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콘, 휴스턴 AI 서버 공장에 휴머노이드 로봇 배치한다

대만의 폭스콘(Hon Hai Precision Industry Co.)이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에 위치한 AI 서버 생산 라인에 휴머노이드 로봇을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이 공장은 GPU 설계사 엔비디아(NVIDIA)의 AI 서버를 전담 생산하는 핵심 거점으로, 글로벌 전자 제조업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2025년 10월 29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폭스콘은 엔비디아의 최신 로봇 플랫폼인 ‘NVIDIA Isaac GR00T N’ 모델을 활용해 생산 공정을 자동화한다. 회사는 “세계 최고 수준의 AI 스마트 팩토리를 구축해 공급망 혁신의 모범 사례를 제시하겠다”는 목표를 강조했다.

이번 결정은 지난 6월 로이터가 폭스콘과 엔비디아가 2026년 1분기까지 휴머노이드 로봇 도입을 추진한다는 협상을 단독 보도한 이후 약 4개월 만에 공식화됐다. 휴스턴 공장은 미국 내 AI 인프라 수요 급증에 따라 이미 풀가동 상태에 가까운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실제 로봇 도입이 시작되면 생산성 향상뿐 아니라 근로 환경 및 비용 효율성 측면에서도 효과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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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휴머노이드 로봇인가?

휴머노이드 로봇은 ‘사람과 유사한 형태 및 움직임을 구현하는 로봇’을 의미한다. 기존 산업용 로봇이 고정된 팔(arm) 형태로 반복 작업에 특화돼 있었다면, 휴머노이드는 이동성과 다관절 조작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어 ‘사람의 작업 공간’을 그대로 로봇에게 이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엔비디아 Isaac GR00T N 플랫폼은 클라우드 기반 시뮬레이션·머신러닝 훈련 데이터를 바탕으로, 로봇이 실제 공장 환경에서 빠르게 학습·적응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덕분에 라인 변경이 잦은 IT·전자 제조업에서 ‘재프로그래밍(재교육)’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폭스콘의 북미 생산 전략

폭스콘은 이번 발표와 함께 “텍사스·위스콘신·캘리포니아 등 미국 내 AI 서버 생산 능력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최첨단 AI 데이터센터 솔루션을 미국 시장에 제공함으로써 주요 고객들이 AI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하도록 지원하겠다” — 유영(Young) 류 폭스콘 회장

폭스콘은 애플(Apple)의 아이폰 조립으로 잘 알려져 있으나, 최근에는 AI·반도체·전기차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특히 엔비디아와의 서버 협업은 매출 다변화뿐 아니라 기술 역량 고도화 측면에서도 핵심 과제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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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서버 시장의 성장성과 공급망 영향

가트너(Gartner)에 따르면 글로벌 AI 서버 시장은 2023년 190억 달러 규모에서 2027년 480억 달러연평균 약 26% 성장할 전망이다. 미국, 중국, 유럽 주요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자가 고성능 GPU 서버를 공격적으로 증설하면서 ‘제조 용량 확보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특히 미국 내 생산 확대는 바이든 행정부의 ‘친(親)제조업’ 정책, 그리고 반도체·AI 장비에 관한 중국 수출 규제와도 맞물려 공급망 안정성을 확보하는 전략적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전문가 시각과 전망

업계 전문가들은 휴머노이드 로봇 배치가 노동 투입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꿀 가능성에 주목한다. 반복 작업이 많은 서버 조립 공정에 로봇이 투입되면 “사람은 공정 설계·검증·품질관리 등 고부가가치 업무로 이동”하는 ‘업무 재편’이 불가피하다.

다만 휴머노이드 로봇의 *안전성·신뢰성·유지보수 비용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ROI(투자 대비 수익)가 기대치에 못 미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실제로 로봇 센서 오류나 배터리 수명 한계가 생산 중단으로 이어질 경우, 인력 대비 오히려 비효율이 발생한다는 것이 현장 엔지니어들의 공통된 우려다.

엔비디아는 소프트웨어 정의 로봇(SDR) 분야에서 강점을 보유하고 있어, AI 모델 업데이트·시뮬레이션 기반 유지보수 등을 통해 이러한 리스크를 최소화할 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폭스콘이 얼마나 ‘디지털 트윈(digital twin)’ 기술을 적극 활용하느냐가 성공 관건으로 평가된다.


그 외 눈여겨볼 포인트

기술 인력 수요 — 로봇 운영·데이터 분석·AI 모델링 등의 고급 인력이 필요해져, 휴스턴과 주변 지역에서 테크 노동시장이 더욱 활성화될 전망이다.

협력 생태계 — 서플라이 체인 전반에 로봇 부품·센서·AI 소프트웨어 공급사가 연계될 수 있어, 중소 업체에게도 성장 기회가 열릴 가능성이 크다.

ESG 관점 — 로봇을 통한 전력 효율·재해 사고 감소가 가능해지면, 기업의 환경·사회·지배구조 평가지표에서도 긍정적 평가를 받을 수 있다.


결론 및 향후 과제

폭스콘엔비디아의 협력은 ‘AI 서버 수요 폭증’이라는 거대한 시장 흐름 속에서 스마트 제조 혁신의 방향을 가늠케 하는 선행 사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성공적으로 안착할 경우, 향후 위스콘신·캘리포니아 공장에도 빠르게 확대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본격 도입 시점으로 제시된 2026년 1분기까지 시스템 통합, 법규 준수, 노동조합 협의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로봇이 ‘효율’뿐 아니라 ‘안전·포용’ 가치를 충족해야 한다는 점이 중요하다.

결국 폭스콘은 기술·인력·정책 세 축을 균형 있게 관리함으로써 ‘세계 최고 수준의 AI 스마트 팩토리’라는 비전을 실현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