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가 31일(현지시간) 호실적 기대감에 힘입어 상승 마감했다. S&P 500 지수는 0.26% 올랐고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0.09% 상승했으며 나스닥 100 지수는 0.48% 뛰었다. 선물 시장에서도 12월물 E-미니 S&P·나스닥 선물이 각각 0.27%, 0.44% 상승해 위험 자산 선호 심리를 반영했다.
2025년 11월 2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실적 호조를 발표한 주요 종목들이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아마존닷컴은 ‘어닝 서프라이즈’와 낙관적 가이던스를 제시하며 9% 넘게 급등했고, 웨스턴디지털 역시 컨센서스를 뛰어넘는 1분기 매출을 공개하며 8% 이상 올랐다. S&P500 편입 기업 가운데 60% 이상이 3분기 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80% 이상이 예상치를 웃돌아 전체 시장에 긍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
같은 날 발표된 MNI 시카고 구매관리자지수(PMI)가 43.8로 전월 대비 3.2포인트 상승해 예상치(42.3)를 상회한 점도 투자 심리를 지지했다. PMI는 제조업 활동의 확장·위축을 가늠하는 선행지표로 50을 기준으로 한다. 최근 미국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지수가 개선된 것은 긍정적 신호로 해석된다.
연준 위원들의 ‘매파’ 발언
“노동시장은 균형을 이뤘고 물가가 여전히 높아 추가 인하를 반대했다.” – 제프 슈미드 캔자스시티 연은 총재
다만 캔자스시티·댈러스·클리블랜드 연은 총재들이 일제히 ‘금리 동결이 적절했다’고 언급하면서, 12월 추가 25bp(0.25%포인트) 인하 가능성에 제동을 걸었다. 시장은 FOMC(12월 9~10일)에서 64% 확률로 추가 인하를, 2026년 말까지 총 82bp 인하를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국가주석 간 관세 휴전 연장 합의에도 주목했다. 미국은 중국산 펜타닐 관련 관세를 20%에서 10%로 낮추고 상호 관세 일부를 1년간 유예하기로 했으며, 중국은 미국산 대두·수수 등 농산물 수입을 재개한다. 희토류 자석 수출 규제 역시 일시 중단된다.
기업 실적 현황과 전망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지금까지 실적을 발표한 S&P500 기업의 80%가 시장 예상을 상회하며 2021년 이후 최고의 ‘어닝 비트’ 비율을 기록하고 있다. 다만 3분기 이익 증가율은 작년 동기 대비 7.2%로 2년 만의 최저치를 보일 전망이며, 매출 성장률도 5.9%로 둔화될 것으로 예측된다.
한편 트럼프 행정부가 부과한 상호 관세(reciprocal tariffs)의 합법성을 둘러싼 미국 연방대법원 심리가 11월 5일 예정돼 있다. 하급심이 이미 관세를 ‘위헌’이라고 판결한 가운데, 최종 판결은 2025년 말~2026년 초 나올 것으로 관측된다.
미 정부 셧다운 장기화 영향
미 연방정부 셧다운이 5주째 이어지면서 각종 경제지표 공표가 지연되고 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64만 명의 연방 공무원이 휴직할 것으로 추산하면서 실업률이 4.7%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지표 공백은 연준 정책 판단과 시장 가격 형성에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소다.
해외 시장 동향
유럽 Euro Stoxx 50 지수는 0.65% 하락했으나, 일본 Nikkei 225는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며 2.12% 급등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0.81% 하락했다. 국채 시장에서는 미국 10년물 금리가 4.095%로 0.2bp 하락했고, 독일·영국 10년물 금리도 각각 1~1.4bp 내려갔다.
유로존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대비 2.1%로 전월 2.2%에서 둔화돼 ECB의 목표(2%)에 근접했다. 핵심 CPI는 2.4%로 예상(2.3%)을 소폭 상회했다.
개별 종목 움직임
상승 상위 종목*주요 테마
• 아마존닷컴 +9%
• 브라이트하우스 파이낸셜 +25% (인수 협상 보도)
• 트윌리오 +20% (매출 가이던스 상향)
• 클라우드플레어 +14% (연간 매출 전망 상향)
• 웨스턴디지털 +8% (실적 호조)
하락 상위 종목
• 덱스콤 –14% (마진 가이드 하향)
• 모토로라 솔루션스 –5% (EPS 전망 하향)
• 아서 J 갤러거 –4% (매출 미흡)
• 잉가솔랜드 –3% (EPS 가이던스 하향)
• 백스터 인터내셔널 –3% (증권사 투자의견 하향)
투자정보 제공업체 바차트는 11월 3일 예정된 실적 발표 기업으로 클로락스, 다이아몬드백 에너지,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 등 16개사를 꼽았다.
용어 설명
• PMI(구매관리자지수)는 제조업·서비스업 구매담당자 설문을 통해 경기 확장(50 이상)·위축(50 이하)을 가늠하는 선행지표다.
• bps(basis points)는 금리의 1bp가 0.01%포인트임을 의미한다.
• 셧다운(Shutdown)은 예산안 통과 지연으로 정부 기능 일부가 정지되는 상황을 뜻한다.
• 브레이크이븐 인플레이션율은 명목 국채 금리에서 동일 만기 물가 연동 국채(TIPS) 금리를 뺀 값으로, 시장이 기대하는 향후 물가 상승률을 나타낸다.
전문가 시각
본지 취재진은 높은 ‘어닝 비트’ 비율에도 불구하고 매파적 연준 발언과 정부 셧다운 장기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증시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판단한다. 특히 12월 FOMC 직전까지 발표될 경제지표 공백은 시장의 ‘예측 가능성’을 떨어뜨려 단기적 변동성을 자극할 수 있다. 이에 따라 투자자는 실적 모멘텀을 확인한 종목 중심의 선별적 접근과 함께, 정책 이벤트 리스크에 대비한 분산 전략이 요구된다고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