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증시가 또 한 번 기록을 갈아치웠다. 기술주 중심의 니케이225지수가 29일 장중 사상 최초로 5만1,000포인트를 넘어섰으며, 오전 장을 51,249.82포인트(전일 대비 2.05%↑)에 마감했다.
2025년 10월 29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이날 니케이는 이틀 전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겨졌던 5만 포인트를 돌파한 데 이어 불과 48시간 만에 한 단계 더 높은 ‘5만1,000 고지’를 점령했다. 투자자들은 인공지능(AI) 관련 설비 투자가 견인하는 반도체 업황 호조에 주목하며 공격적인 매수세를 이어갔다.
반면 TOPIX(도쿄증권거래소 1부 시가총액 가중지수)는 엔화 강세 부담으로 0.1% 미만의 소폭 상승에 그쳤다. TOPIX에는 금융·소비재 등 비(非)기술주 비중이 높아 엔화 강세에 직접적인 타격을 받는 종목이 많다.
AI 서버·반도체 검사 장비 업체인 어드밴테스트(Advantest)는 올해 순익 전망을 25% 상향 조정한 효과로 20% 이상 폭등했다. 같은 날 일본 최대 테크 투자사 소프트뱅크그룹도 2.1% 뛰어오르며 니케이 지수 상승 기여도 2위를 기록했다. 반도체 노광 검사장비 기업 레이저텍(Lasertec) 역시 7.8% 급등해 지수 상승을 거들었다.
노무라증권 전략가 아키야마 와타루는 “어드밴테스트·소프트뱅크 같은 대형 기술주가 증시를 사실상 견인하고 있다”면서도 “초기 랠리가 진정되면 상승 탄력이 둔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미국 시장에서도 기술주 랠리가 이어졌다. 나스닥·S&P500·다우존스 등 3대 지수 모두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특히 AI 반도체 ‘대장주’ NVIDIA가 미 에너지부용 AI 슈퍼컴퓨터 구축 계획을 발표하며 투자 심리를 자극했고, Microsoft는 챗GPT 개발사 오픈AI의 경영 구조 개편(‘퍼블릭 베네핏 코퍼레이션’ 전환) 과정에서 지분 27%을 확보했다는 소식에 주가가 크게 뛰었다.
*용어 설명
퍼블릭 베네핏 코퍼레이션(PBC)은 미국 델라웨어주 회사법상 이윤뿐 아니라 사회적 가치를 병행 추구하도록 설계된 기업 형태다. 일반 영리법인보다 공익성 요건이 강화된 형태로, 최근 IT·바이오 스타트업이 자주 채택하고 있다.
이날 도쿄 증시에서는 상승 종목 65개, 하락 종목 160개로 지수 편중 현상이 두드러졌다. 니덱(Nidec)은 니케이225 지수에서 퇴출될 예정이라는 소식에 7.3% 추가 하락하며 최다 낙폭 종목이 됐고, 소프트웨어 테스트 업체 SHIFT도 5.3% 밀렸다.
전문가 시각
증권가에서는 “‘엔화 강세’와 ‘차익 실현 매물’이라는 복합 변수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자금이 일본 반도체·AI 생태계에 공격적으로 유입되는 한 니케이의 단기 조정 폭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한다. 다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긴축 기조를 재개하거나 미·중 기술 갈등이 심화될 경우 공급망 리스크가 다시 부각될 수 있어 변동성 확대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