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매도 해소 기대감에 설탕 선물 숏커버링…가격 3주 만에 반등

뉴욕 ICE 원당 3월물(#11)과 런던 ICE 백설탕 12월물(#5)이 31일(현지 시각) 동반 상승했다. 뉴욕 3월물은 전일 대비 1.05%(+0.15센트) 오른 파운드당 14.45센트, 런던 12월물은 0.41%(+1.70달러) 상승한 톤당 417.50달러에 각각 마감했다.

2025년 10월 31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최근 3주 연속 하락으로 과매도(Oversold) 신호가 강해지자 기술적 모멘텀 투자자들의 ‘숏커버링(Short Covering)’이 촉발돼 가격이 반등했다.

과매도란 특정 자산이 내재 가치 대비 과도하게 하락한 상태를 뜻한다. 통상 상대강도지수(RSI)가 30 이하로 내려가면 시장 참여자들은 ‘저점 매수(Buy the dip)’나 숏 포지션 청산으로 대응한다. ‘숏커버링’은 선물·현물 시장에서 매도 포지션을 보유한 투자자가 손실 방지 차원에서 서둘러 계약을 되사들이는 행위를 의미한다. 매수 압력이 집중되면 단기 급등을 야기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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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 원당 선물 차트

이번 반등 이전까지 설탕 가격은 브라질·인도·태국의 증산 전망과 전 세계 공급 과잉(서플러스) 우려로 급락세를 이어왔다. 전일 뉴욕 원당 최근월물 가격은 5년 만에 최저치, 런던 백설탕은 4.75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바 있다.


브라질 공급 확대가 주된 하방 압력

시장조사업체 Datagro는 지난 28일 보고서에서 브라질 중남부(Center-South) 지역 2026/27년 설탕 생산이 전년 대비 3.9% 증가한 4,400만 톤(MMT)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같은 맥락에서 BMI그룹(10월 13일)은 2025/26 글로벌 설탕 과잉 공급분을 1,050만 톤으로, 코브릭 애널리틱스(10월 7일)는 410만 톤으로 각각 추정했다.

브라질 설탕산업협회(Unica)가 30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10월 상반월 중남부 설탕 생산은 전년 동기 대비 1.3% 증가한 248만4,000톤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설탕 비중은 47.33%에서 48.24%로 확대됐다. 2025/26 누적 생산량도 전년 대비 0.9% 증가한 3,601만6,000톤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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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백설탕 선물 차트


인도·태국 증산 전망도 약세 요인

인도는 양호한 몬순(우기) 강수에 힘입어 대규모 증산이 예상된다. 인도 기상청(IMD)은 9월 30일 기준 누적 몬순 강수가 937.2mm로 평년 대비 8% 많으며 최근 5년 내 최대라고 발표했다. 전미 협동조합 설탕공장연합(NFCSF)은 2025/26년 인도 설탕 생산을 19% 증가한 3,490만 톤으로 전망했다. 이는 인도설탕공업협회(ISMA)가 밝힌 2024/25년 5년 최저치(2,620만 톤) 대비 17.5% 감소의 기저 효과도 반영된다.

설탕 트레이더 Sucden은 최근 “인도가 2025/26년 에탄올 생산용으로 돌리는 물량이 400만 톤에 불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잉여 설탕을 줄이기에 부족해 수출 물량이 400만 톤으로 확대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당초 시장은 200만 톤 수준을 예상했었다.

태국 설탕제조업협회(Thai Sugar Millers Corp)는 10월 1일 “2025/26년 태국 설탕 생산이 5% 증가한 1,050만 톤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태국 사탕수수·설탕위원회(OCSB)도 5월 2일 “2024/25년 생산이 14% 증가한 1,000만 톤”이라고 밝힌 바 있다.


국제기구·정부 전망도 공급 과잉 기조

국제설탕기구(ISO)는 8월 29일 보고서에서 2025/26 시즌 6년 연속 글로벌 수급 적자를 예고하면서도 그 규모가 23만1,000톤으로 전년(488만 톤) 대비 크게 축소될 것으로 내다봤다. ISO는 같은 시즌 세계 생산량을 3.3% 늘어난 1억8,060만 톤, 소비량을 0.3% 증가한 1억8,080만 톤으로 추정했다.

미국 농무부(USDA) 산하 해외농업서비스국(FAS)이 5월 22일 발표한 반기 보고서 역시 2025/26년 전 세계 설탕 생산이 4.7% 증가한 1억8,931만8,000톤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것이라면서 소비도 1.4% 늘어난 1억7,792만1,000톤으로 전망했다. 아울러 글로벌 재고(엔딩 스톡)가 7.5% 늘어난 4,118만8,000톤으로 증가할 것으로 봤다.

세부 국가별로는 브라질이 2.3% 증가한 4,470만 톤, 인도가 25% 증가한 3,530만 톤, 태국이 2% 증가한 1,030만 톤으로 모두 사상 최대 레벨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됐다.


시장 전망 및 투자가 유의 사항

단기적으로는 과매도 해소에 따른 기술적 반등이 이어질 수 있으나, 공급 증가 추세가 구조적인 만큼 근본적인 약세 압력은 여전하다. 특히 브라질·인도·태국의 증산이 가시화되면 현물 가격이 톤당 400달러대 초중반에서 지지선을 다시 시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따라서 선물 매수(Long) 포지션을 구축하려면 환율·물류비·에탄올 정책 등 복합 변수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한편, 원자재 전문 애널리스트들은 “설탕 선물 시장은 에너지 가격, 브라질 헤알 환율, 국제 식품 가격지수 등과도 밀접하게 연동된다”며 “장기 투자자는 헤지 전략과 함께 옵션·스프레드 거래로 리스크를 분산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리치 애스플런드(Rich Asplund)는 해당 종목에 대한 직접·간접적인 투자 포지션을 보유하고 있지 않으며, 본 기사는 정보 제공을 위한 것이다. 투자 결정은 각자의 판단과 책임 하에 이뤄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