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증시] 인공지능(AI) 낙관론이 재부각되면서 29일 아시아 주요 지수가 동반 상승세를 나타냈다. 투자자들은 같은 날 예정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 회의 결과와 ‘매그니피센트 세븐(Magnificent Seven)’으로 불리는 빅테크 기업들의 실적 발표를 앞두고 포지션을 재정비하는 모습이다.
2025년 10월 29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연준이 이날 기준금리를 25bp(0.25%포인트) 인하할 것이라는 기대가 거의 확정적으로 반영되면서 채권 금리가 하락(가격 상승)했고, 달러화는 약세를 보였다. 시장은 이는 올해 추가 인하의 신호탄이 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전날(현지 시각) 뉴욕증시는 AI 반도체 강자 Nvidia가 5,000억 달러(약 671조 원)어치 칩 예약 주문과 미 에너지부(Department of Energy)용 슈퍼컴퓨터 7대 구축 계획을 공개한 데 힘입어 사상 최고치를 다시 썼다.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가 챗GPT 개발사 오픈AI(OpenAI)의 기업 구조를 ‘공익 법인(Public Benefit Corporation)’으로 재편하는 데 합의하며 27% 지분을 확보한 사실도 투자 심리를 자극했다.
이 같은 흐름은 MSCI 아·태(일본 제외) 지수를 0.16% 끌어올렸고, 일본 니케이225는 1% 넘게 급등해 또 한 차례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한국 코스피도 SK하이닉스의 호실적과 긍정적 가이던스 덕분에 장중 신고가를 찍었다.
“투자자들은 solid한 숫자뿐 아니라 AI 수익화가 지속되고 초기 붐을 넘어 수요가 얼마나 확산되는지를 확인하고 싶어 한다”고 샤루 차나나(Charu Chanana) 삭소(Saxo) 수석 전략가는 설명했다. “그래야 이번 AI 랠리가 거품인지 아닌지를 가늠할 수 있다.”
실제로 이날 장 마감 후에는 마이크로소프트·알파벳·메타 등 빅테크 3사의 실적이 예정돼 있어, 시장의 ‘높아진 눈높이’가 충족될지 주목된다. 이에 따라 나스닥 선물은 0.06% 상승, S&P500 선물은 보합권을 보였으며, 유럽 Euro Stoxx 50 선물은 0.14% 하락했다.
💡 연준 ‘비둘기파’(Dovish) 시나리오에 베팅
시장 참여자들은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외에도 양적긴축(QT·Quantitative Tightening) 중단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QT는 중앙은행이 보유 자산을 축소해 유동성을 흡수하는 정책으로, 중단될 경우 완화적(비둘기파)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미국 채권시장에서는 2년물 금리가 3.4904%, 10년물 금리가 3.9814% 수준에서 관망세를 보였다. 같은 맥락에서 달러 인덱스는 주요 통화 대비 약세를 유지했으며, 유로/달러 1.1652달러, 파운드/달러 1.3272달러에서 거래됐다.
호주 달러는 0.17% 오른 0.6598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3분기 호주 소비자물가지수(CPI)가 2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뛰면서 호주중앙은행(RBA)의 조기 인하 기대가 약화된 데 따른 것이다.
엔화는 미 재무부 스콧 베센트(Scott Bessent) 장관이 “지속적 저금리로 엔화를 의도적으로 약세로 두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경고한 이후 달러당 151.66엔으로 0.3% 상승했다. 일본은행(BOJ)은 30일 정책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그레고어 히어트(Allianz GI) 글로벌 CIO는 “BOJ가 12월 또는 내년 1월 금리 인상을 위한 포석을 마련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상품·원자재 동향
국제유가는 미 정부가 러시아 최대 석유기업 두 곳에 제재를 부과한 가운데 OPEC+가 증산을 검토한다는 소식이 엇갈리며 3거래일 연속 내림세를 멈췄다. 브렌트유 12월물은 0.28% 오른 배럴당 64.58달러,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12월물은 0.18% 상승한 60.26달러에 거래됐다.
안전자산 금은 전일 급락으로 과열 베팅이 일부 청산된 뒤, 4,000달러 선 아래에서 숨 고르기를 이어갔다.
전문가 진단 및 전망
이번 주 시장의 핵심 변수는 단연 연준의 추가 힌트다. 만약 금리 인하와 함께 QT 단계적 중단까지 시사한다면 채권 랠리와 주식의 위험선호가 동시 부각될 수 있다. 반대로 ‘한 번으로 끝’이라는 신호가 나오면 주식·채권 모두 변동성이 커질 여지가 남아 있다.
또한, 마이크로소프트·알파벳·메타의 실적이 기대치를 충족하지 못할 경우, 최근 AI 관련 기업에 집중된 밸류에이션 부담이 단기간 조정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투자자들은 단기 모멘텀에 편승하기보다, 기업별 실제 현금흐름과 AI 투자 회수 속도를 면밀히 가늠할 필요가 있다.
결국 ‘AI 낙관론 vs. 통화정책 불확실성’이라는 두 축이 당분간 글로벌 시장을 흔들 전망이며, 연말로 갈수록 각국 중앙은행의 스탠스 차별화가 커지는 만큼 환율 변동성 확대에도 대비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