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매파 인사들, 금리 인하 결정 정면 비판…“물가 높고 고용시장 견조”

샌프란시스코·워싱턴발 ―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가 이번 주 기준금리를 인하하자, 두 곳의 지역 연방은행 총재가 공개석상에서 ‘시기상조’라며 반대 의견을 분명히 했다. 이들은 고용시장이 여전히 탄탄하고, 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이 목표치 2%를 상당 폭 웃돈다고 지적했다.

2025년 10월 31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미 댈러스 연은로리 로건(Lorie Logan) 총재캔자스시티 연은제프리 슈미트(Jeffrey Schmid) 총재가 각각 회의·성명서를 통해 연준의 10월 금리 인하(3.75%→3.50%) 결정에 이의를 제기했다. 두 사람은 또한 12월 9~10일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추가 인하 가능성에도 ‘높은 장벽’이 생겼다고 강조했다.

로건 총재는 댈러스 연은 주최 은행 콘퍼런스 기조연설에서 “이번 주 금리 인하 필요성을 전혀 보지 못했다”면서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빠르게 둔화한다는 명확한 증거나, 노동시장(고용) 냉각이 급격히 나타나는 경우가 아니라면 12월 추가 인하를 지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로건 총재는 올해 FOMC 의결권을 갖지 않는 비(非)투표권자다.


매파(hawk)와 비둘기파(dove) 용어 설명

연준 관계자를 설명할 때 자주 쓰이는 ‘매파(hawk)’와 ‘비둘기파(dove)’는 각각 긴축(금리 인상·통화량 축소)을 선호하거나 완화(금리 인하·통화량 확대)를 선호하는 입장을 뜻한다. 시장에서는 물가를 잡기 위해 금리 인상에 적극적인 인사를 매파로, 경기부양을 우선시해 금리 인하에 우호적인 인사를 비둘기파로 분류한다.

발언 주요 내용

“노동시장 하방 위험이 있다고는 하나, 지금 당장 선제적 대응에 나설 상황이 아니다.” ― 로리 로건 총재

로건 총재는 연설에서 “주가 급락, 장기화된 연방 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이 소비·경제활동 위축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주시하고 있다”면서도, 이는 ‘모니터링을 통해 대응 가능한 수준’이지 ‘선제 인하 근거’가 아니라고 못 박았다. 그녀는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높고, 2% 목표로 돌아가는 속도가 너무 느리다”며 물가가 정책 판단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슈미트 총재는 서면 성명을 통해 올해 FOMC 투표권을 가진 자신의 반대표 배경을 상세히 설명했다. 그는 노동수요와 공급이 ‘대체로 균형’에 가까우며, 최근 나타난 일부 고용지표 약세는 기술 발전·인구구조 변화 등 구조적 요인이 더 크다고 진단했다. 따라서 “25bp(0.25%p) 인하가 노동시장 스트레스를 완화할 효과는 미미하다”는 것이다.

그는 또 “완화 기조가 길어질 경우 연준이 2% 물가 목표를 고수한다는 신뢰에 금이 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bp(베이시스포인트)는 0.01%p를 의미한다.


10대 2 ‘갈라진’ FOMC…파월 의장도 경고

앞서 10월 FOMC에서 연방기금금리는 3.75%~4.00%3.50%~3.75%로 25bp 인하됐다. 제롬 파월(Fed 의장)은 회의 직후 기자회견에서 “12월 추가 인하는 ‘기정사실’이 전혀 아니다”라며 시장의 과도한 인하 베팅을 경계했다. 로건·슈미트의 공개 발언은 파월 의장의 경고를 뒷받침한다.

“12월 인하? 전혀 확정적이지 않다, 거기까지는 매우 멀다.” ― 제롬 파월 의장(10월 30일 기자회견)

이번 회의에서 반대표는 2명이었는데, 슈미트(인하 반대)와 스티븐 미런(Fed 이사)이다. 다만 미런 이사는 ‘더 큰 폭(50bp) 인하’가 필요하다며 별도의 이유로 이견을 제시, 연준 내부 의견 스펙트럼이 예상 이상으로 넓다는 점이 확인됐다.


시장 반응 및 향후 전망

연준 내부 매파 신호가 잇따르자, 미 국채 2년물 금리는 일시적으로 4bp가량 상승(가격 하락)했고, 달러 인덱스도 소폭 강세를 보였다. 그러나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12월 25bp 추가 인하 확률은 여전히 약 ‘66% 대 33%’ 수준으로, 시장은 “연준이 결국 경기 둔화를 우려해 다시 완화 기조로 돌아설 것”이란 베팅을 유지하고 있다.

파월 의장은 미 연방정부 셧다운으로 경제 통계 공백이 생기는 점을 ‘12월 동결 가능성’의 근거로 제시했지만, 로건 총재는 “셧다운 기간에도 민간·고빈도 데이터를 통해 경제 상황을 충분히 파악할 수 있다”며 시장 불확실성을 낮췄다.


전문가 해설

통화정책 전문가들은 이번 상황을 ‘정책 공백기의 힘겨루기’로 해석한다. 물가가 근원 기준 3%대 중반에 머무는 동안, 경기가 둔화 조짐을 보이더라도 연준이 ‘빠른 피벗’(완화 전환)을 택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시장이 기대하는 ‘연준의 조기 지원’이 어려워지면 단기금리 변동성, 주식·부동산 등 위험자산 가격에 재조정 압력이 높아질 수 있다.

반대로, 4분기·연말 소비시즌 수요 위축이 급격하게 나타날 경우, 연준은 매파 기조를 완화하고 ‘한 차례 더’ 금리 인하에 나설 명분을 얻게 된다. 즉, 12월 FOMC 앞두고 발표될 10월·11월 고용‧물가 지표가 방향성을 결정짓는 열쇠가 될 전망이다.

투자자들은 선물·옵션 등 파생상품으로 행사 가격을 조정해 정책 불확실성에 대비하고 있으며, 기관투자가들은 현금·단기채 비중을 늘리는 ‘리스크 패리티’ 전략을 시험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