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인디아(Air India)가 심화되는 적자를 해소하고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최대 1,000억 루피(약 11억 달러) 규모의 신규 자금을 모기업인 타타손스(Tata Sons Pvt.)와 싱가포르항공(Singapore Airlines)에 요청한 사실이 확인됐다.
2025년 10월 31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자금 요청은 ▲시스템·서비스 전면 개편 ▲사내 정비·엔지니어링 역량 구축 ▲안전 강화 프로그램 확대 등을 위한 것이다.
요청 배경과 세부 항목
에어인디아는 복수의 내부 문건을 근거로 총 1,000억 루피를 세 갈래로 나눠 지원받길 희망하고 있다. 첫째, 예약·수하물·운항 관리 시스템을 첨단화하기 위한 IT 인프라 투자가 약 300억 루피, 둘째, 기내 서비스 개선과 신규 좌석·기내 엔터테인먼트 도입에 250억 루피, 셋째, 사내 정비(MRO)센터 확충과 인력 교육에 450억 루피가 책정됐다.
“전사적 차원의 체질 개선 없이는 글로벌 항공 동맹 가입이나 장거리 노선 확대가 불가능하다”는 것이 에어인디아 경영진의 내부 설명이다.
인도 항공 시장의 치열한 경쟁
인도 국내선 시장은 저비용 항공사(LCC)가 빠르게 성장하면서 운임 압박이 가중되고 있다. 업계 1위 인디고(IndiGo)만이 꾸준히 흑자를 유지하고 있으며, 에어인디아·비스타라(Vistara)·스파이스젯(SpiceJet) 등은 연속 적자를 기록 중이다. 특히 국내선 평균 탑승률 90%를 넘는 인디고와 달리 에어인디아는 75% 수준에 머물고 있다.
최근 안전 사고로 인한 악재
2025년 6월 아마다바드(Ahmedabad) 공항 인근에서 발생한 보잉 787 ‘드림라이너’ 추락 사고는 1명을 제외한 전원이 사망한 대형 참사였다. 해당 사고로 인도 항공 당국(DGCA)의 특별 안전 감사가 진행됐고, 에어인디아는 일부 노선을 감편해야 했다. 이로 인해 매출 손실과 보험료 상승이 맞물려 재무 부담이 폭증했다.
*드림라이너 설명
‘드림라이너’는 보잉사가 개발한 중·장거리용 신세대 여객기로, 탄소 복합 소재를 적용해 기존 기종 대비 연료 효율이 20%가량 높다. 그러나 초기 생산분에서 배터리 발화·제동 장치 결함 등이 보고돼 정비 체계가 미흡한 항공사에겐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지분 구조와 자금 조달 방식
현재 타타그룹이 에어인디아 지분 74.9%를, 싱가포르항공이 25.1%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두 대주주는 무이자 대출을 제공할지, 또는 신규 주식 인수(증자) 형식으로 지원할지 최종 결정을 내리지 못한 상태다.
타타그룹 내부에선 “무이자 대출은 단기간 유동성을 확보하기 쉬우나, 근본적 체질 개선에는 증자가 불가피하다”는 실무진 의견이 포착됐으며, 싱가포르항공 측은 “투자 대비 수익률을 따지면 지분 확대보다 전략적 파트너십 강화를 선호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시장·전문가 시각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아시아·태평양 담당 애널리스트는 “인도 항공 시장은 연평균 6% 이상 성장하지만, 공항 인프라·정비 인력 부족이 구조적 리스크”라고 진단했다. 그는 “에어인디아가 유럽·북미 직항 네트워크를 확대하려면 MRO(정비·개조·정검)를 내재화해 운항 안정성을 확보하는 것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에어인디아의 향후 과제
에어인디아는 중장기 경영계획에서 2028년까지 보잉 737·787, 에어버스 A350 등 200여 대를 신규 도입하고, 인도·싱가포르·두바이에 통합 운영센터를 설립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러나 이번 자금 수혈이 지연되면 도입 일정이 밀리거나 리스 비용이 상승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전문적 통찰
현 시점에서 가장 현실적인 해법은 단기 무이자 대출과 단계적 증자 병행이다. 사고 여파로 손상된 신뢰 회복과 서비스 개선이 선행돼야 투자 매력이 높아진다. 또한 LCC가 장악한 국내선보다는 프리미엄 수요가 존재하는 장거리 국제선에 집중해 수익성을 제고해야 한다. IATA 기준으로 인도-북미 노선 여객 수요는 연 8% 증가하고 있어, 신규 기재 투입과 서비스 차별화로 고수익 노선을 빠르게 확보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아울러 인프라 측면에서 인도 정부의 공항 민영화 정책을 활용해 슬롯(capacity) 확보 경쟁에 앞서야 한다. 최근 모디 정부가 발표한 ‘UDAN(지역 항공 연결망 강화) 2.0’ 프로그램은 지방 공항 활성화를 목표로 하지만, 메트로 공항의 슬롯 배정에도 영향을 미치므로 선제적 협상이 요구된다.
결론
에어인디아가 요청한 11억 달러 규모의 추가 자금은 단순한 재무 지원이 아니라 인도 항공 산업 구조조정을 가늠할 리트머스 시험지가 될 전망이다. 타타·싱가포르항공의 결정 시점, 자금 투입 방식, 이후 실행 계획이 향후 수년간 인도 항공 시장의 판도를 결정짓는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