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공급망 SK하이닉스, AI 메모리 호황 힘입어 3분기 영업이익 62% 급증…사상 최대 실적 경신

SK하이닉스생성형 인공지능 열풍에 힘입어 또 한 번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갈아치웠다. 세계 2위 D램 업체이자 엔비디아의 주력 HBM(고대역폭 메모리) 공급사로 꼽히는 이 기업은 AI 서버용 메모리 수요 급증에 힘입어 매출과 이익 모두 기록적 수준을 달성했다.

2025년 10월 28일, CNBC 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2025 회계연도 3분기(7~9월) 연결기준 매출 24조4,500억 원(약 171억3,000만 달러), 영업이익 11조3,800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LSEG 스마트에스티메이트(정확도가 높은 애널리스트 예측 가중 평균) 전망치였던 매출 24조7,300억 원, 영업이익 11조3,900억 원과 거의 일치하는 수준이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39% 급증했으며, 영업이익은 62% 뛰어올랐다. 전 분기 대비로도 매출은 10%, 영업이익은 24% 증가해 두 자릿수 성장세를 이어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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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부가가치 제품 판매 확대 덕분에 전 분기에 이어 또다시 최고 실적을 경신했다” ― SK하이닉스 실적발표문

성남 분당 사옥 로비의 SK하이닉스 로고

SK하이닉스는 데이터 저장용 메모리 반도체를 주력으로 생산하며, PC·스마트폰·서버 등 폭넓은 IT 기기에 제품을 공급한다. 최근 AI 데이터센터에서 사용되는 HBM3e 등 최신 고대역폭 메모리가 폭발적으로 팔리며 실적 상승을 견인했다. 특히 글로벌 AI 칩 설계 1위 기업 엔비디아에 HBM을 선제 공급해 ‘AI 시대 핵심 파트너’라는 입지를 굳혔다.

데이터센터용 AI 칩셋 예시

HBM·D램이란 무엇인가

HBM은 High Bandwidth Memory의 약자로, 여러 개의 D램 칩을 수직으로 적층해 대역폭(초당 데이터 처리량)을 극대화한 차세대 메모리다. 기존 D램보다 속도가 최대 수십 배 빠르면서도 소비전력이 낮아 AI 연산이 집중되는 GPU(그래픽처리장치) 모듈에 필수적으로 탑재된다. 고성능일수록 층수가 늘어나는데, SK하이닉스는 업계 최초로 12단 적층 HBM3E 양산에 착수하며 기술 격차를 벌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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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BM은 넓은 범주의 DRAM(동적임의접근메모리)에 속한다. DRAM은 PC·서버·모바일 기기에서 프로그램 코드와 데이터를 일시 저장하는 휘발성 메모리로, 가격·스펙·적용처에 따라 일반 PC용 DDR, 모바일 LPDDR, 서버용 RDIMM, 그리고 고대역폭 HBM 등으로 세분된다. DRAM 시장은 진입장벽과 기술 난도가 높아 SK하이닉스·삼성전자·마이크론 세 곳이 사실상 과점하고 있다.

경쟁 구도와 시장 전망

SK하이닉스가 HBM 주도권을 선점했지만, 미국의 마이크론과 한국의 삼성전자도 추격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다만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가 이달 초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올해 2분기 D램 매출 점유율 38%로 1위 자리를 지켰으며, HBM 시장에서는 64%를 차지해 압도적 우위를 유지했다. 같은 보고서는 글로벌 HBM 시장 규모가 전년 대비 178% 성장했다고 분석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의 황 모 연구이사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2027년 HBM 시장 규모가 430억 달러로 확대될 것”이라며 “SK하이닉스가 앞으로도 수익성을 계속 유지하려면 기술 우위와 생산 경쟁력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우현 SK하이닉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실적 자료에서 “AI 기술 혁신으로 메모리 시장이 새로운 패러다임을 맞았고, 수요가 모든 제품 영역으로 확산되고 있다”면서 “시장선도 제품과 차별화된 기술 역량으로 AI 메모리 리더십을 공고히 하겠다”고 밝혔다.

전문가 심층 분석

본지가 확인한 바에 따르면, AI 인프라 증설 경쟁은 최소 향후 3~4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GPT-4·파운데이션 모델 등 고난도 언어모델 학습에는 메모리 대역폭이 GPU 개수만큼이나 중요하기 때문이다. 제조사 간 기술 격차가 1~2세대만 벌어져도 수십억 달러의 수주가 몰릴 수 있어, 향후 HBM 공급 밸런스가 실적을 좌우할 전망이다. 다만 공급 과잉 시점이 도래하면 고마진 구조가 빠르게 붕괴할 수 있다는 위험도 공존한다.※투자 판단은 독자 책임

결론적으로, SK하이닉스는 기술 선도·고부가제품 전략을 통해 AI 메모리 붐의 최대 수혜주로 부상했다. 향후 엔비디아·AMD·인텔 등 파트너사의 GPU 로드맵과 신규 데이터센터 투자 계획이 변수가 될 전망이지만, 당분간 실적 레버리지는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대체적 관측이다.