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연방 전기차 구매 세액공제가 종료된 직후인 10월, 주요 완성차 업체들의 순수 전기차(EV) 판매가 큰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러 자동차 회사들은 지난달(10월) 대당 최대 7,500달러에 달하던 연방 인센티브가 끝난 영향으로, 대기 수요가 사라지며 판매가 급격히 위축됐다고 밝혔다.
2025년 11월 3일, CNBC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포드 모터, 기아, 현대자동차는 10월 EV 판매가 크게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많은 소비자들이 인센티브 종료 이전에 구매를 앞당기면서(일명 ‘풀어헤드 수요’),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변경 이후 혜택이 사라진 10월에 수요 공백이 발생했다는 설명이다.
미국 EV 판매 3위(3분기 기준)였던 포드는 10월 전년 동월 대비 25%의 순수 전기차 판매 감소를 보고했다. 차종별로는 머스탱 마하-E 크로스오버가 12% 줄었고, F-150 라이트닝은 17% 감소했다. 이는 세액공제 만료 직전 분기에 기록적 판매를 달성했던 흐름과 대비되는 급격한 둔화다.
기아와 현대차도 주요 EV 모델의 전년 동월 대비 판매가 52%에서 71% 사이로 감소했다고 밝혔다. 특히 9월이 미국 EV 시장에서 인센티브 종료를 앞둔 사전 수요 급증으로 분기 최고 실적을 기록한 직후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월별 비교에서는 하락폭이 더욱 두드러진다.
현대차에 따르면, 일부 모델은 9월 대비 10월 판매에서 아이오닉 5가 80%, 아이오닉 9이 71% 각각 급감했다. 현대차 지분을 보유한 기아에서도 유사 체급의 전기차들이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이는 인센티브 종료 직전에 수요가 집중된 뒤, 한 달 만에 수요가 비는 ‘절벽 효과’가 나타난 전형적 양상으로 풀이된다.
랜디 파커 현대자동차 북미법인 CEO는 “연방 세액공제 만료를 앞두고 EV 수요가 강했다”며 “그 변화가 일시적으로 시장을 교란했지만, 시장 재정렬은 이뤄질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한편, 완성차 업체들은 하이브리드 차량 판매가 당분간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각 사에 따르면 10월 하이브리드 판매는 비교적 견조해, EV 부문의 급격한 둔화를 부분적으로 상쇄하는 밝은 지표가 됐다.
현재 미국에서 월별 판매 실적을 공개하는 완성차 업체는 제한적이지만, 이번 발표는 연방 인센티브 종료 이후 EV 판매 감소가 전반적으로 나타날 것이라는 업계의 예상에 초기 신호를 제공한다.
제시카 콜드웰(CarMax 산하 에드먼즈 인사이트 총괄)은 월요일 블로그에서 “세액공제가 사라진 지금, 시장은 보다 자연스러운 리듬으로 접어드는 모습”이라며 “10월은 재설정의 시작점으로, 인센티브가 부여한 긴급성보다 실제 EV 보유 의지가 동인이 되는 국면”이라고 평가했다.
연방 인센티브 종료를 앞두고, 파커를 비롯한 여러 자동차 업계 경영진은 EV 판매가 크게 둔화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짐 팔리 포드 CEO는 지난달 말, 인센티브 종료 후 EV의 시장점유율이 9월의 10~12% 수준에서 약 5% 정도로 떨어져도 놀라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EV 시장 구도 측면에서, 테슬라는 43.1%, 제너럴 모터스(GM)는 13.8%의 점유율로, 3분기까지 미국 내 순수 전기차 판매에서 업계를 주도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수치는 모터 인텔리전스가 CNBC에 제공한 자료에 근거한다.
또한 콕스 오토모티브 산하 켈리 블루 북 추정에 따르면, 미국 EV 판매량은 3분기에 438,487대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전 분기 대비 40.7% 증가, 전년 동기 대비 29.6% 증가한 수치다. 다만 이러한 기록적 분기 후 10월부터 인센티브 효과가 사라지며, 시장이 정상화·재조정 단계로 접어든 모습이다.
배경 및 용어 설명
• 연방 EV 세액공제용어: 미국 연방정부가 일정 요건을 충족하는 전기차 구매자에게 제공하는 소득세 공제 혜택을 의미한다. 본 기사에서 언급된 최대 7,500달러는 구매자 부담 총비용을 직접적으로 낮춰 수요를 자극해온 핵심 요인이다. 해당 인센티브가 종료되면, 동일 차량의 체감 가격이 급상승해 단기적으로 수요가 위축될 수 있다.
