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국영 농업기업 COFCO, 2025년 들어 처음으로 미국산 대두 대량 매입
세계 최대 대두 수입국인 중국이 미·중 정상회담을 불과 하루 앞두고 미국산 대두를 전격적으로 사들여 글로벌 농산물·무역 시장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2025년 10월 29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중국 국영 농업회사인 COFCO(中粮集团)는 이번 주 미 북서부 퍼시픽노스웨스트(PNW) 항만을 통해 총 18만 t(3척 분량)의 미국산 대두를 12월 및 내년 1월 선적 일정으로 매입했다.
이번 거래는 올해 들어 중국이 체결한 첫 번째 대규모 미국산 대두 구매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로이터는 사안을 잘 아는 두 명의 무역 관계자를 인용해 해당 사실을 보도했다.
트럼프–시진핑 회담을 앞둔 상징적 행보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은 30일(현지시간) 한국에서 고위급 무역 회담을 개최할 예정이다. 무역 갈등이 고조돼 있던 양국 정상 간 만남을 앞두고 중국이 이처럼 빠르게 구매를 확정지은 것은, 양국 관계 개선에 대한 시장의 기대를 자극하고 있다.
“중국이 다시 미국 농가의 콩을 사기 시작했다는 것은 긍정적인 신호”라고 미국 내 곡물 트레이더들은 해석했다.
그간 미 정부는 “중국이 미국 농민을 외면한다”며 대두·옥수수·밀 등 농산물 구매 확대를 지속적으로 압박해 왔다. 실제로 2025년 들어 중국은 주로 아르헨티나와 브라질에서 대두를 대량 조달해 왔으며, 이는 미 농업 벨트 지역의 수출 부진으로 이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유화 제스처
회담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도 “중국산 펜타닐 관련 관세 완화를 고려하겠다”며 한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 또한 첨단 반도체 대(對)중국 수출 재개 문제도 논의하겠다고 밝혀, 기술·헬스·농업 등 다방면에서 거래 재개 신호를 보내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대두 구매는 정치적 제스처일 뿐 아니라, 중국이 실제로 공급 안정성 확보가 필요하다는 현실적 이유도 깔려 있다”고 분석한다. 4분기 이후 남미 곡물 수확은 계절적 비수기에 접어들기 때문에, 중국 입장에서는 미국산 물량 확보가 필수적이다.
용어 해설
COFCO는 중국 정부가 전액 출자한 종합 식품·농업 기업으로, 곡물 수입·가공·유통을 총괄한다. 중국 곡물 수급의 ‘창고지기’로 불릴 만큼 막강한 구매력을 행사한다.
퍼시픽노스웨스트(PNW) 항만은 미국 워싱턴·오리건 등 서북부 항만을 통칭한다. 이 지역은 대서양·멕시코 만보다 중국과의 항로가 짧아, 대두·옥수수·밀을 아시아로 수출할 때 물류 비용·시간을 절감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펜타닐은 강력한 합성 오피오이드계 진통제로, 남용 시 치명적인 중독·사망을 초래한다. 미 정부는 중국을 주요 공급처로 지목해 고율 관세·제재를 가해 왔다.
전망 및 영향
이번 거래가 발표되자, 시카고 상품거래소(CBOT) 대두 선물 가격은 장중 한때 1%가량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정상회담 결과가 긍정적으로 나오면 연말까지 추가 물량 계약이 이어질 가능성”을 언급한다.
다만 일부 애널리스트는 “양국 간 구조적 갈등이 여전한 만큼, 단일 거래만으로 무역분쟁이 해소됐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지적한다. 이들은 농산물 외에도 반도체·배터리·희토류 등의 전략 물자가 협상의 핵심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향후 관전 포인트는 ▲트럼프 대통령의 펜타닐 관세 완화 구체안 ▲반도체 수출 규제 완화 여부 ▲중국의 추가 대두·옥수수 구매 동향 등이다.
기자 해설
중국이 ‘식량 안보’를 강조하며 전략 곡물 비축을 확대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산 대두 재개는 공급 다변화와 가격 협상력 제고 차원에서도 필요하다. 미 농가로서는 남미산에 빼앗겼던 점유율을 되찾을 호기로 평가된다. 더불어 이번 거래가 양국 협상의 ‘돌파구’가 될지, 아니면 일시적 유화 제스처로 끝날지에 따라 향후 글로벌 농산물·통상 흐름이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