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 3분기 경제 5% 성장…2023년 이후 가장 빠른 속도

사우디아라비아의 2025년 3분기 국내총생산(GDP) 속보치가 전기 대비 1.4% 증가해 전년 동기 대비 5.0%의 성장률을 기록했다고 사우디 일반통계청(GASTAT)이 30일(현지시각) 발표했다. 이는 3.9%를 기록했던 2분기보다 가속화된 수치로, 2023년 1분기 이후 가장 빠른 연간 성장세다.

2025년 10월 30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성장세는 주로 석유 부문의 회복이 견인했다. 같은 기간 석유 부문 활동은 전기 대비 3.1%, 전년 동기 대비 8.2% 확대됐으며, 9월 하루 평균 원유 생산량은 1,000만 배럴(bpd)로 늘어났다.

연율 기준으로 보면 5.0% 성장률은 사우디가 팬데믹 이후 추진해 온 경제 다각화 정책이 일정 부분 성과를 냈음을 시사한다. 다만 석유 의존도가 다시 부각되면서 비(非)석유 부문의 둔화가 가려졌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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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아라비아 석유 시설 전경

민간 비석유 부문은 전기 대비 0.6% 성장하는 데 그쳤다. 이는 전분기의 0.8%에서 둔화한 것이며,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도 4.5%로 4.6%를 기록했던 2분기보다 낮다. 비석유 경제 성장률이 1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셈이다.

정부 부문 활동은 3분기에 전기 대비 0.7%, 전년 동기 대비 1.8% 증가하며 반등했다. 하지만 직전 분기 0.8% 감소분을 완전히 상쇄하기에는 부족해 공공부문 지출이 아직 회복 단계임을 보여준다.

용어 해설
플래시 추정치’는 최종 확정치가 발표되기 전, 제한된 표본과 가용 데이터를 기반으로 선제적으로 산출하는 속보치다. 실제 확정치가 나올 때까지 수치가 수정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시장 참여자들은 참고 지표로 활용한다.

재정 긴축(Fiscal Consolidation)
재정 긴축은 정부가 국가 재정 건전성을 높이기 위해 지출을 줄이거나 세수를 늘리는 일련의 정책 기조를 뜻한다. 사우디 정부가 비(非)석유 세수 확대와 보조금 축소 등을 병행하면서 민간 소비와 투자가 다소 위축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리야드 도심 전경

주목

전문가들은 석유 분야 중심의 경기 반등이 단기적으로는 성장률을 끌어올리겠지만, 국제 유가 변동성 확대와 기후변화 대응 강화 등 구조적 리스크에 직면할 수 있다고 분석한다. 따라서 비석유 부문의 체질 개선을 위한 비전2030 프로젝트의 속도 조절이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다.

또 다른 변수는 국제 금리 사이클이다.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고금리 기조를 유지할 경우 신흥시장 전반의 투자 흐름이 위축될 가능성이 있어, 사우디 역시 원화가치와 자본 유입 변동성에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요약하자면, 2025년 3분기 사우디 경제의 양호한 성장률은 원유 생산 증가에 크게 의존했다. 반면 민간 비석유 부문의 모멘텀은 약화돼 정부가 추진 중인 경제 다변화 로드맵이 시험대에 올랐다. 시장 관전 포인트는 재정 긴축 기조 속에서 비석유 부문이 언제 다시 반등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