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암호화폐)은 아직까지 ‘주류 투자 자산이 아니다’라는 평가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그러나 S&P 다우존스 인디시스(S&P Dow Jones Indices)가 새롭게 발표한 S&P 디지털 마켓 50 지수(S&P Digital Markets 50 Index)는 이러한 인식을 바꿀 잠재력을 지닌다.
2025년 11월 1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S&P 글로벌(S&P Global)은 “가상자산 생태계와 연결된 폭넓은 기업과 디지털 자산을 하나의 지수로 결합해 추적한다”는 목표 아래 이 지수를 설계했다. 기존 지수가 특정 코인 가격만을 따랐다면, 이번 지수는 가상자산과 관련 산업 전반을 포괄해 ‘생태계 전체’를 한눈에 보여주는 최초의 시도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① 지수 구성 — 35개 상장사 + 15개 암호화폐
S&P 글로벌은 “
지수에는 디지털 자산 운영, 인프라 제공, 금융서비스, 블록체인 응용, 관련 지원 기술을 영위하는 35개 상장사가 포함되며, 여기에 15종의 암호화폐가 S&P 대형 디지털 마켓 지수(Broad Digital Market Index)에서 선별돼 함께 편입된다
”고 설명했다. 그 결과, 투자자는 비트코인·이더리움 같은 토큰뿐 아니라 코인베이스(Coinbase), 엔비디아(Nvidia)처럼 가상자산 인프라를 지원하거나 블록체인 응용 기술을 보유한 기업의 주식도 동시에 추적할 수 있다.
② 아직은 ‘지수’일 뿐, 올 하반기 투자 상품 출시 예정
현 단계에서 S&P 디지털 마켓 50은 투자 가능한 상장지수펀드(ETF)가 아닌 단순 지수다. 다만 핀테크 기업 디나리(Dinari)는 S&P와 협력해 올해 말 dShares(디쉐어)라는 투자 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금융 정보 매체 모틀리풀(The Motley Fool)은 “이번 지수가 향후 ETF나 뮤추얼펀드로 확장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지수가 가상자산 시장에 미칠 영향
무엇보다 ‘주류화(메인스트림)’ 효과가 기대된다. 지수 편입으로 가상자산이 전통 자본시장 문법 안에 편입되면, 투자자는 ‘가상자산은 아직 미지의 영역’이라는 불안감을 덜 수 있다. 참여자가 늘면 가격 상승뿐 아니라 가격 변동성(Volatility) 완화도 기대된다.
또 하나의 장점은 간편한 분산 투자다. 본 지수는 50개 종목을 한 번에 담으므로, 투자자는 단일 코인에 올인하는 대신 자연스러운 포트폴리오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동시에 S&P가 선별 과정을 담당해 ‘리서치 부담’ 역시 크게 줄어든다.
투자 적합성 판단: 3대 리스크
그러나 지수 기반 투자라고 해서 위험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기사 원문은 ▲과도한 분산(over-diversification) ▲높은 동조화에 따른 변동성 ▲수수료를 잠재적 위험 요소로 제시한다.
첫째, 전통 주식형 펀드에서 50종목은 훌륭한 분산 효과를 주지만, 가상자산 분야는 아직 ‘생존자 편향’ 가능성이 높다. 즉 “50개 모두 승자가 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남는다. 둘째, 모든 편입 자산이 ‘가상자산 테마’라는 동일한 경제적 변수를 공유하기 때문에, 시황 급변 시 가격이 한 방향으로 쏠릴 가능성이 크다. 셋째, 디쉐어나 후속 ETF의 수수료 구조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아무리 낮더라도 수수료는 복리 효과를 잠식할 수 있는 요소다.
전문가 시각과 실무 팁
시장 전략가들은 이번 지수를 ‘코어(Core) 자산’이라기보다 ‘새로운 위성(Satellite)’ 포지션으로 활용할 것을 권고한다. 즉 기존 주식·채권 포트폴리오에 5~10% 이내로 편입해 성장 베타(β)를 확보하되, 전체 변동성 관리에 유의하라는 조언이다. 투자 전 반드시 자신의 위험 수용도(Risk Tolerance)를 점검하고, 목표 수익률·투자 기간을 구체화해야 한다.
용어 브리핑
- dShares(디쉐어): 디나리가 발행 예정인 ‘지수 추종 토큰화 증권’으로, 전통 ETF와 유사하지만 블록체인 기반으로 거래·보관된다.
- 블록체인(Blockchain): 거래 기록을 블록 단위로 묶어 체인 형태로 연결·분산 저장하는 기술. 데이터 위변조 방지와 탈중앙화 특성이 핵심이다.
- 변동성(Volatility): 일정 기간 수익률의 표준편차로 측정되는 가격 변동 폭. 높을수록 위험·잠재 수익이 모두 커진다.
결론적으로, S&P 글로벌의 디지털 마켓 50 지수는 가상자산 시장을 제도권으로 끌어들이는 ‘촉매’가 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투자자 본인의 재무 목표와 위험 선호도를 면밀히 검토한 뒤 보완적(sub-core) 자산으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가상자산 시장이 성숙해 갈수록, 향후 유사한 지수·ETF가 다수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