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말 자금 압박 속 미 연준 스탠딩 레포 창구 이용 사상 최대 기록

뉴욕 —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운영하는 스탠딩 레포 퍼실리티(Standing Repo Facility·SRF)가 50억 달러대 중반의 기록적 이용 실적을 나타내며 단기자금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월말‧분기말로 접어든 5월 31일(현지시간) SRF를 통하여 총 503억5,000만 달러가 대형 금융기관에 풀렸고, 동시에 역레포(Reverse Repo·RRP) 창구에는 518억 달러가 예치됐다.

2025년 10월 31일, 로이터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해당 규모는 2021년 SRF 도입 이후 최대치이다. 본 창구는 국채나 주택저당증권(MBS)을 담보로 하루 만기의 현금을 즉각 융통할 수 있도록 설계된 ‘유동성 안전판’이다.


■ 월말·분기말 특유의 변동성
월말·분기말에는 재무제표 관리, 담보 회수, 레버리지 축소 등 다양한 이유로 단기금융시장(머니마켓) 변동성이 커진다. 이날도 주요 거래 금리가 연 4% 상단을 상회하는 등 급등세를 보였다. 머니마켓 전문사 큐버처 시큐리티스(Curvature Securities)의 스콧 스커름(Scott Skyrm)은 “

주목

아이러니하게도 Fed가 받은 증권 물량과 시장에 공급한 현금 규모가 거의 같다. SRF가 처음으로 설계 목적대로 작동했다

”고 평가했다.

■ QT 중단 예고와 시중 유동성
연준은 이틀 전인 5월 29일 진행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직후 양적긴축(QT)을 12월 1일부로 종료하겠다고 밝혔다. 제롬 파월(Jerome Powell) 의장은 “준비금이 ‘풍부(ample)’하다고 판단되는 수준 바로 위에서 보유자산 축소를 멈춘다는 것이 연준의 오랜 계획이었다”며 “현재 머니마켓에서 그 기준이 충족됐다는 신호가 명확히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연준 자산은 2022년 여름 정점(9조 달러)에서 최근 6조6,000억 달러 수준으로 감소했다. 그동안 만기가 돌아온 국채·MBS를 재투자하지 않는 방식으로 ‘조용한 긴축’을 진행해 왔으나, 연준 내부에서는 시중 금리 급등이 목표 지점 도달을 시사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 SRF·RRP란 무엇인가?
SRF는 시장 금리가 연준이 제시한 스프레드를 넘어설 때 자동으로 작동해 자금을 공급, 단기자금 경색을 완화하는 장치다. 반대로 RRP는 시중 유동성이 과잉일 때 금융기관이 연준에 국채를 팔고 현금을 예치해 금리를 하방지지한다. 양쪽 모두 每日 단위 거래로, 준비금 관리의 핵심 기제다.

주목

■ 연준 내부의 ‘도구 활용도’ 논쟁
다라스 연은(Dallas Fed) 총재 로리 로건(Lorie Logan)은 연설에서 “최근 SRF 활용이 기대치를 밑돈다”며 실망감을 표시했다. 그는 “단기금리가 몇 달 전보다 평균적으로 높아 SRF가 ‘가격 경쟁력’을 가질 가능성이 커진 만큼, 딜러들이 SRF 접근 준비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클리블랜드 연은(Cleveland Fed) 총재 베스 해맥(Beth Hammack)도 “

대형 은행들이 요청해 만들어 준 도구가 실제로 활용되지 않는 건 실망스럽다

”며 “은행들이 SRF를 적극 이용해 준비금을 시스템 전반에 재분배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 시장 전망
전문 기관 라이트슨 ICAP(Wrightson ICAP)은 “달력효과가 지나면 다음 주 자금 사정이 완화될 것”이라며 SRF‧RRP 이용량도 빠르게 평시 수준으로 돌아갈 것으로 예상했다.

■ 전망과 함의
SRF 사상 최대 이용은 ‘풍부한 준비금 체제(ample reserves regime)’ 하에서도 국채 공급, 재정적자 확대, 달력효과 등이 겹칠 경우 유동성 조정 장치의 중요성이 커진다는 점을 보여준다. 동시에 연준이 QT 종료를 앞당긴 결정이 단기시장 안정에 어느 정도 기여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