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과 엔비디아(Nvidia)가 약 30억 달러(약 4조 1,000억 원)를 투입해 한국 내 대규모 물리적 인공지능(Physical AI) 클러스터를 조성하기로 했다. 이번 사업은 자동차·모빌리티 산업과 AI 반도체 분야를 동시에 겨냥한 대형 프로젝트로, 정부·민간 공동 투자 방식으로 추진된다.
2025년 10월 31일, 인베스팅닷컴(Investing.com)의 보도에 따르면 양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와 3자 간 양해각서(MOU)를 체결해 협력 기반을 공식화했다. 이를 통해 1) 현대차그룹 AI 애플리케이션 센터, 2) 엔비디아 AI 기술 센터, 3) 전용 데이터센터 등 세 갈래 거점이 한 축을 이룰 예정이다.
“통합 AI 모델의 학습·검증·배포 단계를 한곳에서 처리할 수 있도록, 엔비디아의 차세대 ‘블랙웰(Blackwell)’ GPU 5만 개를 투입한다”는 합의가 공개됐다.
‘블랙웰 GPU’는 2024년 공개된 엔비디아의 차세대 AI·고성능컴퓨팅(HPC)용 그래픽처리장치다. 이전 세대 대비 연산 효율을 크게 높였으며, 대규모 언어모델(LLM)·자율주행·로보틱스 등 고난도 AI 워크로드에 특화된 아키텍처로 평가된다. 5만 개 규모면 엑사플롭스(ExaFLOPS)급 연산 성능 확보가 가능해, 국내 최대 AI 인프라 중 하나가 될 전망이다.
투자 구조에 대한 구체적 지분율이나 재원 조달 방식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국책사업 성격을 고려할 때, 정부 R&D 보조금과 세액공제 혜택, 민간 직접 투자 등이 결합된 ‘혼합 파이낸싱’ 모델을 예상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AI 센터를 통해 자율주행, 로보틱스, 스마트팩토리, 커넥티드카 서비스 등 모빌리티 전반에 적용할 AI 모델을 자체 개발·상용화한다는 목표다. 엔비디아는 GPU·소프트웨어 스택·네트워킹 솔루션을 공급해 하드웨어 경쟁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한국 내 AI 생태계 확장에 발판을 마련하게 된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민간 거버넌스 기반으로 클러스터를 조성해 국가 AI 역량을 단계적으로 끌어올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정부가 2030년까지 ▲초거대 AI 모델 경쟁력 확보 ▲데이터센터 전력 효율 개선 ▲친환경 반도체 패키징 기술 육성 등을 비전으로 제시한 ‘K-클라우드·AI 얼라이언스’ 전략과 맞닿아 있다.
해설│왜 ‘물리적 AI 클러스터’인가?
최근 글로벌 거점은 ‘클라우드 AI’뿐만 아니라 온프레미스(사내 설치형) 인프라를 묶는 하이브리드 모델을 지향한다. 이는 데이터 주권, 보안, 지연(latency) 최소화 측면에서 유리하다. 현대차그룹 역시 해외 생산거점·연구소에서 생성되는 대규모 주행 로그와 센서 데이터를 국내로 집결시켜 실시간 분석을 수행할 예정이다.
전문가 의견*(에디터 분석)에 따르면, 해당 클러스터가 완공되면 국내 AI 학습용 전력 수요가 연간 1TWh 이상 증가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재생에너지 PPA(전력구매계약), 고효율 냉각 시스템, AI 워크로드 최적화 솔루션 등에 대한 수요도 동반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향후 일정 및 과제
현재 양사는 부지 선정과 데이터센터 설계, GPU 수급 일정 등을 조율 중이다. 본격 공사는 2026년 착공, 2028년 1단계 가동을 목표로 검토되고 있다. 다만 전력 인프라 증설, 반도체 공급망 리스크, 각종 인허가 절차가 변수로 남아 있다.
결론적으로, 현대차그룹과 엔비디아의 협업은 자동차 OEM과 글로벌 AI 반도체 기업이 손잡고 국가 차원의 AI 기반을 구축하는 첫 사례라는 의미가 있다. 모빌리티 혁신과 AI 반도체 강국 전략이 맞물리며, 국내 관련 산업 전반에 규모의 경제와 생태계 시너지를 촉발할 것으로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