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증시가 29일 일제히 강세를 보이며 주요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다시 쓰는 등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두드러졌다. 투자자들은 이날 예정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기준금리 인하 결정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동시에, 미국 대형 기술주의 실적 발표와 30일 예정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회담을 주시했다.
2025년 10월 29일, RTT뉴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 방문길 기내 회견에서 “시 주석과 매우 훌륭한 회담을 할 것이며 많은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두 정상이 중국산 제품에 부과된 관세를 완화하는 대신 중국이 펜타닐* 원료 화학물질 수출을 억제하는 새로운 무역 프레임워크를 논의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펜타닐(fentanyl)은 강력한 합성 마약성 진통제로, 미국 내 오·남용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양국 무역 협상의 주요 쟁점으로 부상했다.
중국·홍콩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0.70% 오른 4,016.33으로 2015년 7월 이후 최고가를 기록했다. 에너지 및 비철금속주가 랠리를 주도했다. 홍콩 증시는 공휴일로 휴장했다.
일본
일본 증시는 AI(인공지능) 산업 호황에 대한 기대가 번지며 강하게 치솟았다. 니케이225지수는 2.17% 급등한 51,307.65로 처음으로 51,000선을 돌파했다. 다만 엔화 강세 재개를 의식한 수출주 약세 탓에 토픽스지수는 0.23% 내린 3,278.24로 마감했다.
같은 날
“일본 정부는 물가 기대를 고정하고 환율 변동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BOJ(일본은행)에 금리 인상의 여지를 줘야 한다”
라고 미국 재무장관 스콧 베센트가 촉구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 방일 기간 미·일 희소금속 협정이 체결된 것도 투자심리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엔비디아가 미 에너지부를 위해 7기의 AI 슈퍼컴퓨터를 구축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반도체·AI 관련 종목이 급등했다. 어드밴테스트 22.1%·도쿄일렉트론 3.3%·소프트뱅크그룹 3.9% 각각 상승했다.
한국
서울 증시는 한·미 정상회담 기대와 엔비디아 공급망 확대 가능성에 힘입어 KOSPI가 1.76% 오른 4,081.15로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SK하이닉스는 7.1% 급등하며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이 회사는 2025년 3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는데, 이는 생성형 AI용 HBM(고대역폭 메모리)† 수요 덕분이다.
†HBM은 기존 D램보다 데이터 전송 속도가 수 배 이상 빠른 차세대 메모리로, AI·그래픽 처리 등 고성능 연산에 필수적인 핵심 부품이다.
호주·뉴질랜드
호주 증시는 예상을 뛰어넘은 3분기 소비자물가지수(CPI) 3.2% 상승 여파로 S&P/ASX200지수가 0.96% 밀린 8,926.20으로 2주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근원 인플레이션도 시장 기대치를 상회하면서 호주준비은행(RBA)의 추가 완화 경로를 복잡하게 만들었다. 전반적으로 금융·부동산주가 하락했으나 울워스그룹은 온라인 ‘WooliesX’와 B2B 부문 성장 덕분에 1분기 판매 실적이 예상치를 상회해 2.4% 상승했다.
뉴질랜드 S&P/NZX-50지수는 13,409.21로 장중 2주 만의 고점을 찍은 뒤 강보합권에서 마감했다.
외환·원자재·미국 증시
아시아 장중 달러화는 주요 통화 대비 1주일 만의 저점에서 반등했다. 국제유가는 중동 공급 우려 속에 보합권을 유지했고, 금 현물 가격은 최근 약세 후 온스당 4,000달러에 근접하며 1% 넘게 급등했다.
간밤 뉴욕 증시는 연준의 완화적 스탠스 및 미·중 무역 긴장 완화 신호에 힘입어 사흘 연속 사상 최고가를 또다시 경신했다. 나스닥종합지수는 AI 관련 계약 발표로 0.8% 뛰었고, 다우존스지수 0.3%·S&P500지수 0.2% 각각 상승했다.
전문가 시각 및 전망
시장 전문가들은 “연준이 예고한 대로 25bp(0.25%포인트) 금리를 인하한다면 달러 약세·신흥시장 자금 유입 흐름이 더 강해질 수 있다”면서도, 미국과 중국 간 구조적 갈등이 여전히 상존한다는 점에서 회담 결과에 따른 변동성 확대 가능성을 경고했다. 또한 “AI 투자 붐으로 일본·한국 등 동아시아 반도체 밸류체인이 수혜를 받고 있으나, 경기순환적 조정 위험에도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