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미국발 관세 압박 속에 2025년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9% 감소했다. 미국 시장에서의 관세 부담이 실적에 직격탄을 날리며 세계 3위 완성차 그룹의 수익성이 흔들리는 모습이다.
2025년 10월 30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현대차는 7~9월 연결 기준 영업이익 2조5,000억 원(약 17억6,000만 달러)을 기록했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의 3조6,000억 원과 비교해 1조1,000억 원이 줄어든 수치다.
이번 실적은 금융정보업체 LSEG가 집계한 애널리스트 컨센서스(스마트에스티메이트) 2조5,000억 원과 일치했으나, 시장 기대를 뛰어넘는 ‘어닝 서프라이즈’는 보여주지 못했다. LSEG 스마트에스티메이트는 최근 정확도가 높았던 애널리스트 전망치를 가중평균해 산출하는 지표다.
현대차는 3분기 미국 관세 부담이 1조8,000억 원에 달했다고 밝혔다. 이는 직전 분기의 8,280억 원 대비 두 배 이상 확대된 규모다. 그동안 현대·기아차는 미국으로 수출하는 완성차에 25%의 추가 관세가 부과돼 동종 경쟁사 대비 가격 경쟁력이 떨어졌다.
“이번 분기 관세 비용이 영업이익을 큰 폭으로 잠식했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다만 워싱턴과 서울이 10월 29일(현지시간) 맺은 무역 합의에 따라, 내달부터 해당 관세율은 15%로 인하될 예정이다. 회사는 “관세 완화가 실적 회복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실적 발표 직후 장초반 급등했던 현대차 주가는 상승 폭을 일부 반납했으나 여전히 전일 대비 2.9% 오른 수준에서 거래됐다. 관세 인하 효과가 주가에 선반영되면서 투자심리가 개선된 것으로 풀이된다.
배경 설명
미국은 2018년 ‘무역확장법 232조’를 근거로 일부 국가산 완성차와 부품에 25% 추가 관세를 매겨왔다. 한국 정부는 자국 자동차 산업 피해를 이유로 지속적으로 협의를 요청해 왔으며, 이번 합의로 15%까지 낮추는 데 합의했다. 다만 완전 철폐가 아닌 단계적 인하라는 점에서 업계의 관세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
전문가 시각
국내 한 증권사 연구원은 “2026년부터 관세 부담이 완전히 사라질 가능성도 거론되지만, 당분간 15% 관세는 이어질 예정”이라며 “환율, 원자재 가격, 미국 내 전기차 보조금 정책 등 외부 변수가 여전히 실적을 좌우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미국 시장 의존도 40%에 달하는 현대차는 현지 생산 확대 전략도 동시에 추진 중이다. 조지아주 전기차 전용 공장 착공, 앨라배마 공장의 설비 증설 등이 대표적이다. ※ 미국 내 생산 비중을 늘리면 관세·물류비를 절감하고 인플레이션감축법(IRA) 혜택도 노릴 수 있다.
향후 전망
관세율이 10%포인트 낮아지면 차량당 평균 수익성이 대폭 개선될 것이란 기대가 우세하다. 회사 내부 추정에 따르면 연간 최소 1조 원 이상의 비용 절감 효과가 가능하다. 더불어 전기차·수소차 등 친환경 모델 라인업 다변화로 프리미엄 가격대를 유지한다면, 2026년까지 영업이익률 10% 달성도 가시권에 들어올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러나 북미 시장의 금리 인상 기조 장기화, 소비 심리 둔화, 친환경차 무리한 확대가 낳을 재고 리스크 등은 여전히 우려 요인이다. 실제로 일부 딜러는 “가격 할인 경쟁이 심화될 경우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전했다.
결론
3분기 실적은 관세 부담이 낳은 일시적 후퇴로 평가되지만, 15%로 낮아진 관세율과 현지 생산 확대 전략이 맞물리면 내년부터 실적 회복세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는 “품질·브랜드 가치를 강화하며 글로벌 3위 자리를 공고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