• 월별 vs. 분기별 공시공시 관행: 일부 완성차는 매달 판매 실적을 공개하지만, 많은 기업은 분기 단위로 공시한다. 월별 공시는 시장 변화의 즉시성을 포착하는 데 유리하고, 분기 공시는 변동성을 완화해 추세를 보여준다. 이번 10월 수치는 인센티브 종료 직후의 일시적 충격을 반영하는 선행 지표로 해석될 수 있다.
• 시장점유율정의: 특정 기간 해당 기업의 판매량이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의미한다. 본문에서 테슬라 43.1%, GM 13.8%는 3분기까지 누적된 미국 내 순수 EV 판매 비중을 가리킨다.
• 풀어헤드(앞당긴) 수요수요 역학: 인센티브 종료, 가격 인상, 규제 변경 등 예고된 변곡점을 앞두고 소비자가 구매를 서두르는 현상을 말한다. 이러한 수요가 선반영되면 변곡점 직후에는 수요 절벽이 나타나며, 가격·프로모션·재고 정책 조정 등을 통해 일정 기간이 지나며 재균형이 이뤄진다.
해설: 10월 급락의 성격과 향후 관전 포인트
첫째, 10월 EV 판매 급락은 정책의 외생 변수가 촉발한 단기 충격의 성격이 강하다. 3분기 EV가 분기 최고치를 기록한 직후라는 점, 그리고 전월 대비 하락폭이 전년 동월 대비보다 훨씬 크다는 점은, 가격·혜택 변화에 민감한 초기수요가 얼마나 컸는지 보여준다. 현대차와 기아 모델의 9월 대비 10월 낙폭(최대 80%)은 이 같은 구조적 민감도를 단적으로 드러낸다.
둘째, 하이브리드가 밝은 대안으로 부상하는 흐름은 합리적이다. 충전 인프라, 중고차 잔존가치, 보험료, 전력요금 등 총소유비용(TCO)에 대한 불확실성이 잔존하는 상황에서, 하이브리드는 내연 기관과 전동화의 절충 솔루션을 제공한다. 10월에 하이브리드가 상대적으로 선전했다는 기업들의 코멘트는, 인센티브 소멸기에 소비자가 보다 안정적인 선택지를 찾고 있음을 시사한다.
셋째, 업계 주도권 측면에서는 테슬라와 GM이 누적 점유율로 앞서고 있다. 이 구조는 가격 정책과 소프트웨어·충전 생태계 경쟁력, 그리고 재고·프로모션 전략의 유연성이 결합되어 만들어진 결과다. 단, 인센티브가 사라진 환경에서는 실구매가와 총비용을 낮출 수 있는 소구점(보증·금융·보조적 혜택)의 중요성이 한층 커질 가능성이 있다.
넷째, 시장은 제시카 콜드웰의 진단처럼 재설정 국면으로 보인다. 즉, 10월은 인센티브가 만든 ‘긴급성’이 빠지고, 진성 수요가 확인되는 체력 테스트 시점이다. 이후 판매 흐름은 가격 정상화 속도, 재고 회전, 충전 편의성 개선, 모델 신차효과 등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결론적으로, 10월의 급락은 구조적 수요 붕괴라기보다 정책 변화에 따른 수요 교란의 전형적 사례로 해석된다. 향후 분기 실적에서 EV 수요의 기초 체력이 어느 수준인지, 하이브리드로의 일시적 이동이 얼마나 지속되는지, 그리고 각사의 가격·프로모션 전략이 어떻게 조정되는지가 관건이 될 것이다.
핵심 수치 요약기사 본문 인용
• 연방 EV 세액공제: 최대 7,500달러 종료 이후 10월 수요 급락
• 포드 10월 EV 판매: 전년 동월 대비 -25%(머스탱 마하-E -12%, F-150 라이트닝 -17%)
• 현대·기아 주요 EV: 전년 동월 대비 -52%~-71%, 월간(9→10월) 일부 모델 -80%(아이오닉 5), -71%(아이오닉 9)
• 테슬라·GM 3분기까지 EV 점유율: 43.1%, 13.8%
• 미국 3분기 EV 판매량: 438,487대(전분기 대비 +40.7%, 전년 동기 대비 +29.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