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오타와발 주요 속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5년 10월 31일(현지시간) 금요일 백악관 취재진에게 캐나다와의 무역협상 재개는 당분간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동시에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로부터 ‘광고 파문’과 관련한 공식 사과를 받았다고 전했다.
2025년 10월 31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 온타리오 주정부가 방영한 정치 광고가 문제의 발단이었다고 지적했다. 해당 광고에는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이 등장해 ‘외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부과는 무역전쟁과 일자리 감소를 초래한다’고 경고하는 1980년대 연설 영상 일부가 삽입돼 있었다. 레이건은 공화당 내에서 자유시장주의와 자유무역의 상징적 인물로 통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나는 카니 총리를 상당히 좋아하지만, 그들이 한 일은 명백히 잘못됐다’”라며 “그 광고는 허위 광고였으며 카니 총리가 직접 나에게 사과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허위’라고 규정한 이유에 대해 구체적인 설명은 하지 않았지만, 레이건의 발언이 현시점 캐나다·온타리오의 무역정책을 대변하기 어렵다는 점을 시사했다.
이 광고가 전파를 탄 직후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미·캐나다 무역협상을 전격 중단했고, 보복 조치로 캐나다산 제품에 10% 추가 관세를 발표했다. 이번 조치는 양국 간 기존 관세 갈등에 추가 압력으로 작용하며, 향후 북미 교역 전반에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 용어·배경 해설
• 마크 카니(Mark Carney)* : 영국·캐나다 이중 국적의 경제·금융 전문가로, 과거 캐나다은행(중앙은행) 총재와 영란은행 총재를 지냈다. 2023년 캐나다 총리로 취임해, 자유무역 확대와 기후금융을 국정의 핵심 의제로 내세웠다.
• 로널드 레이건(Ronald Reagan) : 1981~1989년 제40대 미국 대통령. 감세와 규제 완화로 대표되는 ‘레이거노믹스’를 통해 미국 경제 재건을 시도했으며, 냉전 종식 과정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 관세(Tariff) : 정부가 수입품에 부과하는 세금이다. 보호무역의 전형적 수단으로, 상대국이 맞대응 관세를 부과할 경우 ‘무역전쟁(trade war)’으로 비화할 수 있다.
“나는 그를 매우 좋아한다. 그러나 그들이 만든 광고는 잘못됐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2025년 10월 31일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이후 캐나다 총리실은 별도 성명을 내어 “광고 편집 과정에서 역사적 맥락이 충분히 반영되지 못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온타리오 주정부의 독립적 결정임을 강조했다. 그러나 시장 참여자들은 이번 사태가 USMCA(미·멕시코·캐나다 협정) 재협상 가능성까지 불투명하게 만들 수 있다고 분석한다.
● 전문가 시각 및 전망
무역전문가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정치적 메시지’를 이유로 실질적 무역 압박 수위를 높이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북미 자동차·농업·에너지 공급망에서 캐나다 의존도가 높은 미국 기업들은 관세 인상에 따른 비용 전가를 우려하고 있다. 반대로 캐나다 수출기업 역시 미국 시장 접근성이 낮아질 경우 유럽·아시아로 판로를 다변화해야 하는 추가 부담을 안게 된다.
학계에서는 레이건 시절의 자유무역 담론이 오늘날 ‘보호무역 강화’ 흐름과 충돌하는 점에 주목한다. 경제사학자들은 “레이건이 강조한 ‘관세 철폐’ 메시지가 1980년대 당시 미·캐나다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로 이어졌다”면서, 이번 광고가 그 역사적 맥락을 소환했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더 강경하게 반응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 기자 해설
이번 사안은 단순히 광고 하나로 끝나지 않는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을 노리는 과정에서 ‘강경 무역정책’을 핵심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반면 카니 총리는 ‘친환경·다자주의·개방경제’를 표방하며 미국과 차별화된 정체성을 강조해 왔다. 정치적 노선이 엇갈리는 두 정상 사이에서, 향후 북미 교역이 정치적 변수에 따라 급격히 흔들릴 가능성이 높다.
특히 관세가 지속될 경우 양국 소비자 가격 상승, 기업 공급망 재조정, 투자지연 등이 현실화될 수 있다. 투자가·트레이더라면 철강·목재·농산물·자동차 부품 등 캐나다 의존도가 높은 섹터의 가격 변동성을 면밀히 관찰해야 한다.
● 결론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 재개를 거부한 이상, 단기적으로는 10% 추가 관세가 양국 무역 흐름을 크게 흔들 전망이다. 중장기적으로는 2026년 예정된 USMCA 검토 시점에 맞춰 보다 구조적인 재협상이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카니 총리가 보낸 ‘사과 메시지’가 즉각적인 협상 복원을 담보하지는 못했다는 사실이 이번 사건의 함의를 압축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