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재무부가 중국과의 무역 협상 진전에 따라 주요 수출 규제를 1년간 유예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조치는 틱톡(TikTok) 매각·운영 문제를 둘러싼 양국 간 갈등을 진정시키고, 보다 광범위한 경제 합의를 추진하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2025년 10월 30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스콧 베센트(Scott Bessent) 미국 재무장관은 이날 폭스비즈니스(Fox Business) 인터뷰에서 “
수출 제한 확대를 1년간 중단하기로 합의했으며, 그 대가로 중국도 희토류 수출 허가제 시행을 1년 유예하기로 했다
”고 밝혔다.
베센트 장관은 해당 유예 조치가 제재 대상 기업 지분 50% 이상을 보유한 법인을 겨냥했던 수출 통제에 적용되며, 1974년 무역법 301조(Section 301) 기반의 추가 관세와 보복 조치도 같은 기간 동안 일시 중단된다고 설명했다. Section 301은 상대국의 불공정 무역 관행에 대응해 관세·제재를 부과할 수 있도록 한 미국 법률이다.
■ 틱톡 협상 ‘수주 내’ 가시화
베센트 장관은 “틱톡 거래가 수주, 많아도 수개월 내 마무리될 것”이라고 언급하며, 미국 내에서 데이터 보안 우려를 불러온 이슈가 해소 국면에 접어들었음을 시사했다. 양국 정부는 틱톡의 미국 사용자 데이터 보호 체계와 소유 지분 구조를 놓고 오랫동안 줄다리기를 이어 왔다.
틱톡은 중국 바이트댄스(ByteDance)가 소유한 숏폼(짧은 영상) SNS로, 전 세계 월간 활성 이용자(MAU)가 10억 명을 넘는 초대형 플랫폼이다. 미국 의회는 국가안보 차원에서 틱톡의 미국 사업부를 ‘완전 분리’ 또는 ‘강제 매각’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으며, 이번 합의는 그 갈등을 완화할 수 있는 첫 단추라는 평가가 나온다.
■ 중국, 대두 1,200만 톤 즉시 구매·향후 3년간 2,500만 톤 이상 약속
베센트 장관은 또 “중국이 올해 안에 미국산 대두(soybean) 1,200만 메트릭톤을 구매하고, 향후 3년 동안 매년 최소 2,500만 톤을 추가로 수입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는 미 중서부 농가와 글로벌 곡물 트레이더에게 상당한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대두는 사료·식용유·대체육 등 산업 전반에 공급되는 핵심 농산물로, 미국은 브라질과 함께 세계 최대 생산국이다. 중국은 세계 최대 수입국이기도 해, 이번 구매 약속은 양국 농산물 교역 회복의 신호탄으로 평가된다.
■ 희토류 라이선스 유예… 핵심 광물 공급망에 긍정적 영향
중국은 세계 희토류(rare earth) 매장량의 약 60% 이상을 보유하고 있으며, 전자·자동차·방위 산업의 핵심 원료로 자리 매김해 왔다. 희토류 수출 허가제가 중단되면 미국 반도체·배터리 업계는 원자재 확보 압박을 다소 덜 수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1년 유예 기간이 지나면 동일한 갈등이 재점화될 수 있다”면서도, 이번 조치가 글로벌 공급망 불안 심리를 완화하고 인플레이션 압력을 낮추는 데 일정 부분 기여할 것으로 전망했다.
■ 용어·배경 설명
▶ Section 301: 1974년 미국 무역법 조항으로, 상대국의 불공정 무역 행위에 대해 관세 인상·수입 제한 등 보복 조치를 취할 수 있는 권한을 행정부에 부여한다.
▶ 희토류 라이선스(rare earth licensing): 중국 정부가 희토류 원광석·합금의 수출을 허가제로 관리하는 제도다. 사실상 수출 제한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
▶ 수출 통제 강화 규정: 미국 상무부가 제재 대상 기업 지분 50% 이상 보유 법인에 대해 기술·부품 수출을 제한하는 규정이다. 이번 합의로 1년간 적용이 보류된다.
■ 기자 시각·전망
이번 1년 유예는 양국 갈등 해결을 위한 ‘숨 고르기’ 성격이 짙다. 미국은 2024년 대선을 앞두고 공급망 안정과 물가 관리라는 당면 과제를 안고 있으며, 중국 역시 부동산·청년 실업률 악화로 경기 부양 카드가 절실하다. 양국 모두 경제적 실익이 뚜렷한 만큼, 틱톡을 포함한 디지털·농산물·핵심 광물 분야에서 “스몰딜(small deal)→포괄적 딜”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다만 1년이라는 시간표는 긴 호흡의 제도 개선을 담기에는 매우 짧다. 기술 패권 경쟁, 데이터 주권 문제, 인권·안보 이슈 등 복합적 변수가 여전히 잔존해 있어, 지속 가능한 합의로 발전하려면 양측의 정치적 의지와 구체적 이행 로드맵이 필요하다.
결국 시장은 ① 틱톡 거래 성사 여부, ② 희토류 수출 관리 완화 지속성, ③ 농산물 구매 실적이라는 세 가지 지표를 통해 협상 진정성을 가늠할 것으로 보인다. 11월 초 예정된 서명식에서 세부 문안이 공개되면, 완화된 관세·투자 흐름이 실제 경제 지표 개선으로 이어질지가 확인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