점유율을 넓혔다.
스타벅스 경영진은 중국 시장의 장기 성장성에 대해 낙관적 견해를 지속적으로 표명해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 부문의 부진은 최근 회사 전체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해 왔다. 이번 합작법인 전환은 이러한 실적 변동성을 완화하고 현지 적응력을 높이려는 포석으로 읽힌다.
미국 기업의 중국 전략 재점검
수십 년 동안 막대한 인구와 고성장 경제는 중국을 미국 기업들에 매우 매력적인 시장으로 만들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경제 성장 둔화와 토착 브랜드의 경쟁력 강화가 겹치며, 다수 기업이 현지 전략을 재점검하고 있다.
올해 초, 버거킹의 모회사인 레스토랑 브랜즈 인터내셔널(Restaurant Brands International, RBI)은 부진한 중국 사업을 TFI 아시아 홀딩스로부터 인수해, 추후 다른 운영사에 매각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반면 맥도날드는 2년 전 중국 법인의 소수지분을 20%에서 48%로 확대하며, 향후 시장 성장의 과실을 보다 크게 공유하려는 전략을 택했다.
용어 정리: 합작법인·대체자산·라이선스
합작법인(JV)은 두 기업 이상이 공동 출자해 설립, 운영하는 별도 법인을 뜻한다. 지분율에 따라 의사결정권과 수익 배분 구조가 달라진다. 이번 사례에서 보유 캐피털은 최대 60%의 지분으로 경영 영향력을 확보하고, 스타벅스는 40%를 보유한다.
대체자산 운용사는 전통적 주식·채권 외에 사모주식(PE), 벤처, 부동산, 인프라 등 비전통 자산에 투자·운용하는 기관을 말한다. 보유 캐피털은 중국을 기반으로 하는 이러한 유형의 운용사다.
라이선스는 상표, 로고, 레시피, 운영 매뉴얼 등 지적재산권을 제3자에게 사용하도록 허용하고 수수료를 받는 방식이다. 스타벅스는 합작법인에 대해 브랜드·IP를 계속 라이선스할 수 있어, 운영권과 자산을 직접 모두 보유하지 않으면서도 브랜드 통제와 수익 흐름을 유지할 수 있다.
해석과 시사점: 현지 실행력과 자본 효율의 균형
이번 구조는 현지 파트너의 실행력과 글로벌 브랜드의 자산을 결합해, 중국 시장에서의 속도와 유연성을 높이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 보유 캐피털이 60% 지분으로 운영상의 주도권을 갖는 동안, 스타벅스는 40%의 이해관계를 유지하며 브랜드·IP 라이선스를 통해 예상 가능한 수수료 수익을 확보한다. 이는 자본집약적인 직영 구조 대비 자본 효율성을 높이고, 수익 다각화를 도모하는 전형적 방법론이다.
또한 가격 경쟁이 심화된 중국 커피 시장에서, 현지 파트너와의 JV는 메뉴·가격 정책, 출점 속도, 공급망 등 의사결정을 신속하게 만들 여지가 있다. 동시에 라이선스 구조는 브랜드 일관성을 유지하는 수단이 된다. 이러한 양면의 균형은 최근 루이싱커피의 공격적 확장과 소비자 가격 민감도가 높아진 시장 상황에서 특히 중요하다.
다만, 경기 둔화와 토착 경쟁이라는 구조적 변수는 여전히 존재한다. 소비자 선호가 가성비로 이동한 환경에서, 프리미엄 브랜드의 가격·가치 방정식을 어떻게 재정의하느냐가 성과를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 합작법인이 이를 어떻게 설계하는지는 추후 실적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것이다.
시장 관전 포인트
첫째, 라이선스 수수료 체계와 브랜드·품질 통제의 정합성이다. 라이선스 모델은 현지 민첩성을 주면서도 브랜드 정체성을 지키는 미세 조정이 필요하다.
둘째, 출점 전략과 포트폴리오 믹스다. 저가 제품과 시그니처 음료의 균형, 도심·비도심 입지 간 최적화가 관건이다. 루이싱커피가 확대한 저가·프로모션 축에 대해 어떤 차별적 가치 제안을 내놓는지가 주목된다.
셋째, 비용 구조다. 원두·우유 등 원재료, 인건비, 임차료 등 주요 비용 항목을 JV 차원에서 어떻게 관리·분담하는지에 따라 수익성 회복 속도가 달라질 수 있다.
넷째, 브랜드 자산의 강화다. 경험 중심의 매장 포맷, 디지털 멤버십, 배달 파트너십 등은 가격 경쟁을 가치 경쟁으로 전환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종합
스타벅스가 보유 캐피털과 설립하는 합작법인은, 40억 달러 규모의 지분 거래와 60%/40%의 소유 구조, 그리고 브랜드·IP 라이선스라는 삼박자를 통해 중국 사업의 리스크-보상 프로필을 재설계하려는 시도다. 이는 팬데믹 이후 약화된 성과와 심화된 현지 경쟁 속에서 선택한 구조적 해법으로, 미국 기업들이 최근 중국에서 채택하는 전략 재배치의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향후 이 JV의 실행력이 가격 경쟁과 수요 둔화라는 이중의 도전을 어떻게 돌파하는지에 시장의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