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릿 에어로시스템즈, 공급망 비용 압박으로 3분기 적자 확대

미국 항공우주 공급업체 스피릿 에어로시스템즈(Spirit AeroSystems)가 3분기에도 적자 규모를 키우며 실적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회사 측은 공급망 전반에 걸친 원가 상승이 현금 유출을 가속화해 수익성을 잠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025년 10월 31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스피릿 에어로시스템즈는 3분기 순손실이 7억2,400만 달러(주당 6.16달러)로 확대됐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의 4억7,700만 달러(주당 4.07달러) 손실보다 크게 늘어난 규모다.

회사의 최대 고객이자 옛 모회사보잉(Boeing)은 현재 스피릿을 약 47억 달러에 인수하기로 합의한 상태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이달 초 경쟁 저해 우려를 전제로, 보잉이 에어버스(Airbus)로 향하는 기체 구조물(aerostructure) 사업부 전체를 매각한다는 조건을 수용함으로써 해당 거래를 승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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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집행위는 “이번 거래가 전 세계 항공기 기체 구조물 시장 및 대형 상업용 항공기 부문에서 경쟁을 현저히 약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보잉은 구제책(remedies)으로 스피릿의 에어버스향 부품 라인 모두를 분리 매각하겠다고 제안했고, EU는 이를 수용해 규제 관문을 넘겼다.

이번 인수는 2025년 4분기 마무리될 예정이지만, 아직 미국 규제기관의 최종 승인을 받아야 한다. 이날 S&P 글로벌(S&P Global)은 “연방정부 셧다운(업무 정지)이 장기화될 경우 인수 완료 시점이 2026년 이후로 밀릴 수 있다”고 평가했다. 반면 업계 소식통은 로이터에 “2026년으로의 지연까지는 예상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실적 세부 지표

스피릿의 3분기 매출은 15억9,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8% 증가했다. 그러나 늘어난 매출에도 불구하고 공급망 병목 현상과 부품 단가 상승이 원가를 크게 끌어올리며 영업마진이 악화됐다. 회사는 최근 현금 유출(Cash Burn)을 억제하기 위해 주요 부품 재고를 줄이고 공급사와 장기 가격 계약을 재협상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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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어 해설 및 배경

aerostructure는 항공기의 동체, 날개, 꼬리날개 등 주요 기체 구조물을 의미한다. 스피릿은 보잉 737·787, 에어버스 A220·A350 등 다양한 기종의 동체 섹션과 날개 구성품을 제조하며 글로벌 ‘원소스(sole source)’ 공급자로 꼽힌다. 이러한 특성 탓에 인수합병(M&A) 과정에서 경쟁 제한 논란이 발생했다.

분석 및 전망

시장 전문가들은 “인수 완료 이후 보잉이 조달·품질 통제를 직접 수행하면 공급망 불확실성이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단기적으로는 공정 통합 비용과 규제 조건 이행 부담이 이어져 실적 반등은 2026년 이후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또한 정부 셧다운으로 인한 규제 일정 변화가 중·장기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스피릿 에어로시스템즈는 “생산성 향상 프로그램비용 절감 조치를 통해 2026년까지 손익분기점 달성(EBITDA 기준)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항공기 수요 회복 속도, 소재 가격 변동성, 노동력 확보 문제가 향후 핵심 변수로 꼽힌다.

결국 인수합병의 시너지 효과가 빠르게 가시화되느냐가 스피릿과 보잉 모두에게 중요한 과제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