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준비제도(Fed)가 오랜 기간 진행해 온 대차대조표 축소(양적 긴축·QT)를 단계적으로 중단하기로 결정했지만, 약 4조 달러 규모의 미국 오버나이트 레포(Repo) 시장의 단기 유동성 우려는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
2025년 10월 31일, 로이터 통신(뉴욕)에 따르면 밤사이 자금을 조달·운용하는 레포 선물 가격은 향후 두 달간 높은 자금 조달 금리를 반영하고 있으며, 이는 연준의 정책 변경에도 불구하고 시장이 느끼는 유동성 긴장이 지속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연준은 수요일 회의에서 만기 도래하는 주택저당증권(MBS) 매각 대금을 매달 150억 달러(약 20조 원) 규모로 T-빌(만기 1년 이하 국채)에 재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보유 자산 구성에서 단기물 비중을 높여 유동성을 공급하려는 조치다.
그러나 Secured Overnight Financing Rate(SOFR) 선물은 11월·12월물에서 연방기금금리(FFR) 대비 각각 마이너스 11.5bp, 마이너스 12.5bp의 스프레드(차이)를 기록하며 사상 최저치를 경신했다. 이는 시장 참가자들이 두 달 뒤 SOFR이 FFR보다 각각 11.5bp, 12.5bp 높게 형성될 것으로 본다는 의미다.
SOFR는 목요일 4.27%를, FFR(전일 발표 기준)은 4.12%를 나타냈다. 일중 스프레드는 자금 조달 환경의 긴장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로서, 수치가 음(-)의 방향으로 더 확대될수록 레포 시장의 스트레스가 심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연준은 최근 단기물 금리 움직임을 우려하긴 하지만, 운영 방식에 과감한 조정이 필요하다고 판단하지는 않은 듯하다”라고 루 크랜달 라이트슨 ICAP 수석이코노미스트는 평가했다.
연준은 2022년 6월 팬데믹 비상부양책을 거둬들이기 위해 QT를 시작한 이후, 자산 규모를 약 9조 달러에서 6조6천억 달러 수준으로 줄여 왔다. 이번 ‘QT 사실상 종료’ 선언으로 시장 공급 부담이 감소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지만, 초기 반응은 제한적이다.
■ 레포(Repo)·SOFR·QT 용어 설명
레포(Repurchase Agreement)는 국채 등 우량 담보를 맡기고 하루 만에 다시 사 오는 방식으로 자금을 빌리거나 빌려주는 초단기 담보 대출이다. SOFR는 이러한 담보부 레포 거래의 가중 평균 금리로, 기관 간 ‘실질적인 무위험 단기조달비용’을 보여준다. 양적 긴축(QT)은 중앙은행이 만기 도래 자산을 재투자하지 않거나 매각해 대차대조표를 축소하는 정책이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MBS 만기 대금을 T-빌로 재투자할 경우, 2026년 민간 투자자에게 배정되는 T-빌 순공급이 크게 줄어 단기 금리가 하향 안정될 것으로 본다. 그러나 TD증권의 얀 네브루지 금리 전략가는 “연준이 QT 종료 시점을 한 달 미룬 데다, 추가적인 준비금 관리 매입 계획을 밝히지 않아 11월 자금 시장에는 즉각적인 완화 효과가 미미하다”고 지적했다.
10월 말은 캐나다 은행들의 회계연도가 종료되는 시점이기도 하다. 캐나다 은행들은 미 레포 시장의 주요 자금 공급원 중 하나이므로, 비분기(Non-Quarter) 보고 기간인 10월 말에도 자금 긴축이 나타나는 이례적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또한 재무부가 여름 부채 한도 상향 이후 현금 잔액을 늘리기 위해 대량의 단기 국채를 발행한 점도 레포 수요를 급증시켜 금리 상승 압력에 기름을 부었다.
SMBC 닛코 증권의 조지프 아베이트 미국 금리 전략 총괄은 “QT를 중단해도 당장의 레포 금리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전제하면서도, “T-빌 비중 확대는 연준이 포트폴리오 만기를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는 운영상 안전판을 제공한다”고 평가했다.
로리 로건 댈러스 연은 총재는 올해 2월 연설에서 “연준이 보유한 국채 포트폴리오는 만기가 긴 종목에 과중 집중되어 있다”고 지적하며 “중립적 구성을 위해서는 T-빌을 더 보유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현재 연준 보유 미국 국채 중 T-빌 비중은 5%에 못 미친다. 전문가들은 단기물 비중 확대가 장기적으로는 ‘만기 변환(매치어리티 트랜스포메이션)’ 전략을 강화해 장기 국채 금리를 낮추는 효과를 낳을 수 있다고 본다.
■ 전문적 관전 포인트
첫째, QT 종료 시점과 레포 시장 안정 간에는 시차가 존재한다. 둘째, 만기 구조 재편을 통한 유동성 관리가 금리 곡선 전반에 미칠 2차 파급효과는 아직 계산되지 않았다. 셋째, 연말 결산 성격이 다른 해외 은행들의 대차대조표 조정 역시 미국 단기금리에 새로운 변동성을 부여할 가능성이 있다.
결국 시장 참가자들은 ‘FFR 대비 SOFR 스프레드’를 통해 연준의 조치가 실제 자금 조달 환경을 완화할 수 있을지, 아니면 단기적 ‘방향성 시그널’에 그칠지를 계속 주시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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